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린이 된 지 한 달 됐어 형들ㅋㅋ (장문 주의)

ㅇㅇ · 2021.05.01 11:05:21

주린이가 되기까지 대충 회상해보자면

재수하고 대학에 들어갔는데 ㅈ망함

그래서 돈이라도 벌어야지 하고 전화기 들어감

다들 전화기 취업 개꿀임 그러던데

정작 내가 물리에 이렇게까지 재능이 없을 줄은 몰랐음

수업 결석 없고 과제 안 빼먹고 시험 다 응시하고

D+ 받은 내가 레전드임

교수가 종강 때 나 따로 불러서 한숨 쉬더니

넌 이 길은 아닌 것 같다고

전과나 차라리 수능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해봐라

교육자로 이런 말은 좀 아닌데

나는 네가 이쪽 계열 자체에 재능이 없다고 본다

나도 한 학기를 말 그대로 헛된 고생 투성이로 보냈고

추리닝이랑 슬리퍼 금지라던가

생각치 못한 군기 투성이에 질겁했어서 뛰쳐나옴

문제는 그 다음 준비 수능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함

시험 일주일 전에 각혈하고 실려갔는데

일단 39도 고열 상태인 게 3일간 열이 안 내려갔음

그 다음해에 작년 공부한 시간도 있어서 다시 응시했는데

몸상태 이미 개복치라 허구한 날 링거 맞고 보냄 ㅈ망

ㅅㅂ 재입학 각인가 망연자실하고 있는데

갑자기 호흡에 이상이 생겨서 실려가고 수술함

여담인데 문병한 어머니가

내 슬리퍼 신고 나가신 상태에서 진료보라고 호출 와서

하이힐 급은 아니지만 힐 있는 구두냐 인간의 존엄성이냐

진퇴양난의 순간도 왔었다

대충 퇴원하고 요양이랍시고 무기력하게 지내다가

갑자기 한 번도 경험 못한 고통이 엄습해옴

요로결석 생김 ㅅㅂ

난 이 경험으로 요로결석 경험자를 다시 봄

보통 입원~수술에서의 고통이라는 건

수면 마취 후 몰려오는 아픔 + 덤으로 그 ㅈ같은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ㅅㅂㅅㅂ 아 이 수술 왜 했지 좀 불편하게 살면 안 됐나 했다면

요로결석은 그냥 생사를 넘나듬. 그냥 사고가 불가능하고 고통 투성이임

스틱스 강에서 카론 할배 영접하고 왔는데

동전 없어서 현실로 돌아온 게 아닐까 싶을 정도

삼도천이 그냥 나온 단어는 아니더라

응급실에서도 진통제 하나로도 감당이 안 돼서 두 방 맞고 기절함

그리고 수술 후 촬영했던 CT에서

종양이 발견되는 걸로 화려하게 피날레를 장식함

그렇게 한 해를 거의 반 송장으로 날리고

그냥 무직 백수로 2022년을 맞이함

경제적인 활동을 해보려고 해도 일단 경력이 없고

(결과는 없는데 수험 생활 투성이였으니) 몸이 개복치라 아웃

참고로 올해 초에는 하루 2-3천 보 걸으면 3일은 앓아누웠음

그렇게 커뮤니티 구경만 하고 무기력해서 게임조차 못하고 뒹굴거림

작년에 저 사태로 앞 자리수가 -3이 됐는데

일단 체중 감량은 소원이었는데 이런 걸 원한 건 아니었다...

게임은 커녕 식사도 고역이었음 그냥 휴대폰 붙잡는 게 최대

앞이 개 길었네 ㅈㅅ 암튼 그러다가 근근웹에 말딸 뉴스 떴더라?

그거보고 아 이건 각이다 하고 없는 돈 탈탈 털고 처음 주식 입문함

매수 마도 시장가 ㄹㅇ 1도 모르겠더라 주갤럼들 천재 투성이인듯

주택 청약은 그래도 그냥 냅뒀다 그게 내 전재산이라...

ㄹㅇ 푼돈 모으고 어차피 하지도 못하는 게임 타이틀 정리해서

소박하게 카카오... 게임즈 10주 정도... 샀음

카뱅으로 연동한 거라서 한투였고 같이 미니스탁도 하게 돼서

남은 돈은 엔비디아로 소숫점 수준으로 주섬주섬 했음

갖고싶었던 노트북 필수 조건 글카가 지포스라서...

