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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월재, 운문댐 후기 (씹스압)
금요일 일 마치자 마자 400km를 달려서 신불재 자연휴양림에 도착함. 도착하니까 아홉시가 넘었더라. 관리실에 미리 얘기 해둬서 무리없이 체크인 할 수 있었음. 도착하자마자 빠르게 피칭하고 꿀잠 잤다. 내 앞사이트 타프피칭 꼬라지 ㅋㅋㅋㅋㅋㅋ 신불재 자휴는 캠핑 사이트가 ㄹㅇ 등산로 수준인데 그 정가운데에 팩 차박아놨더라. 밤에 도착하자마자 왜 이렇게 설치했냐고 지나다니는 거 너무 불편하다고 했는데 이렇게 밖에 할 수 없었다... 이렇길래 걍 내가 참기로 함. 씨팔 이렇게밖에 할 수 없으면 설치를 하지 말아야지 ㅋㅋㅋ 캠장은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음. 자휴는 어딜가든 다 비슷비슷한 느낌이긴 해. 용자휴 제외 거긴 ㅆㅅㅌㅊ더라. 빠르게 철수하고 등산 시작함. 신불산자휴야영장에서 200m 쯤 위에 등산 진입로가 있어서 철수하고 바로 등산함. 크으... 신불산 초입부터 눈이 즐거움. 신불재 억새평원 초입. 오길 잘했다 생각 바로 듬. 이거 보려고 400km를 달렸구나. ㄱㅆㅅㅌㅊ 풍경 즐기면서 내려옴. 간월재 매점엔 별거 다 파는데 가격이 나쁘지도 않음. 설레임 2천원이더라. 컵라면도 팔고. 여긴 국립공원급 풍경을 자랑하지만, 영원히 국공 안됐으면 좋겠음. 왜냐면 간월재까지 온 댕댕이들 구경해야해서 ㅋㅋㅋㅋㅋ 정상에 댕댕이들 개많더라. 하산하면서 본 파래서 폭포. 이거 보고 좀 있다가 발목 접질러서 다침 ㅋㅋㅋ 발목 처음엔 큰일났다 싶었는데 걷는덴 무리없어서 모든 일정 강행하기로 함. 연휴 끝나고 병원 가봐야 정확히 진단 나오겠지만 지금 상황으로 봐선 인대 찢어지거나 끊어진거 같진 않고 걍 늘어났다고 하는 수준의 파열일 듯? 다음 목적지는 운문댐임. 근데 간월재에서 운문댐 넘어가는 고개길에 들개들 졸라 많더라. 무슨 고개였는지 까먹음. 베내골? 배네고개? 였던 거 같은데. 쟤들이 웃긴게 차를 따라오더라? 내가 댕댕이 피하려고 서행하니까 쫒아옴. 더 웃긴건 막 짖으면서 달려드는게 아니고 ㅋㅋㅋㅋ 걍 사람 좋아서 쫒아오는거임 ㅋㅋㅋㅋㅋ 자전거 등산객 등등 다 쫒아 다니더라. 아마 관광객들이 먹을 거 주고 귀여워 해줘서 그런 듯. 운문산 둘레길 풍경 ㅅㅌㅊ. 여기 수도권으로 치면 팔당댐 근처, 광주에 분원리 라고 하는 그 길이랑 비슷한 느낌이었음. 노지캠 하고 싶은 곳들 좀 있더라. 뭉게구름도 계속 보임. 날씨 진짜 좋았음. 운문댐 하류보 입갤. 크으.. 새텐트 설치하는 건 언제나 즐거워..(블다 제외) 삼겹살 낭낭하게 구워먹음. 운문댐 하류보는 노지인데 편의시설 다 있다고 봐도 된다. 개수대 화장실 있고 근처 펜션에서 4천원에 샤워도 가능함. 판넬로 만든 샤워부스지만 벌레 하나없이 깨끗함. 온수 잘나오고. 자연휴양림가보면 거미에 벌레들 시체는 기본인데 그거보다 훨씬 낫다. 별도 꽤 보이더라 유성도 하나 봄. 광해가 좀 아쉬웠음 산골자기 였으면 은하수도 보였을 건데. 운문댐의 아침. ... 헬리녹스 터널 옆에 있었는데 확실히 좋아보이긴 하더라. 재질 ㅅㅌㅊ... 번들번들해서 개멋짐 운문댐엔 멋진 텐트들이 많았음. 힐레베르그 스노우피크 등등 이름있고 비싼텐트들도 많았고 그냥 원터치 텐트 대충 해서 즐겁게 캠핑하는 분들도 많았다. 아쉬운건 장작사용. 플래카드에 뻔히 장작은 쓰지 말라고 돼있는데 불질하더라. 그리고 오토바이로 잔디진입금지 라고 돼있는데 걍 진입함 ㅋㅋㅋ 여긴 안막혀야되는데... 이렇게 야영 끝내고 또 200km를 달려서 지금은 영양에 와 있음. 영양 후기는 다음에 올릴게.
