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밴헤켄(41)과 에릭 요키시(31)의 차이점은 어떤 게 있을까.  

2012년부터 6년 동안 넥센에서 뛴 밴헤켄은 히어로즈 역사상 최고의 외인 투수다. 통산 73승을 따내 KBO 리그 역대 외국인 투수 다승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14년에는 20승을 기록하며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통산 평균자책점이 3.56일 정도로 꾸준했다. 2017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났을 때 '제2의 밴헤켄'을 보긴 힘들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만큼 대단했다.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 미션을 해내고 있는 투수가 있다. 바로 요키시다. 지난해 키움과 계약해 KBO 리그 첫발을 내디딘 요키시는 30경기에 등판해 13승 9패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했다. 계약 당시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무려 181⅓이닝을 소화하며 팀의 기둥 역할을 자처했다. 그리고 재계약 뒤 맞이한 올 시즌 더 단단한 모습을 보여주는 중이다.  

시즌 첫 7경기 선발 등판에서 5승(1패)을 따냈다. 승리만큼 눈에 띄는 건 평균자책점이다. 42⅓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7자책점만 허용해 1.49에 불과하다. 시즌 첫 패배를 기록한 10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6이닝 5피안타 1자책점으로 호투했다. 득점 지원만 받았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 있다. 시즌 첫 등판을 제외하면 6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가 0.97. 곳곳에서 '밴헤켄의 느낌이 난다'는 평가가 흘러나온다. 요키시는 밴헤켄과 마찬가지로 왼손 투수다.  

두 선수의 차이점은 어떤 게 있을까. 포수 박동원은 밴헤켄과 요키시 모두 배터리 호흡을 맞춰 본 경험이 있다. 박동원은 "밴헤켄은 타자의 반응을 보고 잘 던졌다. 몸쪽으로 던진 뒤 다시 타자 몸쪽으로 잘 던졌다. 커맨드가 엄청 좋았던 선수다. 반면 지금의 요키시는 다양하게 잘 던진다"며 "밴헤켄이 직구와 포크볼 두 가지로 타자를 상대했는데 요키시는 던질 게 많다. 모든 구종이 좋아서 받는 입장에서 승부하기가 편하다. 그런 구종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밴헤켄은 구종이 단순했다. 직구 아니면 포크볼이었다. 대신 포크볼의 속도를 능수능란하게 조절해 타자의 배트를 유인했다. 제구가 받쳐주니 많은 구종을 던지지 않아도 위력적이었다. 대신 요키시는 팔색조에 가깝다.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투심패스트볼을 다양하게 섞는다. 9이닝당 볼넷이 1.49개. 컨트롤도 수준급이니 흠잡을 곳이 없다. 올 시즌에는 직구 스피드까지 끌어올려 더 위력적인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아직 요키시를 밴헤켄과 비교하는 건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언급이 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키움엔 큰 도움이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제이크 브리검이 오른 팔꿈치 염증 문제로 재활 중인 상황에서 요키시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히어로즈 선발진의 핵심이다.  

대구=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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