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못 쳐요
7번 타자 이범호의 한탄(?)이었다. 26일 SK와의 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훈련. 이범호가 타격 훈련이 끝난 뒤 전날 경기에서 끝내기 득점의 주인공이 된 김주찬과 나란히 덕아웃을 들어왔다. 전날 좋은 경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이범호는 “내가 제일 못 쳐요. 팀에서”라고 웃으면서 라커룸으로 향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KIA에서는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중 3할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김선빈(0.384), 최형우(0.367), 이명기(0.345), 안치홍(0.339), 버나디나(0.322), 나지완(0.309) 등 6명. 이범호의 타율은 0.278로 이에 미치지 못하지만 전날 추격의 불씨를 살린 시즌 12호포를 쏘아 올리는 등 중요한 순간에 한방을 선보이고 있다.

▲내일도 새로운 마음으로
‘만족’ 없는 버나디나의 새로운 하루다. 버나디나는 25일 경기에서 4안타 1볼넷 그리고 상대의 끝내기 실책을 부르는 기습 번트까지 선보이면서 만점 활약을 했다. 버나디나는 “최근 컨디션도 좋고 긍정적이다”면서도 “내일도 새로운 마음으로 하겠다”며 만족 없는 자신의 야구에 관해 이야기했다.

▲어제 선발이 누구였죠?
기억을 잊은? 기억을 잊고 싶은 임기영이다. 올 시즌 KIA 마운드의 ‘샛별’로 떠오른 임기영은 25일 SK와의 경기에서 4이닝 9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1탈삼진 6실점이라는 올 시즌 최악의 피칭을 했다. 다행히 팀이 연장 승부 끝에 11-10으로 이기면서 한숨 돌릴 수 있었던 임기영은 전날 경기에 대한 질문을 받자 “어제 선발이 누구였죠”라며 쑥스럽게 웃었다. 임기영은 “뭔가 붕 뜬 느낌이었다. 나중에 경기를 복기해야 하는데 생각이 안 났다. 어제 경기 끝나고 유니폼, 모자, 스파이크 다 버렸다(웃음). 새 마음으로 새 출발 해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맞으면서 커야죠
임기영을 키우는 SK 최정이다. 25일 선발로 나섰던 임기영은 6-0으로 앞선 3회 최정에게 만루홈런을 맞으면서 흔들렸다. 임기영은 결국 4회를 끝으로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맞으면서 커야한다”며 아쉬워한 임기영과 그를 키우는 최정이다. 올 시즌 9번의 만루 찬스를 살리지 못했던 최정은 전날 시즌 첫 만루홈런을 기록했다. 그리고 프로 데뷔 첫 만루홈런 상대 역시 임기영이었다. 임기영이 한화 시절이던 2013년의 이야기다. 임기영은 “어린 시절에 (최정에게) 만루홈런을 맞았는데, 프로에서 처음 맞은 홈런이었다”고 고백했다.
/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