작성자 : 댕댕이애호가고정닉
러시아인들에게 힘(Сила)이란 무엇인가?(Ft. 브라뜨)
타타르의 멍에가 아직 채 가시지 않았던 1240년, 러시아의 민족영웅 알렉산드르 네프스키(Алекса́ндр Не́вский)는 네바강 전투를 앞두고 부하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신은 권세 안에 계시지 않는다. 그 분은 오직 진리 안에 계신다.(Не в силе Бог, а в правде)'중세 러시아의 가치관에서 힘은 지극히 평범하고 인간적인 것으로 간주되었다. 그의 말대로 신(힘)은 진리였고, 용기와 지혜, 온유함을 모두 아우르는 미덕으로 여겨졌다. 다만 이때까지는 힘 보다 진리가 먼저였다. 노브고로드의 공작이 했던 이 말은 이후 세월이 흐르며 러시아인들의 정신적 격언으로서 러시아적 세계관(Русский мир)의 기초를 다졌다.러시아는 전통적으로 국가가 힘을 잃을 때마다 외세의 침략, 내부분열등 다양한 문제로 인해 무너졌다. 그리고 무질서 속에서 속에서 민중들은 고통 받았다. 몽골의 침략, 폴란드의 간섭, 스웨덴과의 전쟁, 나폴레옹, 적백내전과 간섭군, 나치 독일과 히틀러, 더 나아가 페레스트로이카. 이런 수많은 시련을 겪으면서 러시아인들의 민족적 신념에는 한가지 고정관념이 자리 잡았다. '힘은 모든 것이다. 힘이 있어야만 질서가 존재한다. 질서가 없는 혼돈은 지옥이다. 그러므로 힘을 유지하는데 모든 것을 바쳐야 한다. 그 것이 설령 우리 자신들이라 할지라도.' 러시아 역사의 혼란기때마다 항상 신출난 지도자들이 등장하여 강력한 권력으로 혼란을 평정하였다. 네프스키가 그리하였고 표트르 대제가 그리하였고 알렉산드르 2세와 스탈린이 그리하였다. 물론 그들 역시 통치를 하다보니 민중들에게 고통을 안겨줬다. 좀 심하게 많이 안겨준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과오는 잊혀지고 업적만이 남게 됐다. 러시아인들은 10세기에 걸친 고난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깨달음을 얻었다. '강력한 지도자가 있다면 우리는 힘을 유지할 수 있다. 만약 지도자를 잃는다면 우리에게는 다시 혼란이 찾아올 것이다. 고통 받고 굶주리는 것보다는 권력의 밑에서 억압 당하는 것이 안전하다' 네프스키가 말했던대로 러시아인들은 힘을 진리라고 믿었다. 하지만 이제 힘이 진리 앞에 왔다. 사실 진리가 있던 없던 힘이 더 중요했다.러시아인들은 자신들의 지도자(차르)를 신격화했고 무조건적인 신뢰와 믿음을 보냈다. 간혹 스테판 라진처럼 그 믿음을 의심하고 거스르는 규격외 인물들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배신자들은 신속하게 처벌됐다. 러시아인들에게는 권력을 위해 개인의 안위를 신경쓰지 않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다양성의 존중은 무시되고 오로지 전체가 우선시됐다. 무자비한 물리적 힘의 가치가 도덕적 이상보다 앞섰다.여기에 러시아 특유의 민족성인 '체념'이 더해졌다.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그저 묵묵하게 견뎌내는 것이다. 먹고 사는 문제, 군복무(20년)의 문제 등등. 슬라브 문학의 특징인 '죽겠다'처럼 러시아인들은 인생의 고난을 견뎌내는 것을 미덕으로 삼아왔다. 물론 정도가 지나치면 러시아 혁명처럼 들고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자신들을 안정시켜줄 새로운 권력을 찾아 숭배했다. 다른 나라라면 진즉에 들고 일어났을 상황에서도 러시아의 구시대적 체계가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들이 바로 이런 점들 때문이다.