주식에 대해서는 진짜 아무 것도 몰랐고 지금도 모름

이번에 에스케이... 그건 또 뭐야

그거 어머니가 막 해야한다고 해서 어쩌다보니 한투도 있어서

신청하라고 돈까지 송금하셔서 뭔지도 모르고 일단 신청함

그 와중에 10만원 어쩌고 해서

아 10만원 정도면 신청 되는 거구나하고(바보)

신청 첫날에 그정도 돈이면 내 선에서 가능하니까

따로 돈 보내줄 필요없다고 했다가

당연히 신청 불가능했고 퇴근한 어머니가 조져주심ㅋㅋ

그 다음날 송금하면서 반드시 신청하라고 협박(?)하고 출근하심

다행히 신청은 무사히 했고 기억 속에서 잊혀졌음

그러다 오늘 처자고 있는데 갑자기 카톡 확인을 해보ㄱ라고 깨우셨음

당연히(...) 연락 따위 없는데 뭐지 하고 있었는데

또다시 한투앱을 켜라고 그러시더라

그리고 켰더니 이렇게 나왔음

viewimage.php?id=23b8df35f1dd3bad&no=24b0d769e1d32ca73dec81fa11d028314d3faebecfec25ed6aa778bc785ef3147ca9963eba56f59ecadb0f006ce05825cadae93c87d3ca2508ffbcf8d2144acc25ce06785f81c02300a01547ea6f18b17f5b

나는 뭐 이건 또 뭐야 하고 있는데

어머니가 박수 치면서 막 좋아하시는 거ㅇㅇ

그러시더니 갑자기 하이파이브 하시더니

푹 자라고 말하시고 출근하시더라

다시 자기도 애매해져서 글 끄적거렸는데 좀 많이 길어졌네 ㅈㅅㅈㅅ

솔직히 가진 것도 뭐도 없어서

경제적 활동 하면서 자산 관리 열심히 하고 있는

주갤럼들이 보기에도 그냥 주린이애오 응애애오 수준이긴 한데ㅋㅋ

그냥 말 그대로 아무 것도 못하다가 뭐라도 하게 되고

또 오늘 거 나름 해내서? (라지만 80프로 확률이었던...)

마음이 좀 두근두근 하더라

이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개념글에 은근 올라오던 대학 관련 글이 떠오르더라

사실 오늘이 수능 디데이 201일이야

나름 수능 응시 마지노선이 200일이었는데

어쩌다보니 운명처럼 그 전날이 이런 오늘이더라ㅋㅋ

수능 준비에 적어도 200일은 필요할 것 같았거든

시간으로도, 심적 여유 관련으로도

나때는 부심은 아닌데 미적 기벡 확통 트리플 당연했던 게

지금은 선택이여서 올 개꿀 한 것도 있었고

(그러나 실력은 리셋되고 공부 관련 모든 것들이 증발됨)

기벡과 과탐을 못하고 국어랑 영어는 자신 있던 이과생(...)이라서

이번 문이과 통합도 나한테는 ㄹㅇ 절 받으십쇼 하는 상황이기도 했고

정작 내가 입원 수술 요양 개복치화 기간이 좀 많이 길어서

이래저래 녹슬고 무기력한 상태여서 시작도 못... 안하고 있었지만

그동안 어영부영하긴 했는데 스터디 카페 준비하고 가려고!

안그래도 6월 모의고사 신청...도 했고...

적어도 점수도 점수인데 시험 끝날 때까지 버틸 수는 있어야겠고!

혼자서 원맨쇼... 하고 있기는 한데... 답정너 급으로...

아무래도 생계, 재산, 경제적 활동 관련으로 중요한 존재여서인지

나아름 주갤럼들이 인생 사는 거에

현실적으로, 진지한 면모를 보여줘서

나도 이렇게 마음을 다잡을 수 있던 거 같아 고마워:)

물론 파란색 앞에서는 모두가 웃음벨인 건 넘어가고...

나중에 말딸 퍼블리싱 한 거 어플 예약 떠서

빨간색 훅 올라갔으면 좋겠다ㅋㅋ

그때까지 푼돈 모아서 또 1주 1주 주섬주섬 모으고...

마무리를 어떻게 지어야할지 모르겠네...

음 여기까지 읽어줘서 고맙고 수고했고ㅠㅠ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 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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