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순위 싸움의 향방을 가를 ‘이동 전쟁’이 시작된다. 

8일부터 각 구단의 발길이 분주해진다. 3연전으로 진행되던 프로야구가 오는 9월 17일까지 2연전 일정으로 전개되기 때문이다. 한 주에 3개 팀과 대결을 하게 되면서 각 팀은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10개 구단은 한 시즌에 팀당 16차전씩 144경기를 치른다. 홈 8경기, 원정 8경기를 소화하기 위해 3연전 이후 2연전이라는 고육지책이 도입됐다. 

체력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에 전국을 돌게 되면서 2연전을 앞둔 각 구단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동 거리가 상당한 지방팀에 특히 부담스러운 2연전이다. 

시즌이 막바지로 가면서 크고 작은 부상이 각 팀의 고민이 되고 있다. 여기에 2연전으로 인한 체력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순위 싸움의 향방이 달라질 수도 있다.

1위 KIA 타이거즈의 2연전 초반 일정은 나쁘지 않다. 

8·9일 넥센 히어로즈와 홈 경기를 치른 KIA는 9일 경기가 끝난 뒤 수원으로 올라가 kt와 경기를 준비한다. 그리고 11일 다시 짐을 챙겨 광주로 내려와 12·13일 LG를 만난다. 

2연전 두 번째 주도 홈(NC)-잠실(두산)-홈(SK) 경기 일정이다. 하지만 이후가 고비다. 롯데와 22·23일 홈경기를 치른 뒤 대전으로 가 한화를 만나는 KIA는 마산(26·27일)에서 주말을 보낸다. 그리고 이동 거리를 고려해 광주 복귀 없이 곧장 대구로 이동해 29·30일 원정을 준비할 전망이다. 23일 밤 광주를 떠나 30일 밤에 돌아오는 원정 강행군이다. 

31일과 9월 1일 ‘난적’ 두산과의 홈경기 이후 일정은 고척 원정(9월 2·3일)이다. 휴식일 이후 9월 5·6일 LG 원정이 기다리면서 선수단은 2주 연속 타지에서 휴식일을 보내게 될 예정이다. 9월 7-10일까지는 모처럼 한화·삼성과의 홈 4연전. 

마지막 2연전 일정이 가장 험난하다. 문학으로 올라가 9월 12·13일 경기를 치르는 KIA는 400㎞를 거슬러 내려와 사직에서 롯데와 2연전을 갖는다. 그리고 안방으로 돌아와 kt와 2연전 마지막 대결을 한다. 2연전 마지막 주 이동 거리는 무려 1000㎞에 이른다. 

두산의 무서운 연승 행진 속, 2연전 변수까지 등장하면서 상위권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편 KIA는 임기영을 선발로 내세워 넥센과의 2연전 일정을 시작한다. 트레이드 이후 처음 만나는 두 팀의 대결, 임기영의 후반기 첫 승과 김세현의 출격에 눈길이 쏠린다. 

전반기 마운드의 깜짝 스타였던 임기영은 주 무기인 체인지업의 예리함이 떨어지면서 고전하고 있다. 후반기 3경기 평균자책점은 9.42로 2패만 기록하고 있다. 비로 6일 경기가 우천취소되면서 이틀을 더 기다린 임기영이 후반기 첫 승을 겨냥한다.

‘깜짝 트레이드’를 통해 유니폼을 갈아입은 김세현도 처음 친정을 상대로 마운드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주 비로 두 경기를 쉬어가면서 김세현은 한 차례 등판으로 몸을 푸는 데 그쳤다. 성적은 1이닝 2피안타 무실점. 안타 두 개를 맞았지만 실점 없이 1이닝을 마무리하면서 KIA 데뷔전을 끝냈다.

“KIA 유니폼을 입고 처음 등판한 거라 긴장이 많이 됐다. 내 스타일대로 빠른 공 위주로 던졌다”고 첫 등판 소감을 밝혔던 김세현이 친정을 상대로 어떤 공을 던질지 주목된다. 

/김여울기자 w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