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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붕이의 홋카이도 도동 뚜벅이-3일차 (오비히로)
北勝을 다 비우고 다음날 맞이한 아침 아직도 北勝의 읽는 법이 키타카츠인지 홋쇼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저게 네무로의 토속주인건 알아냈다 뭐 맛만 좋으면 그만 아침은 호텔조식으로 해결했는데 요 카레가 존맛탱이었다 첫 일정은 오비히로농업고등학교 이게 뭔데 씹덕아하면 은수저라는 만화의 배경 에조노의 실제 모티브가 된 곳이다 어릴때부터 은수저를 존나 재밌게 봤기 때문에 오비히로는 사실 에조노를 위해 온 것이나 마찬가지다 입구에서 발견한 에조리스 에조시카만 100마리 본거 같은데 드디어 다람쥐도 봤다 교정 주말에도 야구부는 열심히 연습중이었다 현실의 코마바 현실의 우류선배 멋있는www "노려라 코시엔" 참으로 청춘다운 간판 임업과 건물 오오카와선배가 개집을 만들고 있을 것 같다 돈사 하치켄의 꿈이 이루어진건지 오비히로농고도 흑돼지를 기르고 있었다 이날 오비히로도 하늘이 예술이었다 캬 마술(馬術)부 부지 마사 옆 밭에서는 마침 학교 축제로 학생들이랑 동네사람들이랑 모여있었다 물어보니 약간 학교 소개 홍보 겸 하는 소규모 축제인듯 식품과가 카레 만드는 중 대형솥에 볶아지는 대량의 채소를 보니 윽 머리가... 은수저에서도 나왔던 고구마캐기체험 낙농과 우사 사진 찍으니까 소가 뭐 시발럼아하고 쳐다봄 마술부 연습장 축제 시연으로 장애물 수선 중이었음 마굿간 은수저에 나온 것처럼 반에이말을 키우고 있진 않았다 대량의 짚 깔리면 죽을듯 농고 면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밭 이 학교를 돌아다니면 뭔가 거리 개념이 꼬이는 기분이 드는게 좀 많이 넓다 좀 많이. 좀 많이...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으니 다 보겠다는 어리석은 생각은 접어라 옆에 붙어있는 축산대쪽으로 넘어가니 말 방목 실험을 하고 있었다 소를 풀어서 잡초를 없애는걸 말로 대신하는 것 크 오타끄는 이런거에 약하거든요 은수저 드라마 버전 찍었을 때 썼던 곳이라고 친절하고 표지판까지 대학 부지 내에 양조장이 있길래 들어가봤더니 한 캔 사먹은 감주에서 아주 끔찍한 맛이 났다 감주라는건 원래 이런 맛인가? 아니길 빈다... 축산대학 본관 미카게랑 하치켄이 합격 발표 들은 곳 내부에 웬 해골기사의 말이 스폰되어있다 성지순례는 그쯤 하고 점심 먹으러 톤타 갔다 근데 말이 '톤타 갔다'지 30분걸어서버스정류장가고버스탔다가또30분걷고도착하니내앞에대기가잔뜩걸려있고 에휴 오비히로에서 최고로 인기 있는 맛집이란 이토록 절벽 위의 꽃 인건가 그래도 존나 맛있었다 고기 한조각 한조각 먹을 때마다 줄어드는게 아까워서 눈물을 흘릴 지경 오비히로는 인구도 적당히 있으면서 버스가 왜 이 꼴인걸까? 개좆시골깡촌이었으면 이해라도 하지 암튼 밥을 먹었으니 디저트를 먹을 시간 류게츠 본점을 제일 먼저 갔다 명물이라는 삼각바움쿠헨 산포로쿠 확실히 명물이다 이 압도적인 촉촉함... 