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고척돔 최원영 기자] “기다려주십시오.”

프로야구 키움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외국인 타자가 공석이다. 비시즌 하송 전 대표이사의 사임, 허홍 대표 선임, 홍원기 신임 감독 발탁 등 일련의 과정을 거치느라 바빴다. 지난 1일 스프링캠프가 시작됐고 이튿날인 2일 외인 투수 에릭 요키시와 조쉬 스미스가 입국했다. 외인 타자만은 묵묵부답이다.

홍원기 감독이 구단에 첫 번째로 강조한 내용은 서두르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다. 시간에 쫓겨 신중치 못한 선택을 하게 되면 일이 더 꼬인다고 판단했다. 홍 감독은 3일 “확실한 검증을 통해 우리 팀 컬러에 맞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 구단에서 최대한 노력해 준비해주실 것”이라며 “개막에만 정확히 맞춰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2021시즌 개막일은 4월 3일이다. 외인 타자는 입국한 뒤 2주간 자가 격리를 거쳐 팀에 합류해야 한다. 새 환경에 적응하고 실전 감각까지 끌어올리려면 꽤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 홍 감독은 “여러 변수를 고려하고 있다. 최소한 3월 초에는 입국해야 개막전 출전이 가능할 듯하다”고 전했다.

타격을 최우선순위로 본다. 미국 메이저리그(ML) 샌디에이고에 진출한 내야수 김하성의 공백을 채우려면 외인 타자가 중심이 돼 한 방을 날려줘야 한다. 홍 감독은 “장타력, 타점 생산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파워 히터가 아니더라도 클러치 상황에서 해결해줄 수 있는 선수였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수비 포지션은 그다음이다. 내야, 외야 등을 특별히 정하지 않고 폭넓게 열어뒀다. 이유가 있다. 현재 키움의 야수진은 무한 경쟁 중이다. 1루수 박병호, 2루수 서건창, 중견수 이정후까지 세 자리만 확정이다. 나머지 선수들은 주전을 꿰차기 위해 수차례 시험대에 오른다.

홍 감독은 “선수들을 위한 선택이다. 무조건 선발 라인업에 든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다른 경쟁자들도 분명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며 “1군뿐 아니라 2군에도 영리한 친구들이 꽤 많다.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을 듯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스프링캠프를 지나 연습경기, 시범경기 등을 치르며 최종적으로 베스트 라인업을 뽑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