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책임감이 더 커졌죠.”

‘환골탈태(換骨奪胎).’ 전반기 KIA는 좀처럼 잠기지 않는 뒷문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당시 불펜진 평균자책점은 6.22로, 리그 최하위였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역시 1.69로 가장 높았다. 덕분에 경기 막판까지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쉬이 놓을 수 없었다. 그랬던 KIA 불펜이 확 달라졌다. 후반기 평균자책점 3.20으로, 당당히 1위를 기록 중이다. 19일 광주 SK전에서도 팀은 1-13으로 완패했지만, 불펜은 6⅔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대체 무엇이 달라졌을까. 이대진 KIA 투수코치는 가장 먼저 ‘책임감’을 언급했다. 이 코치는 “전반기 때보다는 보직이 세분화되면서 체계가 보다 확실해졌다. 선수들이 이전보다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마운드에서 한 이닝 한 이닝 전력 피칭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실제로 트레이드를 통해 합류한 김세현을 포함해 임창용, 심동섭, 김윤동 등으로 이루어진 필승조는 정상 가동 중이며, 박진태, 임기준 등도 마당쇠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다. 이 코치는 “야구라는 종목 특성상 흐름이 굉장히 중요하다. 때로는 1점을 막느냐 못 막느냐에 따라 경기가 좌지우지되기도 한다”면서 “시즌 초반에는 자꾸만 맞다보니 마운드 위에서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후반기엔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해나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김윤동, 박진태 등 젊은 선수들에게는 지금의 경험이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신 있게 던져라.” 좋았을 때나 그렇지 않을 때나 이 코치의 주문은 한결같다. 이 코치는 “사람인지라 집중이 안 될 때도 있지만, 한결 같은 분위기를 유지하려 한다”면서 “선수들에게 항상 자신의 볼을 믿고 자신 있게 던지라고 한다. 구위 면에서만큼은 어느 팀에게도 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 구위를 정상적으로 활용만 해준다면 상대 타자들이 결코 쉽게 치지 못할 것이다. 우리에겐 큰 목표가 있으니 앞으로도 잘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