맛있다 다음은 롯카테이 슬슬 배 조절해야해서 사쿠사쿠파이랑 유키콘치즈만 시켰는데 결국 눈에 계속 밟혀서 경마장 가서 먹으려고 마루세이버터샌드도 하나 샀었다 근데 시발 마루세이가 제일 맛있더라 미친 맛;; 마지막으로 크랜베리 명물 고구마파이는 뒤지게 컸다 소분한 작은 조각도 나를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두려웠는데 다행히 더 작은 패스츄리 버전이 있어서 살았다 경마장 가기 전 오비히로 신사 근데 이것도 은수저 성지순례다 미카게랑 하치켄이 데이트 와서 야구부의 고시엔 우승을 기원한 곳 신사 자체는 특히 말이랑 연관이 깊어서 에마 모양도 말이다 경주마가 죽으면 이곳에서 명복을 빌어주거나 제사를 치뤄준다 신사 다 보고 버스 기다리는 동안 아까 샀던 크랜베리의 파이를 쪼그려 앉아 먹었다 음 이 진한 크랜베리 맛 디저트집 닉값 답게 크랜베리 맛이 아주 좋다 경마장 도착하니 뭐 당연하다는 듯이 있는 말딸 반에이 경마는 생각보다 재밌었다 일단 말이 너무 크다 시발 무슨 공룡이노? 맨날 보던 서러브레드보다 거의 2배는 커보이는 몸집에 압도된다 그리고 진짜 한치의 앞도 알 수 없다 중간에 멈추기도하고 그러다보니 예상이 진짜 어렵다 관중석 마권을 들고 있는 사람과 들고 있지 않은 사람의 텐션 차이가 볼만하다 그렇게 경마까지 봤다가 마지막으로 인디언 카레 먹으러 왔다 굉장히 맛있는 카레였는데 하루 종일 쳐먹기만 해서 그런가 배가 다 안 꺼져서 그냥 맛있는 카레에 그쳤다 오비히로... 도동 주제에 제법 덥고 시내 교통이 개병신 같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래도 도동 필수코스의 명성은 높다 디저트 스위츠 하나만으로도 올 가치가 있다 싶다 내 취향에 덜 부합했을 뿐 다른 디저트도 다 굉장히 맛있었다 그래서 부모님 선물은 그나마 오래 버티는 산포로쿠로 정했다 나머지는 뭐 유통기한이 3시간 ㅇㅈㄹ하다보니 들고 올 수가 없었다 진정 맛있는 것은 여행 간 자의 특권이다
작성자 : samchi고정닉
군붕이의 홋카이도 도동 뚜벅이-4일차 (네무로)
[시리즈] 군붕이의 홋카이도 도동 뚜벅이 기행 · 군붕이의 홋카이도 도동 뚜벅이-1일차 (쿠시로) · 군붕이의 홋카이도 도동 뚜벅이-2일차 (피리카호, 누사마이바시) · 군붕이의 홋카이도 도동 뚜벅이-3일차 (오비히로) 쿠시로도동발사도 이제는 2일차 정말로 쿠시로를 떠날 때가 되자 어느덧 정이 들은건지 마음 한켠에 애수가 느껴진다 하지만 인연이 닿으면 우리는 다시 만나겠지 숙소 근처 킷사텐에서 로망이던 모닝 세트를 먹었다 카페에서 이렇게 아침식사를 제공한다는 건 한국에서는 좀처럼 경험하기 힘든 일이기에 꼭 한번 체험해보고 싶었다 구성 ㅆㅅㅌㅊ 창문이 열리는 신기한 열차 하나사키선을 타고 달린다 창문을 여니까 풍경 보기에 아주 좋다 가끔 터널 들어 갈 때 존나 매캐하긴하지만 JR 최동단역인 히가시네무로역 근데 이 쪽 하나사키선이 계속 폐선 검토중인 곳이라 폐선되면 JR 최동단역 타이틀은 시레토코샤리역이 가져간다 마침 그 역에서 이 여행기 분량을 쓰고 있음ㅋㅋ 탈 때는 허겁지겁 타서 몰랐는데 나름 알록달록한 열차였다 근데 돌아올 때는 얄짤없이 1량짜리 고물열차였다 왔어요 네무로 즉시 버스센터로 달려가 노삿푸행 표를 산다 왕복권을 1970엔에 파니 뚜벅이 여행자들은 투어 신청한거 아니면 이걸 사라 버스를 타고 달리다보면 다시마를 말리는 어민들이 많다 드디어 노삿푸미사키 입갤 근데 사람이라곤 맨날 최소한의 인구만 보이던 도동에 웬일로 인파가 있나 싶더니 무슨 뭐 평화집회 한다고 각 지역 지자체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그냥 평범한 평화집회인줄 알았다 사람들이 북방영토 반환하라를 외치기 전까진... 