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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뉴스(광주)]

“올 시즌엔 표정이 어둡더라.”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이 ‘이적생’ 투수 김세현을 향해 던진 말이다. ‘밝게 던져보자’라는 김 감독의 환영 인사에 김세현은 밝은 표정으로 공을 던져보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KIA는 7월 31일 트레이드 마감일에 넥센 히어로즈와의 2대2 트레이드를 공식 발표했다. 김세현과 외야수 유재신을 데려온 KIA는 투수 손동욱과 이승호를 넥센으로 보냈다.

올 시즌 골머리를 앓는 불펜 보강을 위해 내린 KIA의 결단이었다. 김세현은 지난해 넥센 마무리를 맡아 62경기 등판 2승 36세이브 평균자책 2.60이란 훌륭한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시즌엔 초반 부진으로 마무리 보직을 내려놓은 김세현이었다.

올 시즌 김세현의 성적은 27경기 등판 1승 3패 7홀드 10세이브 평균자책 6.83이다. 김세현은 27일 1군에서 말소돼 2군으로 내려간 상태였다. KIA는 리그 수준급 우완 강속구 불펜 투수를 얻으면서 후반기 선두 굳히기에 나선다.

김세현은 8월 1일 KIA 선수단과 상견례 뒤 곧바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투수 김명찬이 몸살감기 증상으로 빠지면서 김세현을 등록한 KIA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 전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투수기에 트레이드를 결정했다. 적응을 잘하도록 처음엔 점수 차가 있는 편안한 상황에서 던지게 할 거다. 힘들게 던지는 김윤동의 짐을 덜어줄 수 있을 거다. 특정 보직을 맡기는 것보단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활용하겠다”라고 설명했다.

김세현 “나에겐 좋은 기회, 긍정적으로 생각하겠다.”


손동욱의 등 번호인 49번을 그대로 물려받은 김세현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나타났다. 김세현은 “복잡한 생각 없이 내려왔다. 팀이 어디든 내가 좋아하는 야구를 하는 거다. 솔직히 넥센의 팀 분위기가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여기가 더 좋은 것 같다(웃음). KIA 불펜진도 좋기에 그저 보탬이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전했다.

김세현은 지난해 좋았던 구위와는 다소 다른 올 시즌에 대해선 불리한 볼카운트 싸움을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김세현은 “아파서 2군으로 간 게 아니라 몸 상태는 괜찮다. 지난해와 달리 볼카운트 싸움에서 불리하게 출발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내 공이 안 좋아서 맞은 거라 인정하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라며 입술을 굳게 깨물었다.

떠나는 이에 대한 아쉬움과 오는 이에 대한 반가움을 동시에 느꼈다. 김세현은 “옛 동료들의 표현력이 그리 좋지 않다(웃음). 남자들끼리 크게 감정 표현은 없었다. 다들 아프지 말고 잘하라고 하더라. 여기에선 같이 뛰었던 서동욱이 많이 반겨줬다. 박흥식 코치님과 이대진 코치님도 먼저 연락 오셔서 환영해주셨다”라고 빙긋 웃었다.

강력한 적이었던 KIA 타선은 이제 상대가 아닌 동료가 됐다. 김세현도 올 시즌 KIA 타선에 대한 부담감을 확실히 느끼고 있었다. 김세현은 “올 시즌 상대로 만난 KIA 타선은 정말 강했다. 한 점 차 승부에서 상위 타선을 만나면 힘들겠단 생각이 들더라. ‘어떻게 막지’라는 답답함이 먼저 느껴졌다. 넥센 동료들도 곧바로 다음 주에 만나는데 서로 잘 알지만, 적이니까 할 건 해야 한다(웃음). 삼자범퇴만 해도 성공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무엇보다 마운드 위에서 밝은 표정을 찾겠단 김세현의 각오였다. 김세현은 “감독님께서 최대한 긍정적인 마음으로 공을 던지라고 하셨다. 올 시즌엔 표정이 어두웠다고 하시더라. 나에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다시 마운드 위에서 밝은 표정으로 공을 던져보겠다”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