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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 블로 & 마크 텐 보쉬: 좋은 퍼즐이란?
[시리즈] 격식 빡빡이 마스터클래스 · 조나단 블로우 논란: 창작과 정치의 관계 · 조나단 블로우 2025년 인터뷰 (1부) · AAA 업계에 대해, 조나단 블로우 2025 인터뷰 (2부) · AI에 대해, 조나단 블로우 2025 인터뷰 (3부) · 업계 문화에 대해, 조나단 블로 2025 인터뷰 (4부) · 게임 만드는 노하우, 조나단 블로 2025 인터뷰 (5부) · 퍼즐 만드는 법, 조너선 블로 2025 인터뷰 (완) · Braid가 비디오 게임 산업을 바꾼 방법 · 죠니 블로우: RTS가 망한 이유 · 존 블로: 제가 좋아하는 게임을 소개합니다 · J-Blow: 비디오 게임의 폭력성에 대해 · 죠나산 블로: 해적판에 대한 생각 · 블로우.J: 인디게임업계는 갈수록 더 힘들어진다 · JB: 인디게임 개발자들에게 해주고싶은 조언 · JB: 비디오게임의 스토리에 관해 털어보자 · 존 블로: 예술의 의미란 무엇인가 · 조니 실버헤드: 언리얼5는 과장되었다 · JB: 게임 디자이너의 역할 · 존나단 블로우: 게임의 설계를 이해하는법 · 존나블로: 걍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어라 · 오오머리 시계루 : 그는 왜 일본 게임을 싫어했는가 · 조나단 블로우: 바이오쇼크의 구조적 모순성 · JB: 형이 게임 창작하는 과정 알려준다 · JB: 비디오게임은 인류 사고의 미래다 · noclip: 존 블로, 인디게임 개발 이전 이야기 · noclip: 존 블로, 게임 디자인 입문기 · noclip: 존 블로의 더 위트니스 이해하기 · 이탈로 칼비노가 게임 개발자에게 끼친 영향 (상) · 이탈로 칼비노가 게임 개발자에게 끼친 영향 (하) · JB: 내가 좋아하는 책들 (여미새주의) · 존 블로우: 순수게임비판.txt · 조나단 블로우: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퍼즐 · JB & 마크 텐 보쉬: 간결함으로 다양함을 만드는 미덕 자, 이제 우리가 게임이 어떤 것인지 전반적으로 파악했다고 가정해 봅시다.게임 메커닉이 무엇인지 알고, 플레이어가 매 순간 무엇을 하는지도 알고 있습니다.그리고 앞서 말한 미덕들을 염두에 두고 다듬어, 그 틀을 강화했습니다.이제 구체적인 상황으로 들어가 봅시다.예를 들어, 제가 지금 자리에 앉아 레벨 디자인을 한다면,어떻게 하면 그 레벨을 좋게 만들 수 있을까요?마크와 저는 모두 퍼즐 게임을 전문적으로 만들고 있고,현재도 퍼즐 게임을 개발하고 있습니다.그래서 사람들이 종종 이렇게 묻습니다.“좋은 퍼즐은 어떻게 설계하나요?”이 질문은 퍼즐에 대해 이야기하기 좋은 출발점이지만,사실 우리가 이야기하는 기법과 미학은 퍼즐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게임에 적용됩니다.제가 믿게 된 것은 이렇습니다.좋은 퍼즐은 ‘어렵게’ 만들려고 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심지어 ‘좋게’ 만들려고 해서 생기는 것도 아니다.다소 역설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저는 이게 진실이라고 생각합니다.좋은 퍼즐을 만드는 방법은 이렇습니다.먼저, 그 상황에서 무엇이 진실인지를 찾습니다.그리고 퍼즐은 그 진실을 드러내는 도구로 사용합니다.그러면 그 결과물은 거의 반드시 흥미로울 수밖에 없습니다.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나중에 설명하겠습니다.이 방법의 핵심은,퍼즐이 난이도에 관한 것도 아니고,플레이어를 위한 어떤 임의의 ‘아하!’ 순간을 억지로 만들어내는 것도 아니라는 점입니다.물론 ‘아하!’ 모먼트는 좋은 요소입니다.하지만 그것이 좋은 이유는,플레이어가 이전에는 몰랐던 무언가를 깨닫게 해주기 때문입니다.즉, 우주에 대한 어떤 ‘진실’을 잠시나마 엿볼 수 있게 하는 것이죠.반대로, 이런 진실을 전달하지 못하는 ‘아하!’ 순간은겉만 번지르르하고 공허하게 느껴집니다.따라서 퍼즐의 목적이 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면,디자이너인 여러분은 그 ‘진실’이 무엇인지 아주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합니다.