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공모주 상장 첫날엔 변동성완화장치(VI)가 발동되지 않을 예정이다. 상장 첫 날 지나친 VI 발동에 주식이 외려 제 가격을 찾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는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신규상장되는 종목에 대해 상장일 하루 동안 VI 발동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규정 개정을 예고했다. 이전상장종목은 해당되지 않는다. 개정안은 다음달 1일 시행될 예정이다.

VI란 개별종목 주가의 급격한 변동을 막는 안전장치다. 주가가급변하면 VI가 발동되는데, 이 경우 호가 경쟁에 따른 일반매매는 정지되고 2~10분간 단일가매매(일정시간 동안 주문을 모아 한 번에 하나의가격으로 체결하는 방식)로 전환된다. 비정상적 과열 현상을 완화시키고 주문 실수를 막기 위한 장치다.

거래소는 상장 당일날지나친 VI 발동이 외려 공모주의 적정가격 발견을 방해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신규상장종목은 상장 첫날 워낙 변동폭이 심해서 VI가 해지되자마자 몇 분 내에 다시 VI가 발동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VI 때문에 10분 동안 정작 거래는 2분 밖에되지 않는 사태가 적지 않아 VI 발동이 오히려 적정가격을 찾아가는 데 방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이번 규정 개정으로 신규 상장종목이 빠른 시간 안에 적정가격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공모가는 투자자의 청약을 이끌어내기 위해 비교적 저렴하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공모가 자체엔 시장가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가는 투자자에게 청약의 필요성을 어필하기 위해 웬만하면 시장가격보다 낮춰서 책정한다"며 "VI는 시장의 흥분을 가라앉히는 역할을 하는 장치인데 상장 당일 주가가 급등하는 건 단순히 투자자들이 흥분한 결과라기 보다는 원래 가격을 찾아가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상장 당일 VI 발동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