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대진 투수코치 "투수진, 그림대로 가고 있다."

"약간의 오차는 있지만, 충분히 계산 가능한 범위 내에서 흘러가고 있다."

1위팀의 여유일까, 아니면 큰 비전에 대한 자신감일까.

올 시즌 KIA 타이거즈는 놀라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형우가 가세한 타선 역시 대단한 폭발력을 자랑하지만, 소위 '좋아부러 4,' 'Fabulous 4'로 불리는 선발진의 위력은 압도적이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6.17로 10위지만, 정작 그들을 지도하는 이대진 KIA 투수코치에게 큰 문제가 아닌 것처럼 보였다.

"원래 불펜이라는 것이 변수가 크다"며 웃은 이 코치는 "평균자책점으로 6점대라고 하니까 나빠 보이는 것"이라며 문제 없다는 듯 말했다. "평균자책점이 6.00이면, 3이닝에 2실점을 한다는 소리가 된다. 보통 세이브 요건이 3점차라고 하는데, 6회까지 선발이 잘 막아 3점차로 이기고 있다고 한다면 불펜이 2점을 줘도 승리를 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선발이 잘 막아주면 불펜의 실수는 덮어진다. 지금 순위는 강한 선발을 앞세운 그림이 잘 나타나는 것"이라며 자신의 투수운용론을 펼쳤다.

이 코치는 이어"나도 선발, 불펜 모두 해 봤지만, 선발이 경기를 만들어 줘야 경기를 할 수 있다. 선발이 요리를 할 때에 신선한 재료가 되어 뼈대를 이룬다면, 불펜은 그 맛을 돋궈주는 향신료나 조미료 같은 존재"라며 "헥터를 봐라. 결국 불펜이 어쩌고 해도 선발이 잘 던지면 10승 무패도 하고 그런 것"이라는 평을 남겼다.

'주위에서 불펜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이 코치에 대한 질타도 이어지고 있다'는 말에 이 코치는 "나는 불펜만 지도하는 코치가 아니다. 선발투수도 지도한다. 현종이가 붕개하고 있을 때부터 다시 일어선 것에 내 역할이 없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믿는다. 헥터와 팻딘의 컨디션 관리와 소통을 위해 외국어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며 항변했다. 이 코치는"솔직히 건희와 승혁이도 나빠졌다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건희같은 경우 아까운 볼을 주심이 유독 잡아주지 않는 경기가 많았다. 결국 기술적 문제라기보단 운이 나쁜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최근 팬들 사이에 부는 사퇴 여론에도 "아직 외국어 학원 교습비가 3개월 남았다."며 에둘러 거부 의사를 표했다.

이야기를 이어갈수록, 이 코치에게서 불펜에 대해 더 많은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사실 승혁이 같은 선수는 잘한다 잘한다 해줘야 힘이 나는 타입이다. 그동안 부담감이 심해 계속 볼이 빠지는 악순환이 계속됐는데, 겨우내 숙제한 밸런스를 최근에서야 찾아가는 것 같다."며 흐뭇해 했다. 최근 난타를 맞고 있는 심동섭에 대해서는 "숙제를 하지 않아서 그렇다."라며 짧게 답했다.

이 코치는 "요즘 효준이 공이 위력적인데, 제구력을 잡기 위해 투구폼 교정을 시도해 볼까 생각중이다."라고 웃으며 투구 연습을 지켜보러 불펜으로 향했다.

[갸갤스포츠-가생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