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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올스타전에 눈살을 찌푸릴 장면이 연출됐다.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벌어진 KBO리그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는 홈런포를 앞세운 드림 올스타가 나눔 올스타에 13-8로 승리했다.

갖가지 진기록들이 쏟아진 올스타전이었다. 이날 경기에서는 올스타전 역대 한 경기 최다 홈런(8개)은 물론 최다 득점(21점), 최다 안타(32안타) 등 3개의 신기록이 쏟아졌다. 

물론 크게 의미 있는 기록은 아니다. 올스타전의 의미를 감안했을 때 아무래도 투수들이 전력으로 던지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타자들도 팬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하기 위해 단타보다는 장타를 잔뜩 의식한 스윙을 하곤 한다.

별 중의 별은 SK 최정이었다. 

최정은 홈런 2개 포함, 3타수 2안타 2볼넷 3타점의 맹활약으로 팀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MVP로 선정된 후 인터뷰도 걸작이었다. 최정은 “SK가 조금 더 인기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전국구 팀으로 발돋움했으면”이라고 말해 팀에 대한 애정을 잔뜩 실었다.

그렇다고 마냥 즐거운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친정으로 나들이 온 KIA 최형우를 향한 야유가 바로 그것이다.

최형우는 1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그러자 3루측 관중석에서 엄청난 야유가 쏟아졌다. 최형우는 이후 5차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대구팬들의 극심한 야유를 받아야 했다.

최형우는 7회 삼성 심창민으로부터 몸에 맞는 공을 기록한 뒤 1루로 걸어갔다. 더욱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은 최형우에 대한 위로가 아닌 사구를 던진 심창민에 대한 응원이었다. 그만큼 삼성 팬들의 최형우를 향한 분노가 커보였다.

사실 삼성 팬들에게 최형우는 애증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최형우는 지난해까지 삼성 유니폼을 입으며 왕조의 4번 타자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선수다. 

그랬던 최형우가 FA 자격을 획득한 뒤 4년간 1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액수에 KIA로 떠났다. 그리고 이적하자마자 리그를 지배하는 엄청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마침 최형우를 잃은 삼성은 발톱 빠진 사자처럼 최하위권에서 허덕이고 있다. 삼성 팬들 입장에서는 ‘최형우만 있었다면’이라는 아쉬움이 묻어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최형우는 묵묵히 경기를 치렀다. 오히려 1회 첫 타석부터 안타를 때리더니 8회에는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을 터뜨리기도 했다. 모처럼의 친정나들이에서 다시는 경험할 수 없는 일을 겪게 된 최형우의 2017년 올스타전이었다.


김민준 기자 sport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