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 운빨은 최종적으로 감독의 공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음. 

특히 투입되는 선수가 많고 운이 승패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야구는 운빨의 공이나 책임이 결과적으로는 감독한테 돌아감.

운빨 못 받아서 지면 결국은 감독 탓이고. 이기면 감독 덕이지.

선수는 과정에 따라서 결과와 다른 평가를 해줄 수 있어. 

존나 잘 친 공인데 총알같이 야수 글러브에 빨려들어갔어. 그게 공 친 타자 탓은 아니잖아. 타자는 잘했는데 운이 없었던 거지.

투수가 기가 막히게 땅볼 유도를 했는데 유격수가 러셀이라 알을 깠어. 이게 투수 탓은 아니잖아. 

근데 감독은 아무리 운이 없어서 졌어도 그 상황까지 몰고 간 감독 책임이고,

개삽질하다가 겨우 겨우 이겼어도 결정적인 순간에 정신줄 잡고 경기 안 뺏긴 감독의 공임.

만약에 손혁이 그 삽질을 하다가 진 경기가 더 많다. 그러면 당연히 손혁 책임이고 손혁이 병신이지. 

근데 승률이 6할 코앞이고 1등이랑 승차 없는 2등인데 손혁 때문에 '압도적으로 1등할 걸 겨우 승차 없는 2등'이다?

이건 현실 감각이 없는 거지. 

지금 샌즈 없고 박병호는 풍기 붕붕 돌리다가 얼마 전에는 부상으로 나가리 되고,

모터 같은 선수 같지도 않은 선수 데려 왔다가 시즌 절반 날리고, 비싼 선수라고 하나 데려왔더니 걔는 또 알이나 까고

이런 상황에서 작년 같은 공격력이 나와서 이기는 경기 여유 있게 잡기를 바라는 게 망상이지.

투수 쪽은 어떠냐. 선발 둘 이상 나가리 된 시기가 지금 2개월 넘지 않았냐? 처음에는 브리검, 그다음에는 이승호 그다음에는 한현희 그다음에는 최원태

요시키도 잠깐 빠졌고, 한동안은 선발 로테 한현희 혼자 남아서 돌아간 적도 있었지?

근데 그 시기도 월간 승률로 보면 5할 이상, 8월에는 6할씩 치면서 넘어왔음. 

이건 결과가 기적이지 과정을 보면 이 승률 어떻게 났노라는 말이 나와야 정상임. 

만약 여기서 감독이 한 게 있다면 무슨 모든 걸 꿰뚫어보는 야구의 신이거나,

아니면 소 뒷발에 쥐 잡듯 이 선수 저 선수로 땜빵하고 있는데 걔네들이 막아줘서 어찌 어찌 이기는 행운의 요정이라는 뜻인데

내가 볼 때는 후자라고. 그리고 그렇게 운빨이 나와서라도 이기면

그게 명장인 거야. 더 이상 어떻게 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