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폭 기사도 잘 쓰네

키움 히어로즈가 19일 삼성 라이온즈를 8대7로 꺾었다. 이날 롯데에 1대5로 패한 선두 NC와는 다시 1경기 차로 좁혀졌다. 만족할 만한 결과였지만 손혁 감독의 경기 운영에 대해 불만을 나타낸 키움 팬들이 많았다.



키움 팬들은 한 점이 정말 절실한 경기 후반부가 아니라 초반부터 선수들을 믿지 못하고 번트에 의존하는 손혁 감독을 비판하고 있다. 이날 키움은 3회와 4회 번트를 시도하다 실패했다. 좀 더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키움의 번트 작전이 적절했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3회 상황에서 스퀴즈 번트를 시도한 이지영은 올 시즌 희생번트 성공 확률이 50%로 낮은 선수다. 상대의 허를 찌른다는 의도는 좋을지 모르나 성공 확률이 낮은 선수에게 위험 부담이 큰 스퀴즈 번트를 대게 했다는 것은 좋은 작전으로 보기가 어렵다.

4회에 보내기 번트를 댄 박준태 역시 올 시즌 희생번트 성공률이 46.7%에 그치고 있다. 7번 성공한 반면 8번이나 실패했다. 번트 역시 잘하는 선수가 있고, 못하는 선수가 있기 마련인데 기계적으로 번트를 대게 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더구나 박준태는 올 시즌 출루율이 4할이 넘는 선수다. 볼넷을 52개나 얻어내며 타율(0.246)에 비해 훨씬 높은 출루율(0.404)을 자랑하고 있다. 타석당 볼넷 비율이 16.3%로 300타석 이상 소화한 선수 중 리그 1위다.


즉 정상적으로 타석에 서면 40% 이상의 확률로 출루할 수 있는 타자에게 성공 확률이 반도 안 되는 희생 번트를 시킨 것이다. 좀 더 세밀한 접근이 필요했다는 팬들의 생각이다.

물론 경기 막판 1~2점 차의 절체절명의 순간에는 분명히 번트가 필요할 때가 있다. 하지만 키움은 팀 전체적인 데이터를 볼 때 과연 번트 작전이 효과가 있는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정리해보자면 키움은 볼넷을 리그에서 가장 잘 고르고, 병살타도 상대적으로 적게 나오는데 리그에서 가장 낮은 성공률을 보이는 번트를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이 시도하는 팀인 것이다. OPS 0.948인 이정후도 희생번트를 3번 시도해 한 번 실패했고, OPS 0.900을 기록 중인 김하성은 5번 시도해 두 번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