그리고 그 진실을 깊이 이해해야 합니다.그 후, 그 진실을 중심으로 레벨을 만들되,몬스터나 그래픽, 사운드 효과 등은 넣더라도그 진실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요소는 모두 제거해야 합니다.예를 들어, 제가 Braid를 만들 때멋진 레벨이 하나 있다고 합시다.그 레벨에 몬스터가 몇 마리 있었는데“레벨에 몬스터를 하나만 두면 도전이 안 되잖아.”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불필요한 요소를 없앨수록게임이 점점 더 좋아졌습니다.마크 텐 보쉬:VVVVVV의 예를 다시 들어보겠습니다.거기엔 막다른 길이 하나 있었습니다.그게 재미있었던 이유는,그 상황에서 막다른 길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재미있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그런데 만약 이 상황에 막다른 길이 잔뜩 있었다면 어떨까요?아마 이 상황에서 얻을 수 있는 흥미를 전혀 더해주지 못했을 겁니다.바로 이런 경우가 우리가 말하는 ‘임의적(arbitrary)’ 요소입니다.이런 것들을 제거함으로써,우리는 그 상황에서 진짜로 흥미로운 부분만 남길 수 있습니다.그렇다면 이제,우리가 플레이어에게 무엇을 알게 하고 싶은지 정했다면,어떻게 해야 플레이어가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도록 만들 수 있을까요?플레이어는 퍼즐을 풀기 위해 여러 번 시도합니다.그 시도는 무작위 추측일 수도 있고,좀 더 계획적으로 고민한 과정일 수도 있습니다.하지만 퍼즐을 브루트 포스로 풀 수 있도록 놔두면 안 됩니다.왜냐하면, 우리는 플레이어가 퍼즐의 의도를 이해하길 원하고,그저 우연히 풀어버리면 그 의도를 전혀 알지 못한 채 지나가 버리기 때문입니다.물론 어떤 퍼즐은 너무 단순해서,임의적인 요소를 전부 제거하더라도 여전히 흥미로운 지점이 남아 있게 됩니다.이 경우에는, 퍼즐을 브루트 포스로 풀 수 없게 만들면서도불필요한 요소는 모두 제거하는 방법이 존재합니다.예를 들어, Braid의 ‘열쇠와 문’ 퍼즐의 경우,퍼즐이 거의 우연으로 풀릴 수 있어도 괜찮습니다.왜냐하면 같은 개념을 다루는 다른 퍼즐들이 나중에 다시 등장하기 때문입니다.이렇게 해서 플레이어는 퍼즐의 해법을 찾는 과정에서머릿속에 정보를 점점 쌓아 나가게 됩니다.각 시도마다 다른 사실을 발견하고, 이해 수준이 점차 높아집니다.이해가 충분히 높아졌을 때, 비로소 해법을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이죠.이 과정이 중요한 이유는,우리가 전달하려는 ‘진실’ 자체보다도그 진실 주변의 탐색 공간이 더 가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우리가 노리는 건 단 하나의 점이 아니라,그 점을 둘러싼 흐릿하지만 의미 있는 영역 전체입니다.JB:지금까지 “플레이어가 반드시 이해하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지만,사실 100% 그렇게 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정확히 말하자면,“플레이어가 반드시 이해하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그리고 그 능력을 사용해, 게임의 일부에서는 반드시 이해하게 만들되,다른 일부에서는 미묘함(subtlety)을 허용하는 것이 좋습니다.저는 개인적으로,모든 플레이어가 이해할 수 있는 요소를 넣을 수 있는 상태에 도달한 뒤,다시 일부 요소를 은근하게 만들어서,유난히 주의 깊거나 해당 주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만 알아차리게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다시 강조하자면,우리가 이야기하는 접근법은 일반적인 퍼즐 게임과 다릅니다.일반적인 퍼즐 게임은 대개 임의적인 도전 과제의 해법을 이해시키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하지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은,게임 밖에서도 그 자체로 가치 있는 무언가를 이해하게 만드는 것입니다.퍼즐을 더 흥미롭게 만드는 또 다른 방법은,아이디어의 계층(hierarchy)을 쌓아 올리는 것입니다.