너희꺼가 아니라니까요ㅋㅋ 극점을 나타내는 '그 구조물' 이제 최동단을 찍어버렸으니 나머지 세 곳도 찍어야하는 저주가 걸렸다 좆됐네 가고시마는 언제 가지 노삿푸미사키 끄트머리에 있는 폐등대 그 뒤쪽이 이제 진짜 일본의 동쪽 끝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저 멀리 쿠릴열도의 섬들이 보인다 사실 그 폐등대 울타리 너머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처음에 비석 보고 저기 내려갈 수 있는건지... 이거 어글리코리안인가 고민했는데 뒤에서 나타난 닛뽄진들이 손수 시범을 보여줘서 나도 내려갔다 경치가 우마이데스네 북방관 가서 반환서명운동에 분탕도 좀 쳐주고 최동단 신사도 찍고 왔다 신사... 맞죠? 최동단 증명서 받는 곳 나무위키에서는 북방관에서 받으라는데 북방관은 더 이상 안 준다 우효www 인생 도전과제 하나 깬 기분이다 이걸 군바리 신분으로 깰줄은 몰랐는데 이제 도로 네무로 시내로 돌아간다 어김없이 있는 시-카 좋은 경치를 봤으니 맛있는 밥의 시간이다 네무로 하나마루 네무로 도동의 명물인 하나사키가니와 히카리모노를 잔뜩 쳐먹었다 제기랄 하나마루 나는 너가 좋다...! 보통은 이쯤하고 네무로에서 퇴갤하거나 숙소로 들어가지만 나는 아직 볼 곳이 하나 더 있었다 야생조류관찰대가 있는 이 곳은 바로 슌쿠니타이 한자로는 춘국대라고 쓰는 곳이다 전에 모 유동이 추천해주길래 계획에 넣었는데 정보가 별로 없어서 동선 짜는데 좀 애먹었었다 어 근데 올 가치가 충분했다 뭐냐 이 광활한 자연은 황량하고 고독한게 내 마음에 쏙 들었다 인간이라고는 요만큼도 보이지 않는다 근데 심부 숲에서 개쫄려서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갔다 곰 주의 표지판을 본 직후 수풀에서 움직이는 무언가를 보는건 심장에 대단히 좋지 않은 일임을 깨달음 인간이란 자연 앞에서 그저 무력하다는걸 느꼈다 공포에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한다니... 뻘건 신사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슌쿠니타이 올 놈들은 모기 기피제 하나 사와라 내 주위에 알짱거리는게 날벌레가 아니라 전부 모기였다는걸 깨닫는 것은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다 숙소 가서 세어보니 슌쿠니타이에서 16방 물렸었다 미친건가 그래도 어찌어찌 네무로 시내로 돌아와서 밥 먹었다 저녁은 홋케구이와 텟포지루 홋케는 임연수어고 텟포지루는 도동식 게장국이다 하나사키가니를 듬뿍 넣어 국물이 아주 지린다 이 참에 하나사키가니의 맛을 묘사하자면 꽃게보다 좀 더 향이 적고 깔끔하며 단맛이 아주 진한 게다 도동 오면 꼭 먹어보시길 메훈(연어젓갈)이 있길래 시켜봤는데 밥도둑을 넘어서 밥괴도키드다 그냥 무 오로시랑 같이 밥에 얹어 먹으면 두 공기도 뚝딱할 수 있을거 같다 쿠시로로 돌아가는 길 역시 왔던 길 만큼 2시간 40분의 장거리기에 마감 직전의 식자재마트를 습격했더니 전리품이 상당했다 어떻게 연어말이가 194엔ㅋㅋ 잘 있어라 네무로 그래도 당일치기 컨텐츠 정도는 나오는구나 근데 돌아가는 열차의 상태가? 열차에 선풍기가 왜 있죠? 돌아가는 동안 JR홋카이도의 처참한 역 퀄리티를 안주로 맥주를 빨았다 저런 역이 남아있으니까 괴담 같은게 생기는거 아닐까? 다시 한번 사철이 JOAT라는걸 느끼며 쿠시로로 돌아가 하루를 마쳤다
작성자 : samchi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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