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버나디나와 ‘후반기에이스’ 팻딘…KIA ‘동행’이만든 반전

킹기영 · 2017.08.06 12:07:54

‘20-20’ 버나디나와 ‘후반기 에이스’ 팻딘…KIA ‘동행’이 만든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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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로저 버나디나와 팻딘. KIA 타이거즈 제공
KIA 외국인 선수 로저 버나디나(33)와 팻딘(28)의 여름이 뜨겁다. 퇴출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서도 인내하고 기다린 KIA는 보람을 얻고 있다.

버나디나는 지난 5일 대전 한화전에서 시즌 21호 홈런을 쳤다. 1일 kt전부터 4경기 연속 홈런으로 8월에 가장 뜨거운 타자로 올라섰다. 3일 kt전에서는 19호 홈런을 앞세워 KIA 외국인타자 최초로 사이클링히트를 쳤고, 4일 한화전에서는 20호 홈런을 치면서 올시즌 KBO리그 첫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5일 친 21호 홈런은 1-1이던 균형을 깬 결승 홈런이었다. 버나디나는 5일까지 타율 3할2푼4리 21홈런 77타점을 기록하며 득점 부문에서는 전체 1위(91개)에 올라있다.

시즌 초반만 해도 버나디나는 퇴출 후보로 불렸다. 4월까지 타율 2할5푼5리 1홈런 9타점으로 타격 부진이 심각했기 때문이다. 조금 예민한 버나디나는 부진과 함께 시작하면서 한국야구에 더욱 적응하지 못했다. 표정도 매우 어두웠다. 퇴출 여론이 있다는 것은 누구보다 자신이 잘 알았다. 환상적인 외야 수비를 보여주면서도 타격에서 적응하지 못하던 버나디나는 매일 경기를 마친 뒤 실내타격장으로 갔다. 버나디나를 옆에서 지켜보는 KIA 운영팀 직원들은 “버나디나는 국내 선수를 포함해 그 어떤 선수들보다 훈련을 많이 했다. 성실성으로 보면 이전에 뛰었던 브렛 필못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다른 선수들의 퇴근길에 실내타격장에서 나오는 버나디나의 모습은 김기태 감독 눈에도 여러 차례 띄었다. 버나디나는 퇴출되지도, 2군으로 가지도 않았다. 지난 5월16일 광주 LG 3연전을 시작하며 김기태 감독은 개막전 라인업을 내놨다. “내가 책임질테니 지켜봐달라”고 했다. 타격 부진이 심각하던 버나디나와 김주찬을 신뢰하겠다는 선언이 핵심이었다. 큰 기대를 받았던 개막전처럼 1번타자로 나선 버나디나는 다음날인 17일 LG전에서 2루타 포함 첫 3타점 경기를 펼친 뒤 18일 LG전에서는 한 달 여 만에 시즌 2호 홈런을 때렸다. 경기를 마치고 “감독님이 계속 믿고 기용해주시는 데 대해 감사드린다. 노력해서 보답해야 한다”고 말한 버나디나의 장타행진은 그날부터 시작됐다.

팻딘도 KIA의 믿음 속에 고비를 넘고 다시 일어섰다. 5일 한화전에서 7.1이닝 8피안타 무4사구 1실점으로 호투해 시즌 6승을 따냈다. 37일 만에 어렵게 따낸 승리였다.

팻딘은 버나디나와 달리 초반에는 페이스가 좋았다. 승운이 따르지 않았을뿐 5월까지는 3점대 평균자책을 유지하며 KIA의 강력한 4선발을 지켜냈다. 그러나 헥터, 양현종, 임기영이 빠른 속도로 승수를 쌓아가는 가운데 혼자 불운 속에 놓인 팻딘은 점점 자신감을 잃고 흔들렸다. 6월 평균자책은 6점대로 올라갔고 특히 전반기 마지막까지 7경기 사이에는 1승3패를 당하며 평균자책이 8.07로 치솟았다. 6월부터 스며나오던 팻딘 교체 여론은 7월 들어 본격적으로 KIA를 흔들었다.

그러나 김기태 감독은 움직이지 않았다. 전반기를 마치기 직전 이 질문에 김기태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부터 함께 하며 지켜봐왔으니 얼마나 성실한 선수인지 누구보다 내가 잘 안다. 이겨낼 것”이라며 “교체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동시에 “지금 가장 불안한 사람은 팻딘이다. 교체를 하지 않겠다는 언급 자체도 화제가 될테니 팻딘이 보지 않게 하면 좋겠다”고 말해 팻딘이 동요하지 않도록 기사화하지 말아줄 것을 취재진에 당부하기도 했다.

팻딘은 선발 가운데 혼자 승운이 없고 부진했지만 더그아웃에서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보이지 않게는 노력도 멈추지 않았다. 매경기를 마치면 비디오 자료를 요청해 가져갔고 이대진 투수코치에게 먼저 면담을 요청했다. 이대진 코치는 팻딘과 따로 식사를 하면서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눠 심리적 안정을 찾도록 도왔다.

팻딘은 후반기 들어 최고의 상태로 돌아왔다. 7월22일 롯데전부터 3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21.1이닝 2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앞서 바닥권이던 득점지원이 살아나면서 5일 한화전에서 비로소 승리를 거뒀지만 후반기 평균자책 0.83으로 KBO리그 전체 1위다. 경기내용과 구위로만 보면 팻딘은 후반기 KIA 에이스다. 이대진 코치는 “심리적으로 많이 안정됐다. 다른 요소에 신경쓰지 않고 직구 중심으로 전력 투구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살아나 변화구도 안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KIA는 김선빈이 발목 통증으로 쉬고 임기영이 부상 복귀 전에 비해 약해진 모습을 보여 고민에 놓였다. 그러나 KIA가 믿음을 보냈던 버나디나와 팻딘이 최고의 모습으로 반전을 보여주고 있다. 인내하고 기다렸던 KIA의 ‘동행’이 8월의 위기를 막고 있다.

출처:http://sports.news.naver.com/kbaseball/news/read.nhn?oid=144&aid=0000505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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