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니 워커 블랙 3  : 물 1
아주 훌륭한 비율로 아주 훌륭한 온도인 상온으로 귀한 음료를 마신다.
처음 대학을 들어가던 날 나는 꿈을 이룰 줄 알았다.
대학을 졸업하던 날 나는 꿈을 이룰 줄 알았다.
백수로 꿈을 준비하던 날 나는 정규직일 줄 알았다.
그땐 몰랐지 내가 이럴 줄
같이 술 마신 오늘의 내 술 친구 하나는 정년퇴직을 눈앞에 두고 있고
하나는 정규직이다. 하나는 꿈많은 대학생이고
코로나로 10시에 헤어지고 나니 결국 내 남은 친구는 조니 워커 블랙 뿐이다.
내년은 정규직일까?
내후년에도 이 일을 계속할까?
미래도 모르겠고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지도 모르겠다.
답을 알고 싶어서 술을 찾는다. 변명을 대고 싶어 술을 찾는다.
오늘 조니 워커 블랙과 함께 남은 시간을 취하고 자면
내일은 흐리멍텅한 뇌와 함께 고민없이 일상을 보내겠지.
그래도 내 친구는 지금 나와 있어주는 조니 워커 블랙 뿐이다.
그래 내일도 KEEP WALK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