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수고 많으셨습니다.

- 감사합니다.

어제 스스로 만족을 못 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오늘은 어땠나?

- 사실 안 맞는다고 그런 건 아니었고요. 그냥 마지막 타석에 파울 될 줄 알았는데, 안나가가지고 그게 좀 아쉬워서. 어제 못 쳐서, 어제 결과가 안 좋아서 그랬던 게 아니고 그 상황이 아쉬워서..

어제 장갑 때문에 오해하신 분들이 많다. 직접 얘기 부탁한다.

- 파울이 안 된 것도 짜증이 났는데, 손에 땀이 차서 장갑도 안 벗어지더라고요. 아 장갑까지 장난치나 해서 그냥.

별다른 건 아니었네요?

- 별 의미 없이 장갑이 안 벗겨져서 찢었습니다.

최근 심경이 어땠나?

- 좋았다가 기아전 시작할 때부터, 기아 3연전에 안타를 못 쳐서 생각해보니까 올해 기아전 성적이 안 좋았더라고요. 그냥 기아를 만났을 때 사이클이 떨어졌던가 아니면 상대성 때문에 올해는 기아한테 안 맞는 그런 상대성인가보다 라고 생각을 하고, 이제 롯데랑 3연전을 시작하면서 이제 상황들이 달라지잖아요. 투수도 바뀌고, 팀도 바뀌고 이런 상황들이 바뀌면서 저도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마침 어제를 기점으로 안타도 나오고 오늘도 안타도 나오고 해서 그냥 똑같은 시즌 중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아버님하고 통화 잘 안 한다. 최근에 한다는 것 같은데 맞나?

- 네 맞습니다.

아버님이 먼저 하죠?

- 네. 집에서도 자주 봐가지고, 시간대가 이제 경기가 다르니까. 이제 1군 경기할 때 2군은 끝나고 쉴 때라서 그때 경기 보시고 그냥 야구 이야기 나누는 것 같습니다.

원래 야구 이야기 안나누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언제부터 소통이 이뤄졌나?

- 네 맞아요. 그래도 팀은 달라도 타격 코치시잖아요. 한 팀의 타격 코치님으로서 저도 궁금한 건 물어보고 아버지께서도 제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한 건 물어보고, 좋은 건 좀 빼먹어야지 해서 이야기하면서 서로 윈윈하는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표현으로 빼먹을 만한 게 많이 있던가요?

- 근데 확실히 아버지께서는 저에게 기술적인 것보다는 멘탈이라고 그런 말씀 많이 하시면서, 멘탈적인 조언을 많이 해주시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지금 이렇게 안 맞더라도 그냥 이건 사이클이고, 그냥 시즌 치르다 보면 한번은 오는 거라서 괜찮다 이런 말씀 해주셔서 아무렇지도 않고 잘 안 맞았을 때 괜찮았는데, 어제 하필 그런 모습 보여서 부끄럽네요.

김혜성 선수가 아까 인터뷰에서 말했듯이 본인이 상황이 안 좋을 때도 독려하면서 이정후 선수가 큰 메시지를 준다. 팀을 전체적으로 이끌고, 박병호라는 대선배가 최근에 안됐을 때 이정후 선수에게는 너무 좋은 이야기로 크게 만들었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박병호 선수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 선배님은 워낙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이시고, 큰 업적을 쌓아오셨기 때문에 제가 감히 뭐라 말씀을 못 드려도 선배님은 대한민국 최고의 타자이시기 때문에, 무조건 반등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있습니다. 선배님께서 터지기 시작하면 저희가 묻어갈 정도로 저희 팀이 더 활발한 타격이 이루어질 텐데, 그때까지 저희가 조금 더 버티고 있을 테니까 선배님께서는 너무 조급해하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무조건 올라올 거라 믿고 있습니다.

어머님은 어떤 유형으로 말씀하시는가?

- 엄마도 제가 연차가 쌓이면서 별로 신경도 안 쓰시는 것 같더라고요. 괜찮아~ 이런 식으로 넘어가고, 저도 그렇고 엄마도 그렇고 아버지도 그렇고, 그냥 셋 다 개의치 않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 같아서 저도 뭐 이게 경기 시즌은 길고, 시즌 중에 3~4경기일 뿐이잖아요. 그 3~4경기 제가 안 좋을 때 팀원 동료들이 잘해주셔가지고, 팀이 이기고 제가 좀 묻어갈 수 있었는데 그래도 팀의 중심타자인 만큼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매일매일 좋은 모습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가 다가온다. 느낌 다른가?

- 아직 별로 마음에 다가오거나 그런 게 없어요. 사실 저희 팀이 좀 하루하루가 힘든 상황이고, 계속 치고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올림픽에 대한 생각은 아예 없고, 저희 키움 소속팀 생각밖에 없고, 최근에 계속 상승세 타고 있어가지고 좋은 분위기 속에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분위기 만들었는데, 앞으로 계속 치고 올라갈 수 있도록. 계속 치고 올라간 다음에 올림픽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