KIA가 우승으로 향하는 마지막 길목에서 또 ‘관문’을 맞았다. 상위타선 공백을 안고 SK 2연전을 잘 넘기는 것이 매직넘버를 줄이기 위한 급선무가 됐다.

외국인타자 로저 버나디나(33·KIA)가 허벅지를 다쳤기 때문이다. 버나디나는 지난 17일 광주 kt전에서 0-1로 뒤진 4회말 1사 2루 최형우의 중전 안타로 3루를 돌아 홈으로 달리던 중 오른 허벅지에 근육통이 생겼다. 그대로 태그아웃 된 뒤 5회초에 대수비로 교체됐고, 정밀검진 결과 다행히 근육이 손상되지는 않았다고 진단받았다. 햄스트링이라고 불리는 허벅지 근육이 순간적으로 뭉친 증세다. 이를 풀어주고 일단 3~4일 정도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 이에 따라 버나디나는 엔트리에는 잔류하지만 일단 19일 시작되는 SK 2연전에는 출전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KIA는 최하위 kt를 상대로 16일에는 17-3으로 대승을 거둬 80승에 선착했고 17일에는 임창용과 김세현의 호투로 완벽한 1점차 역전승을 거뒀다. 최근 일주일 사이 두 차례나 불펜에서 역전패를 내줬던 충격을 뒤로 하고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동시에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도 ‘7’로 줄였다. 그 뒤 만나게 될 SK와 2경기는 KIA가 우승으로 순조롭게 가기 위해 반드시 잘 넘어야 할 관문이다. LG와 5위를 다투고 있는 SK는 잔여경기 수가 더 적어 가을야구 티켓을 따기 위해 KIA와 치열한 사투를 각오하고 있어 쉽지 않은 상대다. KIA는 그 뒤 22일에는 2위 두산과 올시즌 최종 맞대결도 기다리고 있다. KIA로서는 5강 희망을 품고 달려드는 SK를 무난히 넘어야 순조로운 분위기로 매직넘버를 ‘소멸’시킬 수 있다. 그런데 공백이 추가됐다.

KIA는 이미 톱타자 이명기의 공백을 안고 경기중이다. 이명기는 지난 3일 고척 넥센전에서 수비 중 왼쪽 발목을 접질려 염좌로 진단받고 엔트리에서 제외돼있다. 재활이 끝나더라도 타격 훈련 등을 다시 하고 돌아와야 해 빠르면 이달말에나 합류할 수 있다. 공백은 당분간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이명기는 당시 10경기에서 타율 4할9리를 치던 중이었다. 조금은 침체돼있던 KIA 타선을 다시 끌어올리던 이명기가 빠지면서 KIA는 버나디나를 톱타자로 대체했고 최근에는 9번 김선빈을 1번으로 이동시켜 경기하고 있다. 버나디나는 이명기와 함께 올시즌 KIA 상위타선과 외야 수비를 책임진 핵심 전력이다. 시즌 초반에는 톱타자로 뛰었고 트레이드로 합류한 이명기와 함께 테이블세터로 호흡을 맞췄다. 버나디나는 16일 kt전에서 3안타 5타점을 올리는 등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 2홈런 12타점으로 활약중이었다. 버나디나를 앞세워 최근 다시 타격 회복세를 보인 KIA는 다시 한 번 공백을 안았다. SK 2연전에서 버나디나까지 빠진 타선과 수비 공백을 극복해야 매직넘버를 줄일 수 있다. 일단 김호령이 버나디나의 자리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