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초딩이던 시절 해태가 마지막으로 빛을 발할때 좋아해서 지금까지 팬인데

그래서 특히 해태출신 선수들 참 좋아하고 애틋함.

임창용 온다고 했을때 물론 더러운 꼴로 왔지만

그래도 나는 너무 기뻐서 그날 술 엄청 처먹고 살짝 울었음.

이대진도 당연히 좋아했지.

진짜 꿈만 같았던 2009년 8월.

이기고 있으면 이기고

지고 있어도 이기던 그때

그런데도 혼자서 묵묵히 패를 쌓던 그때도

나는 좋아했다.

연승 지나치게 길어지면 탈난다

적당한 타이밍에 져야 한다 이렇게 감싸면서.

그리고 드디어 감동적인 100승을 달성할 때

(정확하게 말하면 장성호가 9회에 홈런을 쳤을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야구 보면서 울었음.

코시 나지완 홈런때도 안울었는데.

그렇게 이대진에 대한 기억은 온통 좋은 기억뿐이었는데

그게 이렇게 똥칠이 될줄은 정말 몰랐다.

이대진 100승 만들기 프로젝트는 팀을 단단히 뭉치게 만들어서

결국 v10을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 왔는데

요즘엔 09년에도 우승 못하게 바짓가랑이 잡던게

올해도 기아 우승 적기에 똥을 뿌리고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버림.

엘지로 가면서 보여준 현역생활에 대한 열정과 의지는

주제도 모르는 만용과 똥고집이 되버렸음.

'당신이 수없이 상처입고 방황하고 실패한 저를 

언제나 응원할 것을 알고 있어서 
저는 별로 두렵지 않습니다.'

언제나 응원하고 싶었는데

이젠 진짜 한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