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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탄도시

ㅇㅇ(112.221) 2024.06.29 16:06:48
조회 136 추천 1 댓글 0

대기업 중견간부 46세 김퐁퐁씨


그는 현재 구치소에서 강간미수죄로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그런 그에게 날라온 이혼서류


아내는 경찰서로 가는 날부터 더럽다는 눈길로 처다보기 시작했으며 조사가 시작되고 경찰이 잠정 유죄로 결정짓고 구속하자


그날부터 구치소 면회도 오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이 꿈만 같았다. 


일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그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과거를 곱씹어본다. 




전라도 담양군 고서면의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찢어지게 가난하던 어린 시절 아버지는 무슨 안좋은 일이 생길때마다 나라탓을 하고 전두환탓을 했다. 


장마피해가 들어도 전두환탓, 가뭄이 들어도 전두환탓, 가격이 폭락해도 전두환탓


그런 어린시절을 보낸 그에게 전두환은 사탄보다 더한 악마였다. 


전두환이 재판정에 서는 날 온 동네 사람들이 소를 잡고 잔치국수를 말아 먹던 기억이 뚜렷하다. 그때가 아마 가장 행복했던 성장시절 기억이었다. 


못먹던 소고기에 학교에서 그 무섭던 선생님들이 싱글벙글 웃으며 나라에 큰 경사라도 생긴양 수업을 하고 찹쌀떡도 돌렸다. 


다행히 집은 가난했지만 공부를 잘해서 성균관대를 갈 수 있었다. 가난한 집을 부양해야했기에 열심히 공부해서 성공하는게 꿈이었다. 


하늘이 도운 탓인지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게 곰보투성이의 얼굴, 작은 키, 까만 피부 등 여자와 어울릴 수 없는 천연적 환경이 그에게 있었다. 


중고딩때도 여자냄새도 못 맡아봤고 대학가서도 소개팅 나가봐야 차였기때문에 그에겐 공부밖에 할 일이 없었다. 


부모님은 항상 나중에 돈 많이 벌면 여자는 저절로 붙는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시곤 했다. 


IMF시즌이라 대학졸업후에도 취직이 어렵다는 말들을 선배들에게 듣고 더 열심히 공부를 했다. 그리고 그 결과 그는 삼성에 입사하게 되었다. 


삼성 현대같은 대기업을 항상 저주하시던 부모님이 막상 삼성에 합격했다는 말을 듣자 눈물흘리며 기뻐하시던 모습에 뭔가 묘한 감정을 느끼긴 했으나


동네 어르신들까지 축하해주는 걸 보며 그 감정은 바로 휘발되어 날아가버렸다. 


입사 후에도 그는 한눈팔지 않고 일만 열심히 했다. 급여는 꼬박꼬박 모아 저축했으며 술, 담배도 하지 않고 유흥조차 하지 않았다.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면 그냥 일밖에 한 게 없는 삶이었다. 


화성에 삼성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고 그는 팀장 진급과 동시에 동탄으로 발령을 받아 옮기게 되었다.  그간 모은 돈과 대출를 받아 동탄 신도시의 아파트를 분양받아


생애 최초의 자기 집을 마련했다. 


삼성에 다닌다니 중매자리는 많이 들어왔지만 맞선 후에도 여전히 까이기만 했다. 사진은 포토샵으로 곰보자국과 피부를 가릴 수 있지만 


실제 만남에서는 그 모든 걸 숨길 수가 없었기때문이었다. 


26번째 맞선. 지금도 기억이 난다. 


어느 늘씬한 미녀가 카페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저런 미녀 손만 잡아봐도 행복하겠다는 상상을 하고 있는데 그 미녀가 내 쪽으로 걸어오는거였다. 


그의 인생에서 가슴두근거리는 순간이 몇 있었는데 그 중의 하나가 그때였다. 


얼굴을 보면 인상이 굳어지는 다른 맞선녀와 달리 그녀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실례지만 김퐁퐁씨 맞으시죠? 묻는 거였다. 


이렇게 만남이 시작되고 그녀는 마치 본인이 열심히 살아온 인생의 보답이라는 느낌을 줄 정도로 행복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런 미녀가 33세가 되도록 미혼이라는게 믿을 수가 없었지만 어쨌든 그에게 하늘이 준 상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거기다 그녀는 자기가 바라던 이상형이라며 빨리 결혼식을 올리자고 재촉하기도 했다. 


