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또 다른 유격수 시험이 성공할까?
1위 행보 속에서도 풀지 못한 KIA의 고민 중 하나는 ‘유격수’다.
KIA에게 유격수는 가장 강한 전력이자 아킬레스건이다. 주전 유격수 김선빈 하나만을 놓고 봐서는 리그 최고의 전력이다.
김선빈은 21일 현재 0.387의 타율을 찍으며 ‘타격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송구·뜬공 처리에서 안정감을 더하면서 수비에서도 김선빈은 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로 우뚝 섰다. 유격수 중 가장 많은 100경기를 소화했지만 에러는 9개로 묶어두었다.
김선빈의 활약에 힘입어 KIA는 공·수에서 지난해와 다른 매서움을 보인다. 올 시즌 KIA의 달라진 전력으로 우선 꼽히는 자리가 유격수지만, 김선빈을 빼어놓고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시즌이 막바지로 향해 가고 있지만 KIA는 아직 확실한 유격수 백업을 찾지 못했다.
강한울의 이적과 박찬호의 입대로 새로운 유격수 찾기가 진행됐지만 결과는 신통치 못했다. ‘공격형 유격수’로 김지성과 김주형까지 투입되기도 했지만 수비에서의 실이 더 컸다. 김선빈의 발목 부상 속 유격수로 투입됐던 ‘아기 호랑이’ 최원준도 공격으로는 형님들 못지않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역시 수비가 약점이다. 조금씩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송구와 수비할 때의 여유가 부족하다.
전천후 수비수 고장혁은 수비에 비해 부족한 타격으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하고 다시 2군으로 내려간 상황. 지난 19일 고장혁과 김호령을 엔트리에서 말소한 KIA는 ‘이적생’ 유재신과 최정민을 1군으로 불러들였다.
유재신은 지난 7월 31일 투수 김세현과 넥센에서 건너온 선수, 최정민도 지난 5월 SK와의 4-4 트레이드 때 KIA로 이적했다. 최정민에게는 이번이 두 번째 1군 콜업. 유재신에게는 처음 KIA 유니폼을 입고 선 1군 무대다.
특히 유격수로 새 출발을 한 만큼 유재신에 더 눈길이 간다. 내야수 출신의 유재신은 빠른 발을 바탕으로 지난 2015년 외야수로 전향을 했었다. KIA로 트레이드되어오면서 팀 사정상 다시 내야수로 자리를 바꿨다. 2군에서 유격수로 준비를 했던 유재신은 지난 19일 SK와의 경기에서 김선빈의 대수비로 들어가 KIA 데뷔전을 치렀다.
유재신은 “처음에는 어색하기도 하고 긴장도 했었다. 차라리 빨리 타구가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낯선 팀에서 낯선 유격수 자리에 선 소감을 밝혔다.
또 “안 했던 것을 하느라 실수도 하고 그럴 수 있겠지만 최대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트레이드로 와서 내 자리가 없지만 이렇게 기회를 주시는 만큼 최선을 다해서 잘해야겠다는 마음이다”며 “1위 팀이다. 좋은 팀에서 역할을 하게 돼서 기쁘다”고 언급했다.
계속된 실패 속에 가중되고 있는 김선빈의 부담감을 덜어줄 ‘유격수 찾기’가 KIA의 가을과 미래를 위한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