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광주=김성태 기자]어떤 팀이든 5명의 선발 로테이션을 정상적으로 돌리는 것이 쉽지 않다. 선두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KIA도 선발, 그 중에서 5선발을 두고 고심 중에 있다.

지난 1일 KIA는 광주에서 열린 kt전에서 선발 정용운이 0.2이닝 8실점 난조를 극복하지 못하고 7-15로 패했다. 예상 외의 일격을 당했다. 선발 정용운의 부진을 팀 타격이 이겨내지 못했다.

사실 정용운은 시즌 도중에 선발로 기용되어 나름 제 몫을 해줬다. 지난 6월 4일 열린 삼성전에서 그는 시즌 첫 선발로 나서 5이닝 2실점 역투를 펼치며 승리 투수가 됐다.

그 경기를 시작으로 정용운은 팀 내 선발진으로 급부상, 로테이션을 돌았다. 긴 이닝을 소화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2승을 추가, 3승 선발로 자리를 잡아가는 듯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부진에 빠졌다. 지난 6월 30일 LG전 5이닝 2실점 승리 이후, 5경기에 나섰지만 승리가 없다. 상대에게 분석, 읽혔다고 보는 시각도 있고 낯선 *로테이션 소화로 인해 힘이 떨어진 부분도 있다.

일단 김기태 감독은 배려한다. 지난 2009년에 입단, 9년간 특별한 존재감 없이 고생한 정용운이다. 그리고 겨우겨우 노력해서 올해 자신에게 주어진 선발 기회를 극적으로 잡아냈다.

김 감독도 난조라고 해서 무작정 선발에서 제외 시키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팀 사정은 그리 녹록치 않다. 2위 NC와의 승차는 여전히 5경기 이내다. 두산, LG 등 상위권 팀과의 대결도 남아있다.

김 감독도 선발진 교체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고민 중이라는 것은 숨길 수 없었다. 그는 "5선발을 두고 어떻게 활용해야 하나 고민은 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동행도 좋지만 일단 팀이 살아야 동행도 의미가 있다. 우선 김 감독은 정용운의 선발 교체에 관해 확실하게 답변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는 "2군에 한승혁도 있고 김진우, 한기주, 고효준 등 여러 자원이 있다"고 말한다. 현재 1군 불펜에는 선발 경험이 있는 홍건희와 임기준도 있다. 쓸 수 있는 카드는 확실히 가지고 있는 셈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홍건희 정도다. 김 감독은 "최근 컨디션이 가장 좋아보인다"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정용운 대신 들어간 투수가 5선발 자리를 확실히 채워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결국 정용운을 포함, 여러 선수가 돌아가며 5선발을 채우는 시나리오를 떠올리게 된다. 사실 이게 제일 낫다. 물론 플러스 요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하려면 엔트리 변경 역시 피할 수 없다.

잦은 엔트리 변경은 선수들의 사기에도 영향을 준다. 동행을 강조하는 김기태 감독이 5선발 변경을 두고 가장 조심스러워 하는 부분 중 하나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2일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가 되며 선발 로테이션이 하루씩 밀렸다. 기존 1일에 나선 정용운은 6일 등판이 예상됐지만, 비가 와서 3일 양현종, 4일 헥터, 5일과 6일은 팻딘과 임기영이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도중에 변수가 생길 수 있지만, 잠시나마 시간을 번 셈이다. 과연 김기태 감독이 정용운과의 동행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같이 주는 플랜 B를 택할 것인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