물론 장점도 있었다. 러시아인들은 어려운 상황에서 강한 인내력과 단결력을 보여주어 고난을 극복해내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2차례의 대조국 전쟁이 바로 그 증거였다. 그렇게 극복한 고난은 이후 수백번도 넘게 서사시로 쓰여졌다.공산주의는 그저 허울 뿐이었고 러시아인들은 자신들을 지켜줄 강력한 힘을 원했다. 마르크스가 서유럽 도시 노동자들을 보며 꿈꿔온 사회주의 락원은 사실 러시아인들에게 잘 어울리는 세상이었다. 베를린을 점령하고 우주에 로켓을 쏘아올리고 아메리칸스키들과 세계를 양분하며 겨룬 소련의 모습은 그들이 그토록 원했던 힘의 실체화였다. 하지만 그런 힘도 결국 100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무너졌다. 옐친이라는 머저리는 국가를 양아치들의 경합장으로 만들었다. 이제 그들을 지켜줄 힘은 존재하지 않았다. 각자 알아서 힘을 가져야만 했다. 힘의 논리는 사회와 직장에서뿐만 아니라 골목길과 놀이터에서도 이어졌다. 10년의 혼란기를 끝맺은 것이 바로 푸틴이었다. 수많은 권력자들이 그래왔던 것처럼 푸틴 역시 정적들을 물리치고 철권을 휘두르며 정국을 안정 시켰다. 비록 소련시절의 위상까진 못하더라도 러시아 민중들은 푸틴이 가져다준 '안정적인 질서'를 반가워했다. 그가 인권운동가들에게 방사능 홍차를 보내고 으리으리한 궁궐을 위해 부정축재를 하는것 정도는 그러려니 생각했다. 힘을 가진 자는 당연히 그런걸 누릴 자격이 있으니까. 그저 힘이 가져다주는 질서만 있으면 만족했다.가끔씩 자신들에게 저항하는 족속들(체첸, 조지아)에게 힘자랑을 하여 찍어 눌러주는 모습은 러시아인들에게 공짜 서커스나 다름 없었다. 뭐 이웃집 누구 아들이 전쟁에서 전사했다고 하지만 잠깐 눈물 좀 흘리고 끝내면 된다. 그들은 힘이 가져다주는 질서를 위해 목숨을 바친 것 뿐이니까. 신생 러시아연방의 혼란이 끝날 무렵인 1997년과 2000년, 영화 2편이 개봉했다. 한 청년이 개판 5분전의 도시를 돌아다니며 자신이 믿는 신념을 설파하는 로드무비였다. 주인공 다닐라 바그로프는 영화 속에서 이렇게 말했다.'힘이란 진실에서 나오는 것이다.(Сила в правде.)'주인공 다닐라가 외친 이 대사는 수백년 전 네프스키의 연설에 대한 오마주 그 자체였다. 영화 속에서 내내 힘의 정의에 의문을 품었던 다닐라의 이 한마디는 러시아인들의 민족정신을 꿰뚫었다. 다닐라는 영화가 개봉한지 2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현대 러시아인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다. 심지어 정치 정당의 슬로건, 러시아 국방부의 우크라이나 전쟁 홍보포스터에도 등장하곤 한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치명적인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들은 분명히 힘(권력)을 가졌다. 하지만 진실(진리)을 손에 넣지는 못했다.어쩌면 힘을 가진 자가 곧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시리즈] 같이 보기 · 우크라이나의 정신, 볼랴(Воля) ·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의 민족성 차이 한줄 요약 - 러시아인들에게 힘이란 질서이자 모든 것이라서, 개인의 자유를 희생하면서까지라도 안정을 얻으려고 함
작성자 : ㅇㅇ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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