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볼!”

15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타격 훈련에 임하던 KIA 선수들이 다급히 외쳤다. 순간 유격수 위치에서 김태룡 코치와 훈련을 하던 최원준이 그라운드 위에 그대로 쓰러졌다. 배팅케이지 주변에 있던 선수들이 훈련을 멈췄고, 더그아웃 앞에서 이 장면을 지켜본 트레이너들이 황급히 달려 나갔다. 최원준과 함께 있던 김태룡 코치도 당황하는 표정을 숨기지 못해 사직구장에 순간 적막이 흘렀다. 배팅케이지 옆에서 타격훈련을 지켜보던 KIA 김기태 감독도 굳은 표정으로 먼 산을 바라봤다.

이날 1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장 할 예정이던 최원준은 KIA 야수진에 소금 같은 존재로 부상했다. 내야 전포지션 소화가 가능하고 외야수로도 활용가치가 높아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있다. 오는 11월 일본 도쿄돔에서 개최되는 국가대항전 예비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려 태극마크 획득이 기대되는 자원이다. 캡틴 김주찬이 컨디션 조절 차원으로 선발 출전선수 명단에서 제외됐고, 이명기가 재활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원준이 공수에서 물꼬를 터줘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선수가 훈련 중 타구에 맞고 쓰러졌으니 그라운드 위에 긴장감이 멤도는 게 당연했다.

잠시 쓰러져있던 최원준은 트레이너들과 몇 마디 주고 받더니 글러브를 김 코치에게 맡긴채 더그아웃을 거쳐 라커룸으로 황급히 뛰어갔다. 놀란 기색이 역력한 표정이라 관계자 모두 쉽게 말을 붙이지 못했다. 트레이너들이 따라 들어갔고 김 코치도 “강하게 맞은 것 같다. 어깨쪽”이라며 라커룸으로 발길을 옮겼다. 박흥식 타격코치도 황급히 라커룸으로 향했다. 트레이너와 코치들이 훈련을 돕기 위해 차례로 다시 돌아갔다.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던 김 감독도 걱정스러운 얼굴로 라커룸으로 향했다. 라커룸 입구에서 선수들의 동향을 지켜보던 김 감독은 순간 얼음장처럼 굳었다. 이내 너털웃음을 짓더나 “걱정돼서 와 본 내가 바보”라며 껄껄 웃었다. 타구에 어깨를 살짝 스친 최원준이 해맑은 표정으로 맛있게 저녁을 먹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원준은 “살짝 스쳤다. 공이 날아와 깜짝 놀랐을 뿐 몸에 아무 이상 없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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