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고척 이혜진 기자] “하루라도 빨리 오면 좋지만….”

키움의 새 외인 타자 에디슨 러셀(26)이 KBO리그 데뷔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감각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25일 고양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퓨처스(2군) 경기에선 2번 및 유격수로 나서기도 했다. 약 9개월 만에 치른 실전무대였음에도 뜨거운 활약을 선보였다. 3타수 3안타 1타점 3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장타(2루타)가 2개나 나왔으며, 이 가운데 하나는 홈런성 타구에 가까웠다. 수비 또한 5이닝 소화하는 동안 병살타만 2차례 만들어내는 등 안정적이었다.

기대가 커진다. 러셀은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으로, 이름값만 따지면 구단을 거쳐 간 외인 타자 중 가히 최고 수준이다. 현장에서 러셀의 플레이를 직접 본 김치현 키움 단장은 “생각했던 것보다 몸 상태가 훨씬 좋더라”면서 “수비에서도 기본 준비자세가 탄탄했다. 첫 스텝이 경쾌하고 글러브에서 공을 빼는 속도도 빠르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자가 격리 기간 동안 러셀은 스스로 스케줄을 짜고 음식조절까지 같이 했다. 역시 프로구나 싶었다”고 덧붙였다.

기록만 보면 당장 1군에 합류해도 무방할 듯하다. 구단 입장에서도 한 시가 급하다. 실제로 김치현 단장이 의중을 묻기도 했다. 러셀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김치현 단장은 “러셀과 이야기를 나눈 결과 3회 이후 피로감을 느꼈다고 하더라. 계획대로 2군에서 한 경기 더 뛰고 싶다고 요청했다”면서 “부상 방지를 위해서라도 시간을 주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손혁 키움 감독 또한 “시차적응을 했다고 해도 미국에 있을 때와는 바이오리듬이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본인이 생각했던 것을 다 하고 오는 게 맞다. 그래봤자 한 경기 차이다”고 전했다.

러셀의 KBO리그 데뷔전은 예정대로 28일 잠실 두산전이 될 전망이다. 일단 키움은 러셀을 5번 및 유격수로 고려하고 있다. 김치현 단장은 “러셀이 가세하면 당연히 전략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면서 “나아가 우리 선수들의 롤 모델이 돼 주면 좋을 것 같다. 옆에서 배울게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셀도 적극적인 모습으로 팀에 녹아들려 노력 중이다. 훈련을 도와준 스태프들에게 일일이 고마움을 표하고 커피 쿠폰까지 준비했다. 김치현 단장은 ”기본이지만 행하는 선수는 많지 않다. 그런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