이미 개별 퍼즐마다 강력한 아이디어를 담아야 한다고 말했지만,여러 퍼즐을 연속된 패턴으로 배열하면,플레이어는 점차 놀라움을 느끼며,그 시퀀스가 무엇을 향하고 있는지에 대한 깊은 이해를 쌓아갈 수 있습니다.사실 이런 일은 게임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주 일어납니다.예를 들어,새로운 메커닉을 처음 소개할 때는 쉬운 퍼즐을 주고,그다음 조금 더 복잡한 퍼즐,그다음에는 더 복잡한 퍼즐로 이어가는 식입니다.이런 과정 속에서, 예를 들어 처음에는“상자를 하나 옮겨 절벽 위로 올라가는” 퍼즐을 주고,그다음에는“상자 세 개를 특정 순서대로 옮겨야만 절벽 위로 갈 수 있는” 퍼즐을 주는 식으로플레이어를 점차 성장시키게 됩니다.앞서 저는 The Witness에 있는,한 공간을 다른 공간과 분리하는 퍼즐 유형에 대해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여기서 죄송한 점은, 격자가 화면에서 조금 흐릿하게 보이지만 모든 퍼즐에 격자가 있다는 것입니다.이 퍼즐들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학습·훈련 시퀀스이기도 하지만,동시에 완전히 병렬적이지 않은 다른 주제들에 관한 대화이기도 합니다.이제 그 과정을 설명드리겠습니다.첫 번째 퍼즐에서 플레이어는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조차 아직 잘 모릅니다.그래서 아주 단순하게 만들었습니다.가능한 해법은 네 가지뿐이고, 그중 두 개가 정답입니다.즉, 여기서는 브루트 포스로도 풀 수 있습니다.그 이유는,출구가 오른쪽 위처럼 이렇게 돌출된 형태로 있다는 사실을 플레이어에게 알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도형을 어떻게 ‘둘러가느냐’가 영향을 준다는 점입니다.예를 들어, 이 버전에서는 흰 돌 무리를 시계 방향으로 감싼 뒤 오른쪽 위 출구로 나갑니다.하지만 출구가 왼쪽에 있을 때, 같은 방향으로 돌을 감싸면 자기 선에 막혀서 출구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선은 자기 자신을 교차할 수 없기 때문)그러면 플레이어는 “어, 이거 어떻게 해야 하지?” 하게 되고,곧 “아, 이 방향으로 가면 되네.”라는 해법을 깨닫게 됩니다.이건 하나의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입니다.이번에는 다른 위치에 출구를 배치했습니다.그리고 출구가 다른 쪽에 있기 때문에,둘러가는 방향이 반대가 되어야 함을 플레이어가 깨닫게 됩니다.그다음 퍼즐은 종종 플레이어를 멈추게 하는 난관이 됩니다.왜냐하면, 한쪽 방향으로 선을 그리기 시작하면 금세 출구가 막혀버리고,다른 방향으로 그려도 조금 늦게 막힐 뿐 여전히 출구에 도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이때 플레이어는 “아, 빈칸을 중간에 지나가야 하는구나.”라는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즉,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대화가 담겨 있습니다.“우리는 방금까지 같은 형태의 패턴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이제 그 패턴을 깨야 한다.”이건 단순히 메커닉을 훈련하는 것과는 다른 접근이며,이런 방식을 통해 퍼즐 주변에 매우 흥미로운 상위 구조를 쌓을 수 있습니다.마크 텐 보쉬:또, 우리가 여러 번 이야기했듯이,이 철학의 일부는 임의적이라고 느껴지는 요소를 모두 제거하는 것입니다.여기에는 퍼즐 풀이 과정에서의 불필요한 단계도 포함됩니다.퍼즐에서 불필요한 단계를 제거하면,풀이에 필요한 단계 수가 매우 작아지고,그렇게 되면 퍼즐의 실행 과정은 훨씬 직관적이 됩니다.결국 퍼즐은 실행 능력이 아니라공간에 대한 이해를 묻는 순수한 경험이 됩니다.퍼즐을 설계할 때는 단계 수를 줄이는 것과브루트 포스 풀이를 막는 것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즉, 플레이어가 아무렇게나 시도해서 우연히 정답을 맞출 확률이 낮아야 하죠.이 두 요소를 잘 조율하면 더 좋은 퍼즐이 만들어집니다.이 접근은 플레이어가 퍼즐을 마주했을 때 공정하게 느끼게 만듭니다.왜냐하면, 플레이어가 “디자이너의 의도를 읽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마치 자연의 법칙을 이해하려고 하는 것처럼 느끼기 때문입니다.JB:저 같은 디자이너에게도 이건 큰 위안이 됩니다.