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제공

올스타전은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매우 소중한 무대다. 유니폼을 벗기 전 한 번도 출전해보지 못하는 선수가 수두룩하다. 특히 팬 투표로 뽑혀 얻은 기회라면 더 말할 것도 없이 귀한 기회다.

안치홍(27·KIA)은 올스타전의 가치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부상 중임에도 무대를 밟으려 한다.

안치홍은 11일 오후 김기태 감독과 잠시 면담을 했다. 올스타전 출전 여부를 상의하기 위해서였다.

안치홍은 지난 7일 옆구리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돼있다. 6일 경기 전 훈련 중 옆구리 통증이 생긴 뒤 나아지지 않자 올스타 휴식기까지 고려해 엔트리에서 빠졌다. 후반기를 제대로 치르기 위한 준비이기도 하다. 상태가 아직 좋아지지는 않았다. 김기태 감독은 “열흘만 쉬고 올라오기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상태를 전했다.

다만 올스타전 출전 문제가 걸렸다. KIA는 이번 올스타 베스트12에 총 8명을 배출해 가장 많은 선수를 출전시키게 됐다. 안치홍도 그 중 한 명이다. 나눔올스타 2루수 부문에서 당당히 선발됐다. 베스트 12로 선발된 선수는 올스타전에 무조건 선발 출전해야 한다. 부상 중인 안치홍의 상태를 김기태 감독이 염려한 이유다. 보통 이런 경우 선수들은 후반기를 생각해 올스타전 출전을 포기한다. 김기태 감독도 안치홍의 의향을 먼저 묻기로 했다. 그러나 안치홍은 출전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오히려 김 감독에게 양해를 구했다.

이번 올스타전은 안치홍에게 6번째 무대다. 한 번만 감독 추천이었고 나머지 5차례는 모두 팬 투표를 통해 선발됐다. 신인이었던 2009년에는 올스타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처음 나가는 올스타전더 아니지만 지난 2년 동안 경찰청에서 복무하느라 1군 올스타전을 오랜만에 찾게 된 안치홍은 그 각별한 마음을 안고 부상에도 올스타전에 나가기로 했다.

김 감독도 안치홍의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다. 김 감독은 “나갈 수 있겠는지 물었는데 가서 팬들에게 인사는 하고 오고 싶다고 한다”며 “올스타전은 참 귀한 무대다. 모르는 선수들도 많은데…”라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염려되면서도 프로 선수로서 바른 자세를 가진 안치홍을 기특하게 보는 마음도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