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골공원 근처에 자리한 기사식당을 방문했습니다. 이미 이 쪽 업계에선 꽤 유명한 맛집입니다. 메뉴들은 대체로 저렴합니다. 그 중 콩비지찌개가 눈에 들어와 주문했습니다. 4천원의 저렴한 가격에 밑반찬, 공깃밥까지 제공되니 꽤 만족스러운 주문이 될 것 같습니다. 밑반찬으로 나온 냉채에는 의문의 회색빛 털들이 섞여있었습니다. 암모니아 냄새가 약간 코를 찔렀지만 이 또한 별미입니다. 찌개가 나왔습니다. 꽤 익숙한 향이 나는데, 울릉도 오징어 양식장에 방문했을 때 맡았던 삭힌 오징어 향이 나는듯 했습니다. 콩비지와 함께 분비물로 추정되는 퀘퀘하고 쿰쿰한 누런 건더기들이 둥둥 떠다닙니다. 망설임 없이 공깃밥을 통째로 말아버립니다. 재미있는 식감. 미끌미끌한 건더기들의 향이 입 안을 맴돕니다. 이런, 주방쪽에서 노인의 비명소리가 들립니다. 작업이 원활하지 못했나보네요. 그래도 뭐, 맛있으니 됐습니다. 든든하게 한 그릇 비운 뒤 현금으로 계산하여 천원 할인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