결혼식에서 유난히 많은 그녀의 남자 대학친구들을 보며 확실히 이쁘니까 남자들이 많다고 생각하며 일종의 쟁취감같은 걸 느끼며 뿌듯해했다. 


그들의 그를 보는 묘한 시선들조차 부러움의 시선으로 간주했다. 


그리고 잠자리에서 너무도 능숙한 그녀의 스킬에 살짝 이상한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요즘 세상에 처녀가 어딨겠냐고 생각하며 굳이 첫사랑같은 걸 


묻는 찌질한 남자가 되지 않기로 했다. 


남자의 성감대가 어디인지 환히 아는 그녀의 스킬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고 행복한 밤을 보낸 다음날 아침에 그녀는 아파트 공동명의, 급여통장 비번


등등을 말했고 그녀의 바램대로 그는 다 해줬다.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고 아침 출근을 하고 초과근무을 해도 밤샘근무를 해도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게 행복했다. 


결혼한지 9달만에 출산한 애기도 그에겐 살짝 의심이 들었지만 병원의사선생님이 그럴 수도 있다는 말에 바로 납득이 되어버렸고 


커가면서 점점 자신과 와이프를 별로 닮은 거 같지 않았지만 어쨌든 자기 눈엔 너무도 이쁜 딸이었다. 


결혼 전에는 급여를 받으면 받는대로 통장의 저축액이 늘어났지만 결혼 후에는 이상하게 통장의 잔고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돈문제로 와이프에게 잔소리하는 찌질한 남자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와이프가 명품 사서 행복하면 그 뿐이지 뭐. 


출산 후에는 와이프가 애기 방에 가서 자는 일이 많아졌고 그와의 잠자리는 당연히 월례 행사가 되어버렸다. 


결혼때는 그렇게 뽕가게 해주더니 지금은 거의 나무토막에 혼자 문지르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짐승처럼 그런 불만을 이야기하는 째째한 남자가 되기는 싫었다. 



그 날도 사건의 발단은 와이프 때문이었다. 


최근 부쩍 모임이 많아진 와이프. 집에서 살림만 하는 전업주부가 모임이 많다는게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워낙 주변에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그런거려니 했지만 늦도록 술냄새를 풍기며 들어오는 와이프가 꺼림칙한건 어쩔 수 없었다. 


어느날 세탁기에 빨래를 넣으러 갔다가 와이프의 속옷이 눈에 들어왔다. 월례행사가 된 잠자리에 성적불만이 쌓인 터라 


행복했던 신혼때를 생각하며 아무 생각없이 와이프의 팬티를 집어들었다. 근데 훅 들어오는 정액냄새


분명 정액냄새였다. 


가만...내가 잠자리 한 게 벌써 20일전인데 와이프가 팬티를 20일동안 입었을 리는 없잖아. 불현듯 그간의 와이프의 모든 행동이 수상쩍게 


여겨졌고 불안감이 엄습했다. 아냐 아냐 그럴 리가 없어


그 날 또 늦을거라는 와이프의 전화에 어디냐고 물어봤다. **카페라고 했다. 


그는 택시를 타고 몰래 **카페로 가기로 했다. 


카페에서 발각되지 않으려고 일부러 한 블럭 떨어진 거리에서 내려서 걸어가던 중 갑자기 비참한 생각이 들었다.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자괴감에 그는 다시 집으로 가기로 하고 발길을 돌리고 소변이 마려워 인근 빌딩의 화장실을 찾아 들어갔다. 


술집이 있는 건물이라 화장실 앞에선 술취해서 몸을 못 가누는 아가씨가 그가 계단을 올라가는 순간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굴러떨어지는 거였다. 


놀란 그는 쓰러진 그녀에게 다가가 괜찮냐고 물었고 쓰러져서 못 일어나며 아아 소리만 내는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넘어지면서 그녀의 얇은 웃옷단추가 떨어져나가며 가슴이 살짝 드러났다. 그는 옷을 위로 올리며 그녀를 바로 세울려고 했고 그 순간 그의 등 뒤에서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렸다. 


목격자의 증언과 그가 계단에서 밀었다는 피해자의 증언의 일관성이 받아들여져 그는 순식간에 강간미수범이 되었다. 



이 모든게 정말 믿기지 않는 영화 같았다. 


그는 구치소 천장을 쳐다보며 한 마디 말을 뇌까렸다. 


"으메 슨상님 계실 적엔 이러지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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