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키움의 구단 버스는 3대다. 선수단은 그 버스에 나눠타고 이동한다.

코칭스태프 전용 버스가 있고 선수들은 투수와 타자로 나눠 버스를 탄다. 감독은 자동차로 따로 이동한다. 감독, 코치, 선수가 각기 다른 차량을 이용하는 이유는 각자 편하게 가라는 것. 특히 선수를 위한 배려다.

타구단은 대개 투수조 버스에 투수코치가 동승하고 야수조 코치엔 타격 코치가 함께 탄다. 아무래도 선수들만 있는 것 보다는 엄숙(?)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러셀은 야수임에도 불구하고 타자 전용 버스가 아닌 투수 전용 버스에 오른다. 러셀은 내야수고 투타겸업도 아니다. 그런데 왜 투수 버스에 탈까.

이유가 있다. 외인선수 구성을 보면 바로 답이 나온다. 외국인 선수 3명은 일반적으로 투수 2명과 야수 1명으로 구성된다. 한국어가 서툰 러셀만 야수조 버스에 타면 홀로 고립(?)된다. 외인선수의 특급 도우미 박병호가 늘 곁에 있을수도 없다.

그래서 키움 구단은 전통적으로 외인 3명이 늘 같은 버스를 탔다. 외인투수가 많다보니 외인타자가 투수용 버스로 왔다. 통역이 한 명이라는 점도 고려했다. 통역을 반으로 나눠 투수와 타자용 버스로 보낼수도 없었다.

그렇다면 버스내 자리는 어디일까. 국내구단을 보면 대개 선참급 선수들이 앞에 앉고 신인급 선수들은 뒤에 앉는 편이다.

키움의 구단버스는 우등 고속버스처럼 한 줄에 3좌석 구조인데 1인석과 2인석으로 나눠져 있다. 외인선수들은 버스 앞부분의 1인석에 1열로 주욱 앉아서 간다. 앞자리다 보니 버스에 오르자마자 바로 착석할 수 있고 운전석 쪽 창문을 통해 국내 풍경을 즐길 이점도 있다.

그러나 키움 관계자는 “우리 구단은 선후배가 나뉘지 않고 섞여 앉는 편”이라며 “서로 할 말이 있으면 다른 자리로 이동해 수다(?)를 떨면서 가기도 한다”라고 귀띔했다.

선수들에게 구단버스는 매우 중요한 장소다. 밤새 먼거리를 이동하는 원정경기시 침대가 되어야 하며 라커시설이 불편한 구장에선 쉼터 역할도 한다. 선수들이 버스에 머무는 시간이 상당하기 때문에 구단버스의 안락함은 선수 컨디션과 연결된다.

야수 러셀이 투수조 버스에서 외인동료들과 함께 있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말동무가 있는 버스에서 조금이나다 더 편하게 지내라는 배려다. 러셀은 메이저리그(ML)에서 명성을 떨친 선수이지만, KBO리그에선 신입생이기 때문에 버스에서 선배 외인들로부터 여러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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