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시즌 프로야구는 시작부터 난항을 겪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개막이 연기되고 2군선수가 확진되기도 하였으나 늦게나마 이렇게 144경기를 모두 마쳤다.

시즌초부터 확연히 쳐지는 팀들이 나오면서 여러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오히려 중위권 싸움의 불을 붙인 꼴이 되었고, 그 결과 시즌 막바지 2위자리를 두고 4팀이 경합을 펼치는 일이 벌어졌다.

키움 히어로즈는 홈구장(고척스카이돔)의 특성상 시즌끝무렵 타팀에 비해 적은 경기를 치르게 된다. 특히 올해는 치열한 순위다툼을 벌이고 있는 두산과의 5연전으로 시즌을 마무리하면서 이목이 집중되었다.

다른 경쟁팀들은 가을야구 탈락이 확정된 하위팀과의 경기가 예정된 상황. 감독마저 자리를 비운 최악의 상황에서 팀은 더욱 빛났다.

이미 5위까지 떨어지며 패색이 짙던 시즌말, 두산과의 첫 3경기를 2승 1패로 마무리하며 순위 상승의 희망을 이어나간다. 그리고 두산과의 4차전에서 키움 김창현 감독대행이 승부수를 띄운다.

이날 선발 브리검은 1회 직구와 변회구 모두 제구가 흔들리며 1이닝 1실점 30구가 넘는 투구수를 기록하였다. 이에 김창현 감독대행은 2회 바로 선발 브리검을 내리고 또다른 선발 이승호를 올리는 초강수를 띄운다. 이는 정확하게 맞아떨어졌고 6회까지 무실점을 기록하였다. 곧이어 타선이 보답이라도 하는듯 역전타를 터뜨렸고 값진 승리를 따낸다.

곧이어 30일 운명의 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른 키움. 이경기를 이기면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할수 있지만 지면 5위라는 극단적인 상황에 놓이게 된다.

가을야구보다 더한 긴장감에 얼어붙은듯한 양 타선은 선발투수들의 무실점호투 아래 나란히 8회를 맞게 된다. 경기는 이제 시작이나 다름 없었다.

8회말 1아웃 1루, 페르난데스의 병살타로 이닝이 끝나는듯 했으나 비디오판독 끝에 1루에서의 세이브를 얻어낸다. 이후 두산은 대타 오재원의 2루타와 김재환의 2타점 적시타를 엮어내어 확실히 승기를 잡는다.

그리고 키움의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 어쩌면 정규시즌 마지막 공격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이 이닝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선두타자 박준태의 기습적인 번트안타가 그 시작이었다. 곧이어 서건창이 11구 승부끝에 볼넷 출루하며 역전의 불씨를 지폈다. 하지만 곧바로 2아웃을 잡히면서 마지막 아웃카운트에 몰린 키움. 그때 타석에는 4번타자 박병호가 등장한다. 초구는 볼. 2구째 바깥쪽 변화구를 받아쳐 그대로 우측담장을 넘긴다.

믿을수 없는 박병호의 역전 쓰리런. 키움의 덕아웃 선수들이 일제히 환호하며 4번타자 박병호를 맞이한다. 이후 조상우의 1이닝 2k 세이브로 역사에 남을 기적같은 경기를 마무리짓는다.

이렇게 가을야구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따놓은 키움히어로즈는 김창현 감독대행과 창단 첫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이미 분위기는 최상. 젊음의 패기, 키움히어로즈가 보여줄 것은 아직 많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