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디즈니의 움직임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그저 흑인들과 동양인을 캐스팅한다는 사실 자체로만 비난하고

외적인 모습까지 끌어들어서 디즈니를 폄하하기 바쁘다.

과거 백인들이 흑인의 땅과 문화를 빼앗아간 역사를 생각한다면

사실 흑인의 입장에서는 매우 억울하기 짝이 없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노예로 채찍질당하며

버스나 화장실조차 흑인 전용칸에 있어야 하는 말도 안 되는 모순을 겪어야만 했다.

흑인이 만든 전유물들은 백인의 것으로 개종되어 그들만의 문화가 되었고

흑인의 문화는 천박한 것으로 치부되었다. 블랙팬서의 와칸다 역시 그런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와칸다 역시 흑인들의 세상이고 문명이지만 백인들이 일구어낸 매커니즘으로 바라보고 있다.

흑인 감독과 스태프들이 참여를 해도 이런데 그동안 백인들이 자신들의 망상적 우월성 하나로

어떻게 가스라이팅을 했는지 엿보이는 부분이다.

그래도 최근의 변화의 조짐은 매우 반갑다. 인어공주 아리엘 역할을 흑인으로 캐스팅함으로서

완벽한 반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총칼과 채찍이 아닌 문화적 반란이고 혁명이다.

백인들의 머리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신사적이고 따뜻한 반란이다.

미국의 역사와 문화를 안다면 지금의 흐름을 결코 비난할 수도 거스를 수도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