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어두운 터널에 갇힌 느낌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 불펜 불안정만 제외하고, 타격과 선발에서 해답을 찾던 기아타이거즈 이야기이다.

올해 첫 시즌 5연패. 기아는 8월 23일 롯데와의 2연전에서 '양현종''헥터'로 이어지는 원투 펀치를 내고도 끝내 2연패를 당했다.

사실 롯데가 돌아온 용병 린드블럼을 앞세워서 상승세라고 하지만, 롯데 역시 타격감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롯데에게 기아가 자랑하는 선발 원투 펀치가 무기력하게 패배를 당하고, 8경기 내내 두자릿수 득점으로 무시무시한 타격감을 선보이던 타자 들 마저 침묵해버렸다.

어쩌면 단순한 연패가 아닐지도 모른다.

저번주 김기태 감독은 SK를 상대로 배힘찬을 깜짝 선발로 내세우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오히려 2이닝 11점을 내주며 와르르 무너져 버렸다.

일요일 선발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토요일 선발이 3이닝이 채 되기도 전에 강판을 당한 탓인지 타선까지 힘을 잃은 모습이 역력하다.

정확히는 8월 후반기 내내 타선에서 조금씩 불안한 모습이 보이더니 배힘찬의 강판으로 정점을 찍은 느낌이다.

팬 들 역시 이해할 수 없는 이런 팀의 하락세에 크게 동요하고 있다.

8월 17일 2위 두산과의 2연전에서 고작 2점만을 내며 연패를 당하자, 일부 팬들은 한국 스리즈에서 맞붙게 될지도 모르는 팀을 상대로 우승을 노릴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제는 대다수 팬들이 크게 실망하고 있는 모습이 여러 커뮤니티에서 드러나고 있다.

특히 기아타이거즈 공식 팬 커뮤니티인 '호랑이 사랑방(줄여서 호사방)'에서는 김기태 감독과 코칭스태프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8월 19일 SK전에서 배힘찬이 두자릿수 실점으로 강판당하고 그 다음 이닝이터로 박진태와 홍건희를 마운드에 올린 것에 대한 대목에서 더욱 그렇다.

문제는 김기태 감독이 이 날 덕아웃에서 박진태와 홍건희 두 선수를 굳은 표정으로 응시하며 입모양으로 부적절한 말을 한 것에 대해 강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늘 '동행'을 강조하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린다는 평을 받고 있던 김기태 감독이, 그 '동행'의 가치를 스스로 깎아 내리는 듯한 모습에 크게 실망한 것이다.

또한 팬 들은 김기태 감독의 용병술 역시 크게 지적하고 있다.

우선 배힘찬의 선발 기용은 말할 것도 없고, 극심한 타격 슬럼프를 겪고 있는 이범호를 끝까지 기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의문을 드러낸다.

호사방의 팬 중 한명은 "이범호 선수가 지쳐있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데, 유망주 최원준을 기용하지 않는 감독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라는 글로 강력한 불만을 드러냈다.          

오늘 경기 역시 마찬가지이다.

2:7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김명찬'을 마운드에 올리며 벌써부터 경기를 포기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느닷없이 심동섭을 올린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 들이다.

그 모습은 TV중계진 마저 당황시킬 정도로 김기태 감독의 의중을 도무지 짐작할 수 없는 모습이기도 했다.

물론 8회말에 터진 안치홍의 쓰리런으로 바짝 추격하는 모습을 보고 김세현을 다급히 마운드에 올렸지만, 끝내 9회말 믿었던 최형우와 나지완의 아웃으로 경기를 내주고야 말았다.

지금 이순간에도 팬 들의 불안과 불만은 여전히 가시질 않고 있다.

라고 누가 좀 써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