예전에는 좋은 게임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해야 하고,그렇지 않으면 게임이 형편없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그런데 만약 단지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게임을 제작했는데재미가 없게 나오면, 실패죠.심지어 돈을 벌려고 만든 게임이 돈도 못 벌면 최악이구요보통 그런 게임은 흥미로운 구석도 없죠하지만 우리가 이야기한 방식대로,게임 안에 어떤 진실을 담는다면,다른 디자인 기술이 부족하더라도 게임은 여전히 가치가 있습니다.플레이어가 이해하기 쉽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거나,플레이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어렵거나,여러 판단이 잘못되었더라도 말입니다.그 진실이 게임 안에 존재하기만 하면,일부 플레이어는 그것을 발견하고 의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이 점이 제 디자인 과정에서 저를 편안하게 해줍니다.마크 텐 보쉬:결론적으로, 우리는 게임을 만들 때 우주를 향한 여러 개의 렌즈를 들이대는 셈입니다.무엇이 있는지 관찰하고, 그것을 탐구하는 것이죠.이건 수학과 마찬가지로, 세상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도구라고 생각합니다.감사합니다.-----------------------------------------------마크 텐 보쉬의 미에가쿠레4D Toys도 많관부
작성자 : ㅇㅇ고정닉
진지빨고 쓰는 레데리 시리즈174 - 아서의 모자에 관한 아쉬운 연출 편
https://youtu.be/-5SwWgO9V0YBGM: <라이온 킹> OST- Simba vs Scar(The Final Showdown)그간 <레드 데드 리뎀션> 시리즈를 플레이하면서, 필자 개인이 느끼기에 정말 아쉽게 느껴지는 연출들이 몇 있는데, 가령 '존 마스턴'이 2편 에필로그의 중간보스 격인 래러미 갱단의 보스 '래러미'를 손수 처형하는 위 장면이 그중 하나임.보다시피 저 포즈는 <레드 데드 리뎀션> 1편 포스터에서 보여준 존의 그 유명한 시그니처 포즈임. 근데 그걸 2편 에필로그에서, 어디까지나 중간보스 격 위치에 불과한 래러미 갱단 보스 따위를 잡을 때 소모성으로 써버렸다? 이건 팬서비스 성격의 이스터에그 연출인 것을 감안해도, 솔직히 엄청 아깝고, 허무하게 낭비한 상징이 아닐 수 없음.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재현된 존의 저 포즈가, 한때 미 전역을 공포에 휩싸이게 했던 전국구 총잡이였던 자신의 과거와 정체를 숨긴 채, 남의 목장에 잡부로 들어가 연신 굽실거리면서 얌전히 소똥이나 푸던 존이, 점점 다시 무법자의 본능이 꿈틀대는 자신을 마주하며 총잡이로 각성해 가는 전조 단계로서, '존은 이래저래 결국 총을 들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무거운 감정선 연출이 들어간 것임을 감안했을 때, 이건 너무나도 상징적인 포즈라서, 단순 팬서비스 용도로 쓰기엔 낭비가 큼. 즉 의도는 알겠지만, 그 타이밍이 너무 아쉬웠다 이 말임. 락스타 게임즈가 자기네들이 만든 상징성을 너무 가볍게 소비해버린 느낌이랄까.차라리 중간보스에 불과한 래러미 말고, 최종보스인 마이카와의 결전에서 더치의 기습 총격으로 치명상을 입은 마이카에게, 존이 재차 마무리 일격을 가해 끝장을 낸다는 느낌으로 해당 연출을 써먹었더라면, 훨씬 더 임팩트 있고 엔딩의 여운도 길게 남았을지도 모르겠음. 그도 그럴 게, 마이카에 대한 복수는 곧 아서의 유지를 잇는 존(플레이어)에게 있어 의무나 다름없는, 최후의 난관이자 자격 시험대와도 같은 막중한 상징성을 지닌 존재이기 때문에, 필자는 그 마이카를 처형하는 순간에 해당 연출을 쓰는 것이야말로 서사의 클라이맥스로서 더할나위 없이 적합한 순간이라 생각함.나아가 필자가 이보다 더욱 아깝다고 생각하는, 가장 아쉬운 장면을 꼽아보자면 아래와 같음. 이른바 '상징적인 연출의 조기성 소모'라는 점에서, 사실 여기서부터가 진짜 본론임.이전에 '모자의 상징성 편'에서도 장황하게 썼듯이, 아서의 모자는 곧 그의 긍지와 삶, 철학, 신념 등을 머금은 일종의 분신이자 유산임. 