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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스포있음. 장문. 요약있음.

ㅇㅇ(114.202) 2022.12.31 04:26:28
조회 7690 추천 37 댓글 30

송혜교 작품 선택은 좋아하진 않지만 특유의 톤은 마음에 들어서, 올라온 거 보고 바로 시작함.


1화 좀 많이 별로였음.

학교폭력이라는 소재가 너무 흔하게 사용됐기 때문에 더 강한 자극을 위한 소재로 평생 남을 화상 흉터를 선택한 게 불쾌했기 때문.

그래도 뻑하면 튀어나오는 강간보다야 양반이지.

대형교회 목사 하나, 재벌급 하나, 돈 좀 있는 집 하나, 똘마니 하나, 애매한 세탁소집 딸 하나.

고작 그걸로 00년대 학폭에 시계 풀고 뺨 때리는 선생은 좀 과해도 너무 과했다는 생각이고.

심지어 교무실에서.



근데 알다시피 복수물은 설정이 절반을 먹고 들어감.

받은 피해가 끔찍할수록 복수가 주는 쾌감이란 게 있으니까.

대충 입감했지.



1화 역겨워서 바로 껐으면 지금쯤 한창 자고 있었을 거 같음. 오늘 주말이라 다행이지.



드라마는 전체적으로 판타지임.

학폭 피해자가 자신보다 앞서 학폭을 당했던 또다른 피해자의 살해현장을 목격하고, 투신자살을 포기하고, 복수를 계획한다.

열여덟살이.


김밥집 아르바이트부터 공장 계약직, 검정고시, 대입, 과외, 임용, 바둑.

송혜교가 20대라는 것보다 말이 안 되는 상황의 연속이었음.


그러니까 이걸 감안하고 볼 수 있어야 비로소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될 것.


근데 애초에 태후도 38%를 찍었던 것처럼, 설정이나 고증이 개판인 것따위는 흥행에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못 함.

소설을 페미로 덮어버린 드라마가 26%를 넘긴 것처럼 많은 문제가 있어도 하나만 취향에 맞으면 먹는 시대임.

대작이 씨가 말라버린 시즌이라.


그러니까 어차피 여배우가 촬영 들어가서 관리하는 와중에 김밥이니 삼각김밥이니를 다 먹건 씹다 뱉건 뒤 돌면 사라지건 같은 사소한 문제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거지.







이 드라마는 아역이 너무 불쌍하게 당함.

돈 이천에 합의한 걸로 모자라 구 모텔 달방까지 빼고 사라져버린 엄마, 걸어다닐 수 있는 것만으로 폭행이 아니라는 담임, 유일하게 관심을 줬지만 학교를 떠나버린 양호선생.


그래서 드라마에 대해 아무 정보 없이 시청한 사람조차도 어느새 복수를 응원하게 됨.

때문에 앞뒤가 맞지 않고 믿을 수 없을만큼 호의적인 상황의 연속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게 만들지.


흉터는 상처가 아물고 남은 흔적이기에 흉터가 아니라 상처라 정정하는, 빠른89를 연기하는 95년생 주선배 대사처럼 다섯이나 되는 가해자에 대한 복수의 순서와 방법에 대한 스펙트럼을 기대하게 만드는 거임.




영상이 기가막힌다거나, 스토리 라인이 멋있다거나, 대사가 미쳐 날뛴다거나, 배우의 비주얼이 화면을 뚫고 나온다거나 하진 않음.

익숙한 얼굴의 가정부가 작은 휴머니즘과 웃음을 역시 익숙한 방식으로 요구하는 것처럼, 이젠 더는 신선하기만 하진 않음.

송혜교의 입을 빌려 공들인 티가 무진장 나는 몇몇 자칭 명대사들도 마찬가지고.

솔직히 대사는 힘 안 주니만 못한 수준임. 위에도 언급한 흉터 하나 빼곤 식상하기만 하지.

이젠 어거지 명대사보다는 지적 허영을 충족시켜줄 대사가 더 가치있어진 때임.



하지만 그럼에도 짜임새가 좋음.

몹시도 노골적인 악역, 복수에 대한 당위성, 학폭과 법률, 공정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정신이 나간 것처럼 배우, 혹은 배역 하나만을 찬양하듯 만들어졌던 소년심판같은 폐기물에 비해 훨씬 더 잘 만들어졌음.


1화의 진입장벽을 무난히 넘어갈 수 있다면,

하필 영양실조로 쓰러진 응급실 병원에서 스치듯 만난 병원장 아들 인턴이 연쇄살인범을 치료하던 아빠가 살해되는 일로 이미 복수를 가슴에 품은 상태에서 주인공을 돕는다는 설정마저 관대히 받아들일 수 있게 됨.

이게 8화까지의 내용 중 유일한 우연임.



그리고 공개된 마지막회인 8화의 마무리마저도 산뜻함.

재벌의 악마화인 양, 기득권이 사회악인 양 세계관을 일그러뜨리는 것보다 딱 콩 심은 데서 콩이 난다 정도로 정리하는 듯 중의적 포지션의 대담으로 마무리한 게.

엔딩 장면이 처음 독백의 배경이었던 빌딩에 임지연과 남편이 만나는 건 사실 뭐, 시작과 끝을 같이 하기 위한 그림의 문제지 이야기의 문제는 아니니까.



올 한해는 일년 내내 드라마가 가뭄이었던 탓에 하반기엔 안나 이후론 딱히 기억하고싶은 게 없었는데, 이번주에만 카지노랑 더글로리까지 두 개를 건져서 상당히 기분이 좋다.







요약)

판타지 두 큰술 씨게 넣었지만 츄라이 ㄱ

이 정도면 박수치고 먹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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