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마지막으로 존나 생명이 위험한 에피소드가 하나 있는데

우리 중대가 각개전투 하고 들어온 날이었을 거야. 이제 워낙 굴러댔으니까 다 흙탕돼갖고

샤워부터 먼저 하고 석식 하기로 함. 그래서 앗싸 좋구나 하면서 이제 샤워하고 올라오는데

어떤 놈이 막사 계단을 혼자 점령하고 있네?

덩치도 더럽게 커서 떡하니 혼자 막사 계단을 다 채우더라

무슨 장판교에 서있는 장비도 아니고, 그 상태로 뒤로 숙이고 전투화 닦고 있더라

내가 이제 피해서 오른쪽으로 돌아서 올라갈라는데, 그녀석이 갑자기 몸을 틀어갖고

뻑! 하면서 어깨빵을 한거야. 근데 이게 둘 다 덩치가 크니깐 서로 큰 충격은 없었음

내가 이제 피곤하고 이러니까 "아 좀 지나갑시다!" 하니깐 눈 마주침. 근데 어두워서 얼굴이 잘 안보이더라

하여튼 그 사람이 이승엽 레슨받는 김주형 얼굴로 댕청하게 보고있길래 "뭐요?" 하고 시크하게 올라옴

나 따라 올라오던 같은 분대 칰갤러가 "형, 지금 누구랑 부딪힌지 알아?" 라고 묻더라

"누군데?" 하니까 "형 지금 나성범하고 부딪혔어!" 라고 호들갑떰

순간 시발 등에 식은땀이 무등구장에 날라다니는 날파리만큼 빨리 흐르더라

만약 내가 거기서 더 뻗댔으면 어깨빵은 ㅈㄹ 하늘로 빵 하고 사라졌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지금 생각하면 내가 그날따라 돌아가신 할머니를 보고싶었는지 다시금 곱씹게 된다.

그러고보니 나성범이 그때 머리를 안 자르고 들어왔어. 그리고 머리를 안 자르고 훈련받았다.

수료 바로 다음날이 결혼식이어서 그랬던걸로 알고 있어.

막 나성범보고 코끼리 코끼리 하는데 확실히 덩치가 크긴 크더라. 그런데 황재균보단 작았음.

1주 먼저 들어와서 1주 먼저 나갔는데 나중에 기사로 보니까 나성범이 최우수표창 받았더라

제발 나는 기억 못해줬으면 좋겠다. 그때 미안했어 성범이형 ㅎㅎ 살려줘 ㅅㅂ

이 얘기 해주니까 엔갤 눈팅하는 엔빠 친구가 너땜에 우리 성범이가 떨공삼 됐다고 물어내라고 드립침

근데 그 황재균 나성범보다 작년 와카전에서 본 바사삵이 더 덩치 크고 위압감 느껴지더라 ㅅㅂㅋㅋㅋㅋㅋㅋㅋ

그때 날 조지지 않아 준 성범이형한테 감사하며 지금은 주중엔 공익근무 주말엔 겸직으로 알바 하면서 잘 살고 있다.

재미없는 글로 시간 뺏어서 미안하고 읽어줘서 고맙다 ㅃ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