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오늘 새벽에 페북 라이브로 은퇴 선언한 갓반인이어서 쌍욕을 막 썼다간 내 이름에 빨간줄이 그일까 두려워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정중하게 하려고 한다 소괄아

넌 널 뭐라고 생각하니 차기 리드오프 특급 윾망주...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나 잠시 웃을게 낄낄

사실 넌 2군에서도 어중간하고 1군에서 보여준 게 아무것도 없는 발빠른 대주자용이야

너 같은 유형의 선수들은 구단 털면 못해도 두 세명은 나와

너 지명순위도 2차 6라운드잖아 그렇게 잘하는 놈도 아니잖아

각설하고

술 마실수 있고 sns에 실수 그거 할 수도 있어 정상인이라면 안 하겠지만

근데 네가 오늘 8회 대주자로 나와서 뭘 했지?

3루 주루코치가 팔을 번쩍 들고 흔드는데도 멀뚱히 서 있었지

방구석에서 폰 키보드 자판이나 두들기는 야알못 나조차도 2루와 3루 중 주자가 어디 있느냐에 따라

득점 방법이라던지 수비 위치 등 어떻게 달라지는지는 안단다

하물며 야구선수인 네가 모를 리 없겠지 소괄아

근데 넌 게임에 집중 안 하다가 태그업 못하고 추가 득점 기회를 날려버렸어

마치 새벽에 네가 술에 취해 응 야구안해와 화끈한 물결표를 타임라인에 날렸던 것처럼 말이야

야구가 하기 싫으니 소괄아? 은퇴해 아무도 안 말려

절박하게 야구해 안 하면 죽을 것처럼 해 숨이 끊어져도 하겠다는 생각으로 해

불우한 가정 형편으로 힘들게 지원 받아가면서 입단한 놈

택배기사 하다가 끝내 꿈 못 접어 입단한 놈

몇 년 재활만 하다가 기적처럼 공 던지는 놈

이름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신고 선수들

내가 하다하다 쿠팡맨을 재평가할 줄은 몰랐다 어휴

아무튼

그런 애들은 악착같이 하고 절박하게 바라는데 너는 나이 좀 어리다고 구단에서 밥 주고 훈련 시켜주니 눈에 들어오는 게 없지

술 퍼먹고 야구 안한다고 내팽개칠 정도면

그래 네 소원대로 은퇴하면 뭘 하고 싶니

중국집 총알배송이 좋을까 쿠팡맨 로켓배달이 좋을까

선택은 네 몫이지

내가 좋아하는 건 프로구단인데 프로의 마인드를 가지지 않은 선수를 응원할 이유는 없단다

아 아니다 말을 잘못했어

네가 내 눈앞에서 사라지는 날까지 응원해줄 수 있어

물론 너의 은퇴를 말이야



넌 오늘 밤도 초록색 병 뚜껑을 따겠지

아니다 갈색 병이나 은색 캔이려나 아무튼

함평 가기 전 광주에서 마지막 밤 잘 보내라 소괄아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