따라서 자신의 마지막을 직감한 순간, 유언과 함께 그걸 자신이 인정한 존에게 넘기는 건, 왕관을 승계하는 것과 같은 전통적인 서부극 서사의 계승 의식임.따라서 존이 아서의 모자를 계속 쓴다는 것 자체가, '존은 아서의 유지를 이해하고, 그 유산을 존중하며 살아가려 노력했구나', 또 '아서의 죽음은 존이라는 사람을 바꾸는 데 성공했구나', 따라서 '아서의 희생은 결코 헛되지 않은 무척이나 값진 것이었구나'를 플레이어들에게 두루 체감하게 하는 가장 상징적인 요소라 할 수 있음.그런데 에필로그에서 존이 아서의 모자 대신 '뜬금없이' 1편 시절 자신의 모자(존의 카우보이 모자)를 쓰는 모습에서, 아마 필자를 포함한 플레이어들은 다들 "아니, 네가 그래버리면 아서는 뭐가 되는데?" 하는 이루 형언할 수 없는 묘한 배신감을 느꼈을 것임. 본편 내내 아서의 서사에 깊게 몰입하며 그의 희생에 공감하고, 그 희생을 기리기 위해 유산으로 남겨진 존에 대한 책임감을 느낀 플레이어들의 입장에서는, 이게 아서의 존재를 부정하는 장면으로 읽힐 수밖에 없음.물론 락스타 게임즈 입장에서는, 에필로그 어느 시점에서 존을 다시 1편 시절의 옛 모습으로 되돌려야 하긴 함. 그래야 2편이 1편의 프리퀄로서 시간대의 정합성이 유지되니까.(2편 에필로그의 배경연도는 1907년, 1편의 배경연도는 그로부터 4년 뒤인 1911년.)하지만 필자 개인의 견해로는 이왕이면, 해당 연출을 '고작' 은행 대출을 받으러 길을 나설 때 쓸 게 아니라, 이 역시도 래러미 처형 연출과 마찬가지로, 존이 마이카와의 최종결전 끝에 극적으로 승리하며 아서의 미완의 복수를 모두 끝마치고 난 뒤, 아서의 무덤에 방문해서 아서의 모자를 묘비에 걸어두고, 그 이후에 자신의 모자를 쓰며 1편 모습으로 회귀하는 식으로 처리했더라면, 즉 아서의 정신을 이어받되, 이제는 나만의 길을 가겠다는 존의 변화, 이른바 '계승'에서 '자립'으로 넘어가는 성숙 과정을 보다 더 자연스럽게, 플레이어들에게는 아서의 유지가 존중받은 느낌을 주면서도, 프리퀄인 2편과 시퀄인 1편 간의 시간적 정합성도 훨씬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었을 텐데, 개인적으로 이게 너무 아쉬움.필자가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가족의 보금자리를 손수 마련하기 위해 은행 대출을 받으러 시내로 가는 장면에서 존을 옛 모습으로 회귀시키는 건 맥락이 다소 빈약한데, 물론 이 장면은 백번 양보해서 겉보기엔 좀 평범해 보일지라도, 한편으로는 '무법자 생활을 청산하고 가족을 위한 안정된 삶에만 매진하겠다는 존의 열망'을 강조하려는 의도였을 수는 있겠음. 다만 문제는 연출 톤이 뭔가 의미심장하고 극적인 전환이 아니라 너무 평온하고 일상적이라, 그 의도가 플레이어들의 감정적 괴리를 이기진 못함. 이 탓에 플레이어들은 걍 '아, 1편 시절 복장으로 갈아입었구나ㅇㅇ' 싶은 무미건조한 감상만이 들 뿐이고, 감정적으로는 아서의 유지가 갑자기 뚝 단절된 것마냥 이질적으로 느껴짐.이번 시간에 내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임. 우리는 대개 이성적으로 이해하는 것보다, 감성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상징의 힘에 훨씬 더 예민함. 특히 <레드 데드 리뎀션> 시리즈처럼 서사 중심, 캐릭터 중심의 게임에선 더더욱. 때문에 이런 몰입형 게임에선 사소한 장비나 복장조차 캐릭터의 정체성과 감정을 전달하는 무게를 지니고, 그중에서도 모자는 상기한 바 서부극 장르에서 그 캐릭터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핵심 요소 그 자체임.다들 알다시피, 락스타 게임즈는 서사 연출에 있어서, 거의 강박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주는 걸로 유명하고, 사소한 연출 하나에도 다 의미를 꽉꽉 눌러담는 회사임. 고로 이번 편에서 필자가 지적한 부분들에서 락스타 게임즈가 조금만 더 신경썼다면 훨씬 좋은 만듦새가 될 수 있었을 텐데, 개인적으로 너무 아쉬운 부분임. 자, 다들 긴글 읽느라고 수고 많았고, 그럼 다음 시간에도 또 재밌는 주제로 찾아오도록 할게. 또 보자 게이들아!
작성자 : badassbilly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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