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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도사의 중국차시리즈 (용정차, 백차)

북경도사 2005.10.11 09:46:36
조회 1555 추천 1 댓글 4

10000가지가 넘는다는 중국차 중에 가장 유명한 차는 용정차일 겁니다. 청나라 건륭제가 무척 좋아해서 용정차의 산지인 항주를 여섯 번이나 다녀갔었죠. 북경도사도 항주 서호용정의 산지인 매가오촌을 가본 적이 있는데 거기에는 건륭제에 관한 전설들이 전해내려오고 있었습니다. 하도 오래된 얘기라 다 잊었는데, 억지로 기억을 상기해보면 이렇습니다.
건륭제가 불시에 매가오촌에 왔습니다. 바야흐로 때는 햇차를 막 수확한 터라 제대로 된 명전차를 맛볼 수 있는 시기였죠. 아직 차를 덖지도 않았는데 건륭제는 빨리 차를 덖어 내오라고 성화를 부립니다. 아무도 선뜻 나서려고 하지 않습니다. 조금이라도 잘못해서 차맛이 온전치 않으면 어깨 위의 물건을 보존하기 힘들 테니까요. 게다가 건륭제는 유명한 차의 고수 아닙니까. 아무도 나서지 않자 황제는 더욱 조급하게 성을 내고 사람들의 마음은 바짝바짝 타들어갑니다.
이때 절름발이 노인이 자원해서 차를 덖겠다고 나섭니다. 스스로 말하길, 나는 이미 살만큼 살았으니 지금 죽어도 덜 억울할 것이다, 너희들은 억지로 위험을 자초할 필요가 없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노인은 황제가 보는 앞에서 능숙한 솜씨로 차를 덖었고, 이 차에 뜨거운 물을 부어 황제 앞에 내왔습니다. 황제는 맛을 보더니 벌컥 화를 내는 것이었습니다. 자금성 구중궁궐에서 맛보던 특급 용정차의 구수하면서 깊은 뒷맛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황제는 사람을 불러 저 노인의 목을 치라는 명을 내립니다. 사람들은 이제 저 노인은 디졌구나, 내가 나서지 않길 졸라 잘했다,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병사가 나서서 노인의 목을 치려는 순간에 황제의 목구멍에 변화가 생깁니다. 용정차 특유의 회미回味(뒷맛)가 그제서야 나타난 것입니다. 그래서 황제는 노인이 자기를 속인 것이 아니라 진짜 좋은 용정차를 제대로 덖어서 내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입니다. 당연히 노인은 목숨을 건지고 매가오촌의 영웅이 되었죠.
 
좋은 용정차를 마시면 찻물이 목구멍을 넘어간 한참 후에도 뒷맛이 그윽하게 올라옵니다. 그 맛을 한 번 경험한 사람은 용정차를 잊지 못합니다.  
일반적으로 용정은 서호용정과 절강용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서호용정에서 또 네 가지로 나뉘어지는데 사獅, 용龍, 운雲, 호虎가 그것입니다. 주로 생산지로 구분됩니다. 흔히 말하길 사봉용정이 제일 좋다고 합니다만, 일반인의 눈에는 사봉이 뭔지 알지도 못할 뿐더러 절강용정을 서호용정으로 속아서 사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하겠습니다.
용정 얘기는 이 정도로 하고...  오늘 또 소개할 것은 백차白茶입니다. 중국어로 바이차라고 하는데 안길安吉에서 생산되는 명품으로 용정과 비슷한 맛을 냅니다. 차를 색깔로 분류할 때의 백차와는 전혀 다른 개념이니 혼동하면 안 됩니다. 일반적으로 백차는 백호은침같은 흰 색 나는 차를 말합니다.
용정차와 백차맛도 비슷하지만 잎의 생김새도 닮았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음미해 보면 맛에도 차이가 있고, 모양은 더욱 다릅니다.  
 
 

 
잎의 모양입니다. 왼쪽이 백차이고 오른쪽이 용정차인데 포차하기 전의 생김새는 전혀 다릅니다. 이 용정차는 상품은 아니고 중품 중에서 가장 좋은 편에 속합니다. 상품은 지금 구할 수가 없습니다. 내년 4월초에나 만나볼 수 있습니다. 신차가 시장에 나올 때는 차시장의 용정차 장사하는 친구들이 북경도사에게 전화를 합니다. 새 차 나왔으니 빨리 와서 사라는 얘긴데, 값이 워낙 비싸서 조금밖에 살 수 없습니다.
 


 
연연이 또 와서 방해하기 시작합니다.
 


 
개완에 차를 넣었습니다. 북경도사처럼 공부차에 익숙해지면 무슨 차든지 다 개완으로 우려내게 됩니다.
 


 
물을 부었습니다. 물은 끓였다가 조금 식혀서 넣는 것이 좋습니다. 대략 85도 정도면 적당합니다.
 


 
첫번째 우려낸 물입니다. 색깔이 거의 같습니다. 사진에는 안 나오는데 자세히 보면 미세한 차잎의 털이 용정차에 많습니다.
 


 
플래쉬를 터뜨리지 않고 찍은 것입니다. 용정쪽이 조금 진하게도 보입니다.
 


 
첫물 우린 후의 잎입니다.
 


 
연연이가 노골적으로 방해를 합니다. 놀아주지 않는다고 화가 났지만 성질을 부려봤자 매만 벌기 때문에 아양떠는 작전을 구사합니다.
 


 
두 번 우린 후의 사진입니다.
 


 
두번째 물인데 차판 색깔에 영향을 받아서 분명하지 않네요.
 


 
세번째 우린 물입니다.
 


 
백차 네번째 물을 부은 것인데 플래쉬를 터뜨려서 찍었습니다. 차 색깔이 점점 탈색이 되어서 하얗게 변하기 때문에 백차라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이것을 용정백차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맛이 용정과 비슷하기 때문이지요.
 


 
다섯번째 물인데 색깔이 더 빠졌습니다. 사진으로는 잘 안나오는데 실물로 보면 변화가 더 명확합니다.
 


 
여섯번째 물입니다.
 
 


 
이건 용정차입니다. 플래쉬를 터뜨리지 않아서 잘 안 보입니다. 백차와 비교하면 잎도 좀 지저분하고 전체적으로 깔끔한 맛이 적지요.
 


 
플래쉬를 터뜨려서 찍은 겁니다.
 


 
우리고 난 후의 엽저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백차보다 용정을 더 좋아합니다. 백차는 요즘 중국에서 뜨는 차이고 값도 용정보다 조금 비쌉니다. 오늘 마셔본 차의 가격은 한 근에 백차 500위안, 용정 450위안입니다. 신차 중의 상품은 1500위안에서 1800위안 정도 하는데 그 맛은 정말 환상적입니다. 그러나 일반 녹차 애호가라면 800위안에서 1000위안 정도의 용정차라면 대만족일 것입니다.
 
오늘 마셔본 용정차와 백차도 결코 떨어지는 차가 아닙니다. 이 정도만 해도 아주 고급이라고 봅니다. 한국의 일반 차상점에서 이런 좋은 차 구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구한다 해도 이 가격에는 어림도 없지요.
 
세계 4대 장수식품 중의 하나가 녹차라고 하는데 이런 녹차에 한 번 맛 들이면 헤어나기 어려울 겁니다. 
 
북경도사의 블로그에 놀러 오세요. 재미난 얘기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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