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은 빨갛고 파랗고 녹색을 띄기도 하며 낮은 확률로 황금색을 띄기도 한다
국의 표면 위에 떠오르는 기묘한 빛깔들은 마치 어둠 속에서 춤을 추는 형형색색의 불꽃처럼 생명을 가진 듯이 꿈틀거린다
한 번 떠먹으려 할 때마다 국의 색은 변하기 시작하고, 마치 그것이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움직인다
끓는 국에서 퍼져 나오는 증기는 이질적이고 차가운 바람을 타고 신비로운 속삭임을 흘리며 고대의 비밀을 귓가에 속삭인다

그 국을 떠먹으면 혀 위에서 펄럭이는 색채의 향연이 시작된다 붉은 색은 피와 같은 철향을 파란 색은 깊은 바다의 짠맛을 녹색은 썩어가는 이끼의 쓴맛을
황금색은 금속성의 날카로운 맛을 전달한다. 마치 꿈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듯한 느낌을 준다
국을 한 모금 마실 때마다 머릿속에서는 알 수 없는 속삭임이 들려오고 그 속삭임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다른 세계의 언어로 이야기를 한다.

이 국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다 그것은 오래된 마법과 금단의 주술이 결합된 무언가다
국을 끓이는 동안 주위의 공기는 점점 더 차가워지고 그 차가움 속에서 정체불명의 그림자들이 움직이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 국은 인간의 손길이 닿아서는 안 되는 금지된 영역의 흔적을 품고 있다
한 번 맛보면 결코 돌아올 수 없는 깊은 어둠의 길로 인도할지도 모른다

국을 끓이는 소리가 귀를 파고들 때마다 그것은 마치 먼 곳에서 다가오는 발소리 같고 그 소리는 점점 더 가까워진다
그 국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다 그것은 이해할 수 없는 신비와 공포의 한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다
그 국이나 끓여먹어라 그러나 그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