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마운드 미래를 책임질 ‘실과 바늘’이다.

올 시즌 KIA의 최고 히트 상품은 임기영이다. ‘임시 선발’로 출발해서 선발 세 번째 경기 만에 완봉승을 이뤄낸 임기영은 지난 6월 7일 한화전에서 두 번째 완봉승으로 7승째를 기록했다.

임기영의 옆에는 든든한 친구 김윤동이 있었다. 경북고에서 좌충우돌 학창시절을 보낸 두 사람은 프로에서는 적이 되어야 했다. 임기영이 한화 지명을 받았고, 김윤동이 외야수로 KIA 유니폼을 입은 것이다.

그러나 2017년 두 사람은 KIA 마운드에서 1위 행진을 견인하고 있다. 임기영은 승리를 부르는 선발, 김윤동은 사연 많은 불펜에서 필승조를 넘어 마무리 역할까지 하면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돌고 돌아 똑같은 마운드에서 만나게 된 두 사람. 일단 김윤동이 프로에 들어와 투수로 전향했고, 지난 2014년 임기영이 송은범의 FA 보상선수로 KIA의 선택을 받으면서 두 사람이 다시 같은 옷을 입게 된 것이다. 하지만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했다. 먼저 상무에서 재회했던 두 사람은 후임이었던 임기영이 지난가을 제대를 하면서 ‘진짜’ KIA 동료로 뛰고 있다.

마운드의 두 축으로 전반기를 보냈던 두 사람은 임기영이 6월 8일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하면서 잠시 이별을 해야 했다.

“야구 관련해서도 스스럼없이 편하게 이야기하고, 지적도 한다”고 말하던 김윤동은 친구의 위로를 받으며 어려운 시간을 이겨냈다. 그리고 지난 7일 임기영이 부상을 털고 복귀하면서 두 친구의 동행이 다시 시작됐다.

임기영은 “둘이 함께 있어서 좋다. 윤동이가 안 좋을 때 힘내라는 이야기를 해줬다. 친하다 보니까 이야기도 많이 하고 서로 힘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젠 좋은 친구와 좋아하는 야구를 원 없이 볼 수 있게 된 임기영이다.

“야구를 안 봤다. (야구를) 보면 괜히 마음이 급해질까 봐 결과만 확인했다. 잘한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한 임기영은 다시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질 생각에 웃음을 감출 수가 없다.

지난 8일 kt와의 경기에서 임기준에 이어 2회말 등판을 하면서 임기영이 마운드에 다시 섰지만, 많은 비가 내리면서 노게임이 선언됐었다.

“그렇게 비가 오는데 임기영만 좋아서 웃으면서 마운드로 올라가더라”고 김기태 감독이 웃음을 보일 정도로 임기영에게는 기다렸던 순간이었다.

임기영은 “마운드에 올라가려니까 재미있었다. 로진을 달라고 하는데 바로 들어오라고 하더라(웃음). 비가 조금 그쳤을 때는 던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준비 잘했으니까 재미있게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여울기자 w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