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11유입 뉴비야. 

군 전역하고 친구 따라서 야구를 보게 됐는데 

그 때 그녀석이 응원하던 기아가 전반기때 1위팀이라 

나도 응원하게 됐지.  12년 각동이 왔는데

그 이후 588 열심히 찍더라. 모처럼 갖게 된 취미인데 

맨날 직관 가면 지고 넷상에선 조롱당하고 

어차피 각동 해태 선수시절도 칩성 감독시절도 모르는 나로써는 

각동이 너무나 싫었다. 누구보다 앞장서서 깠고 

이후엔 각동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더더욱 김기태의 성공에 집착했어.

남들이 기태를 욕해도

각동만 아니면 된다는 내 생각이 옳다는 걸

합리화 시켜주기 위해선 

김기태가 뭘 해도 잘한걸로 포장되어야 했거든. 

각동 3년시절에도 꿋꿋히 욕하면서

야구를 봐온 나였기에 그 보상심리로 

머릿 속에선 항상 각동 대신 데려온 기태가 성공하길 기원했고 

엠팍에도 (지금은 탈퇴) 옹호글 쓰면서 

여기에도 김기태 욕먹을때 마다 참전했었지. 

보통 기태 욕먹을때마다 '그러면 각동볼래? ' 

라고 댓글 달았던 사람들 중 하나가 나였지 

머릿속에 감독이라고는 각동과 기태뿐이었고

(11 중반 유입이라 조뱀은 거의 기억에 없음) 

그것도 각동에 대한 분노로 가득차 있었다.

근데 어제 오늘 경기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나는 타이거즈를 응원한게 아니라 걍 나의 논리가 지는게 싫어서 

기태를 무비판적으로 옹호했던거였어 

짐격수도 쉴드쳤는데 유재신 유격수를 보니 이건 진짜 아니더라 

그리고 오늘 누가봐도 양현종 구위떨어졌는데 117구 내비두고, 

이범호 기용으로 경기 내주면서 

11게임차가 뒤집히기 직전까지 오는걸 보고 

참 내가 어리석었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겉으로는 팀을 응원한다는 미명하에 

내가 뭔짓을 했던건가 싶더라. 

했던 짓들이 있어서 지금 당장 

태세전환해서 김기태를 욕하기는 힘들지만 

앞으로 김기태 쉴드치는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두줄 요약 : 

각동 싫어서 김기태 쉴드치다가 도저히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음. 

그동안 무비판적으로 기태 쉴드쳐서 미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