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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도사의 중국차시리즈 (극품 철관음)

북경도사 2005.10.12 02:20:14
조회 1708 추천 0 댓글 3

차상점에 가면 온갖 허접한 차에도 극품極品이라는 말을 붙여 놓습니다. 극품말리화, 극품용정, 극품대홍포, 등등... 그러나 마셔보면 그냥 평범한 차일 경우가 많습니다. 극품이라는 단어가 너무 쉽게 쓰이기 때문에 별로 마음에 와 닿지 않을 지경입니다. 한국의 중국차를 파는 인터넷 사이트에도 극품이라는 말을 너무 쉽게 붙여놨더군요. 정말 극품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함부로 이런 말 써서 사람들 헷갈리게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 마셔볼 철관음은 그야말로 극품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훌륭한 차입니다. 일반적으로 철관음은 가을차가 가장 좋고 그 다음이 봄차가 좋다고 합니다. 어떤 이는 가을차는 향기가 으뜸이고 봄차는 맛이 으뜸이다, 라고도 합니다. 북경도사가 보기엔 맛이나 향기 모두 가을차가 좋습니다. 철관음은 무조건 가을차를 많이 사서 일년 내내 마셔야 합니다.  
철관음은 계절에 따라 다섯 종류가 있습니다. 춘차, 하차, 서차暑茶, 추차, 동차가 그것입니다. 춘차와 추차는 비교적 비싼 값에 거래되고 그 외의 것은 상대적으로 많이 쌉니다. 요즘 시장에는 서차가 나와 있습니다. 서차 중에 가장 좋은 것도 한 근에 400위안을 넘지 않습니다. 그러나 가을차는 엄청나게 비싼 것이 나오지요.
가을차가 시장에 나올 때면 안계 지역에서 철관음 차왕 대회를 엽니다. 여기서 일등 먹은 철관음은 경매에 붙여지는데 한 근에 몇 천만원을 호가합니다. 그 해의 가장 좋은 철관음이라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프리미엄이 붙는 것입니다. 그래서 각 차창에서는 가장 좋은 차잎으로 대회에 보낼 차를 특별제조합니다. 각 차창마다 12근(6킬로그람)씩 출품해서 전문가들의 시음을 거쳐 등수를 결정합니다. 이런 차는 보통 철관음보다 수공이 더 많이 들어가지요. 지금 생산되는 철관음은 기계 공정을 거쳐 대량생산하는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에 수공을 많이 거쳤다는 것은 그만큼 정성을 많이 쏟았다는 얘기가 됩니다.
북경도사는 그런 최고급 철관음을 딱 한 번 마셔본 적이 있습니다. 차왕대회에서 1등한 차였는데, 그야말로 환상적인 맛이 나더군요. 향을 맡으면 아무 생각이 안 납니다. 심신이 극도로 편안해지는 뭐랄까... 차향을 통해 해탈을 이룬다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북경도사가 주로 거래하는 차시장의 철관음 도매상 옹씨가 이런 차를 한 번 내온 적이 있습니다. 자기네 다원에서 재배했다고 하더군요.
오늘 마셔볼 차는 이런 대회에서 상 탄 것보다 조금 떨어지는 품질이지만, 거의 가까운 맛이 나는 것입니다. 이런 차야말로 극품이라는 말을 붙여도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이 차는 작년 가을차입니다. 겉모습만 봐도 다른 차와는 비교가 안 되게 연두색이 많습니다. 사진으로는 제대로 알 수 없습니다.
 
 


 
플래쉬를 터뜨려서 찍었습니다. 밤색 줄기는 중국어로 '겅'이라고 하는데 저게 들어 있으면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철관음 상점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손님 없으면 저거 떼어내는 작업을 합니다. 겅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값 차이도 좀 납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겅이 있는 것을 더 선호하기도 합니다.
철관음을 우릴 땐 자사호보다 이런 자기 개완을 쓰는 것이 더 좋습니다. 자사호는 향을 흡수하기 때문에 특유의 향을 백% 즐기기 힘듭니다. 물론 차호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자사호를 쓰겠지요. 우리집에는 특별히 키울만한 가치가 있는 자사호가 없기도 하거니와 있다고 해도 백자 개완을 쓸 겁니다. 그게 더 향을 음미하기에 좋으니까요.
 


 
오늘은 조수를 한 명 두고 차를 우렸습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은 북경도사의 중국어 과외선생입니다. 올해 20살의 아가씨인데 하북 출신의 대학교 2학년생입니다. 차에 대해 문외한이지만 최근 운 좋게도 북경도사를 만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플래쉬를 터뜨려서 찍으니까 아주 선명한 연두색이 제대로 반영되었군요. 벌써부터 향이 진동합니다.
 


 
거름망을 통해 물을 붓습니다. 아무리 좋은 철관음이라도 첫 물은 차를 씻고 다구를 씻는 것에 만족해야 합니다.
 


 
세차한 후에, 첫 물을 우린 후의 잎입니다. 철관음의 향은 첫 물을 우린 후에 맡으면 좋습니다. 개완 뚜껑 안쪽 차와 닿는 부분에 코를 가까이 대고 냄새를 맡습니다. 물론 문향배를 쓰기도 합니다만, 북경도사처럼 일정 수준에 오르면 문향배로 맡는 것보다 개완을 쓰는 것을 더 선호하게 됩니다.
 


 
플래쉬를 터뜨려서 찍어봤습니다.
 


 
첫 물입니다. 중국 꾸냥이 이걸 마시고 난 다음에 아주 감동적인 표정으로 너무 맛있다고 하더군요. 일반인은 평생 동안 이런 차 한 번도 못 마시고 죽는다는 얘길 해줬더니 더욱 기뻐했습니다.
 


 
두번째 물입니다.
 


 
중간에 연연이 한 컷.
 


 
두번째 물 우린 후의 잎입니다.
 


 
세번째 물입니다.
 


 
세번째 우린 후의 잎입니다.
 


 
네번째 물입니다.
 


 
다섯번째 물입니다.
 


 
여섯번째 물입니다.
 


 
철관음의 향을 음미하려면 개완 뚜껑의 냄새를 맡으면 됩니다. 좀더 강한 향기를 맡고 싶으면 이 사진처럼 개완을 엎어서 차잎을 뚜껑에 놓고 개완의 냄새를 맡으면 됩니다. 여섯 번 우린 후에 개완의 향을 맡으니까 처음보다는 못해도 여전히 향기롭습니다. 철관음의 난향은 마약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흡인력이 있습니다.
 


 
연연이를 또 찍었습니다. 아마 최초로 북경도사가 아닌 다른 사람이 연연이를 찍은 사진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마셔본 차는 한 근(500g)에 3000위안(약 40만원 정도) 정도 합니다. 일반 차 애호가가 즐기기엔 좀 비싸죠. 철관음 초보자라면 한 근에 150위안 정도 하는 차도 아주 좋게 느껴질 것입니다.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면 300위안에서 500위안 정도의 철관음이면 만족할 것입니다. 연륜이 좀 되는 사람이면 800위안에서 1000위안이면 적당합니다. 오늘 마신 것처럼 3000위안 정도라면...??  누가 선물로 준다면 모를까 선뜻 지갑에 손이 잘 안 가지요. 산다 해도 1량, 2량 수준입니다.
 
최근에 한국의 친구들이 철관음을 사다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14일에 차시장 갈 생각인데 한 근에 400위안 정도의 중급 철관음과 800위안 정도의 고급철관음을 사서 보내줄 생각입니다. 400위안이면 중급 중에서 상위급 차인데, 이 정도만 해도 틀림없이 감탄이 나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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