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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이야기..txt앱에서 작성

ㅇㅇ(211.199) 2017.07.29 17:25:57
조회 114 추천 2 댓글 2

4살 내 기억의 첫시작. 우리집은 광주 작은 동네에서 작은 슈퍼마켓을 하고 있었고 그 앞에서 세발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7살 IMF가 터졌다. TV에 축구를 하고 있었는데 내 기억엔 프랑스월드컵이였던 것 같다. 그 때봤던 빡빡이 아저씨가 2002년에도 또 나왔다.


8살 아빠는 직장을 얻으러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계셨고 외삼촌들이 자주 우리가게에 왔다. 아마 엄마에게 돈을 주러 오셨나보다. 
어린나이에도 나는 떼를 쓰지 않았다. 장난감, 각종 문구를 사달라 떼를 써도 사줄 수 있는 돈이 없다는 걸 그때 알았다. 

초등학교 입학전까지 외할머니집에서 엄마랑 누나랑 살았다. 돈이 없어서 집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9살 아빠는 직장을 구했고 직장 주변으로 이사를 했다. 15평, 방 하나 화장실하나 거실과 부엌은 이어져있고 벽지 이곳저곳 얼룩이 있었다. 아마 도배 할 돈도 없었나보다.

방과후에 친구들과 오락실을 갔다. 천원지폐를 가지고 있던 애들이 게임하라고 준 백원으로 행복을 느꼈다. 천원을 가진 애가 그렇게 부러웠는지 모른다. 

등교할 때 엄마가 핫도그라도 사먹으라고 준 500원조차 저금통에 넣고 아꼈으니까. 그때는 티끌모으면 태산이 되는 줄 알았다.



10살 아빠는 6개월간 집에 있었다. 엄마는 친하게 지내는 동네 아줌마의 소개로 횟집서빙을 시작했다. 누나는 13살인데 초등학교6학년이 되었다고 이것저것 사달라고 하는데
정말 한심해보였다. 뻔히 우리집 상황아는데도 용돈받아서 친구들이랑 놀러가고 이러는게 너무 미웠다. 그래서 많이 싸웠다. 그리고 엄마한테 혼났다.  



11살 2002월드컵이였다. 문방구에 선수들 카드를 팔고 있었다. 1000원에 5장 들어있나? 친구들은 그걸 모았지만 난 그 돈 조차 아까워서 사지를 못했다. 옆에서 꼽사리 끼다가 중복되는 카드를 주워먹는 식이였다. 모리엔테스 카드만 5장받았던 것 같다. 그때 모리엔테스가 축구못해서 많이 나오구나 생각했다.



13살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할머니, 할아버지 더 크게 친가친척들은 엄마를 못살게 하는 존재들이였다. 이제 할머니까지만 돌아가시면 엄마는 편하겠구나 생각했다. 우리집은

힘든데 여기저기서 돈을 줘야했다. 시골집 수리한다, 제사지내야한다. 정말 지랄이다. 



14살 중학생이 되었다. 이때쯤 또래 친구의 3할정도가 핸드폰과 mp3를 가지고 있었다. 나는 부럽지 않았다. 가진애들은 집이 잘사니 사줬을테고 나는 집에 돈이 없으니 사질 못했다. 그런데 누나는 그렇게 떼를 쓰더니 mp3와 핸드폰을 샀다. 정말 미웠다. 당시에 256mb mp3도 어마어마한 가격대를 형성했다.

 

나는 초등학교때까지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였다. 그런데 책은 좋아해서 선생님들이 날 예뻐하셨다. 그리고 중학교1학년은 전교 13등으로 마쳤다.(레알임) 학원, 과외도 없이. 

당시 이 사건으로 주변애들이랑 싸웠는데 나는 학원안다닌다고 했는데 애들은 거짓말한다고 몰아세웠고 주먹싸움까지 갔다. 물론 개쳐맞았다. 수학학원 다닌애들은 이겨도 택견학원 다니는 애들은 못이긴다. 지금 생각해보면 재수없었겠다. 



15살 첫 여자친구가 생겼다. 초딩때만해도 여사친은 거녕 남사친조차 없었다. 운동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였고 마치고 같이 피시방이나 분식점을 같이 갈 돈이 없으니까. 하긴 매일 같은 옷만 입고 등교하는 꼬맹이랑 누가 놀아줄까. 그래서 중학교는 나에게 천국이였다. 교복이라는 물건은 타인의 편견도 부숴주고 내 마음의 열등감도 해소시켜줬다. 누구는 교복이 죄수복이라고 하지만 나같은 돈없는 집 애들에게는 너무 좋았다.


여자친구는 나보다 키 큰 아이였다. 겨울방학때 학교 주번을 나가게됬고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급격히 친해지고 시내 문방구를 가게됬다

(지금으로 치면 술집에서 우연히 만났다가 모텔가는 격이겠지). 

나는 핸드폰이 없었고 걔는 있었다. 공중전화로 늘 통화했고 만난지 3일만에 고백하고 사겼다.

처음으로 엄마에게 무엇을 사달라고 졸랐다. 집에 돈이 없는 걸 알면서도 철없이 졸랐다. 


수학여행이 있었는데 3박4일 제주도 30만원이였다. 

나는 안간다고 했다. 그리고 나처럼 안간다는 애들이 몇명 더 있었는데 단체로 빠따찜질당했다. 

결국은 그 돈내고 가긴했는데 아직도 맞을만한 일인지 의문이다. 

그 때부터 공교육 교사는 안좋아한다. 그 누구도 맞은 이유를 설명해준사람도 없었고 막아준 사람도 없었기 때문이다.




16살 중3 졸업성적은 한없이 초라했다. 그래도 중1때 전교13등이였는데 졸업할 때는 정확한 등수는 모르겠지만 60%까지 떨어졌다. 간신히 실업계 고등학교만 피했다.

수업중간에 계속 문자하고, 학교마치면 데이트하고 그러니까 성적이 오를리가 없지. 성적이 떨어져도 부모님은 혼내시지 않았다. 

한 번 철없이 학원도 못가는데 어떻게 성적오르냐는 헛소리를 한 이후인 것 같다. 인생 살면서 부모님 가슴에 못을 한덩이 박은 말중에 하나겠지.


여자친구 집은 굉장히 잘살았다. 여자친구 아버지는 두산임원이였고 우리는 메가라인에서 영화를 크게 할인받았다. 조조로 보면 1250원이란 가격에 영화를 봤으니.

내가 돈이 없다는 걸 알아서 데이트비용도 언제나 여자친구가 부담했고 최대한 돈이 드는 것보다 돈이 안드는 공원 산책으로 데이트를 했다. 

 



17살 간신히 인문계 고등학교에 들어왔다. 그 전까지 남자친구들이 없었는데 고등학교와서야 정말 많이 사겼다. 

누나는 대학교를 가게되었다. 용돈이 오를거란 기대는 착각이였다. 

여자친구는 여고에 진학했다. 여자친구집에서 첫 섹스를 했다. 성교육을 야동으로 배워서 상당히 당황했다.

남자애들하고 만나는게 더 재밌었다. 축구도 하고 피시방에서 게임도하고. 

여자친구는 습관이 되있었다. 순수는 죽었다. 내주는 데이트비용은 당연시했고 만나면 키스, 육체적인 관계뿐인 사이가 되었다. 그리고 17살 가을에 헤어졌다.

헌신을 하고 사랑을 한 쪽이 더 아쉬움이 남지않는다고 했나. 익숙함에 속았다.




19살 수능이 닥쳐왔다. 한 해 바짝달려서 6,9 모평보다 나은 성적이 나왔다. 목표는 사립대만 피하자는 것이였고 다행히 국립대에 들어갈 점수가 나왔다.

그리고 이맘때 쯤 아버지 사업이 잘되기 시작했다. 

30평 아파트로 이사를 했고 수능이 끝난 후 내 방이 생겼다.



20살 대학새내기는 모든게 신기했다. 캠퍼스의 낭만만 쫒았다. 학점과 지갑은 바닥을 기었다.

금토 야간택배상하차로 받은 일당을 술값으로 탕진했다. 

회식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사람만 남는다고 자위했다.

2살 연상의 여자친구가 생겼다. 

정말 이때는 만난 사람들 모두가 영원할 줄 알았다.




21살 군대를 갔다. 대학교때 만난 형, 누나들 그 누구의 연락도 없었다.

훈련소는 아무것도 아니였다. 자대에서 만난 선임 패고싶었다.계획도 했었다.

여자친구는 다른 남자와 바람이 났다. 내가 알던 형이다. 술잔도 부딪쳤는데.



22살 왜 상병을 달면 자살생각이 나는 지 알았다. 엄청나게 군생활했는데도 반이나 남았다는 생각이 날 미치게했다.

책을 미치도록 읽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세권씩 읽었다. 전투체육시간때 아프다고 빼고 책읽으러갔다.

휴가나가서 만날 사람들도 없고해서 1년동안 휴가를 나가지 않았다. 외박을 나가더라도 집에서 잠만 잤다.



23살 복학을 하지 않았다. 그때 만난 사람들하고 마주치기가 싫었다.

미치도록 알바를 했다. 서빙, 주방, 공장. 

군대짬에서 나오는 바이브 때문인지 나는 일을 잘했다.

최저시급을 받고 3개월넘게 일해본적이 없다. 심지어 치킨집 주방 알바할때는 시급 9000원을 받았다. 

알바하다 여자친구를 사귀게됬는데 6개월을 사겼지만 늘 어색했다.

똑같은 데이트, 모텔 그리고 섹스 서로 허무함만 채웠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멀어졌다.


24살 돈을 꽤나 많이 모았고 복학을 했다. 

1학년때 날린 학점 복구하느라 평일은 도서관에서 살았고 주말은 알바를 했다.



26살 현재 졸업을 앞두고 있다.

나이는 먹었지만 병신이다. 26살 먹을동안 내가 배운거라곤 관계는 순간이고 돈은 영원하는 것 뿐인 것 같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가 있다면 그것은 돈인 것 같다.

지금은 과외알바로 월120버는데 정말 꿀인 것 같다.

그나마 머리에 어느정도 전공 채운애들은 과외를 하면된다. 나는 공대생이라 물리 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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