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그나마 살아있는 RPG 3종이

메이플, 던파, 로아 < 얘네인건 다들 알거임

얘네 특징이 게임자체가 숙련도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을 정도로 쉽다는 것 (난이도X 숙련도O)

즉, 라이트유저들을 배려해서 진입장벽을 낮춘 게임이란 소리임

롤 옵치 배그 시기에 다른 RPG들이 다 썰려나가는데도 메던로 3형제는 그나마 살아남았던 것도 진입장벽이 낮아서고,

각각 버닝, 점핑, 하익이라는 방식으로 신규유저들에게 기존 유저를 따라잡을 수 있게 큰 혜택을 줬기 때문임

그런데 역설적으로 이제 롤 배그 옵치도 예전처럼 막 사람들이 열광하면서 무조건 그거만 하지 않고

다른 게임을 찾아볼까? 하는 시기가 됐는데도 다시 RPG 붐이 일지 않는 건

바로 현시점 살아있는 RPG, 메던로 특유의 '라이트유저 배려 정책' 때문임

즉, RPG의 위기에서 메던로가 살아남을 수 있게 해준 게 '라이트유저 배려 정책' 이었지만

역설적으로 RPG 붐이 와야 할 시기인데도 RPG가 여전히 망조로 남게 만들고 있는 것도 '라이트유저 배려 정책' 이란 말임

구체적으로 말해보자면

어느 게임이든 컨텐츠가 존재하고, 유저들은 바로 이 컨텐츠에서 재미를 느껴야 그 게임을 계속 플레이함

그런데 게임사 직원들도 사람이고,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건 일종의 창작임

아무리 매번 똑같은 이벤트, 매번 비슷한 던전 색깔놀이를 한다고 해도

적당한 아이디어와 그걸 구현하는 개발자들, 미술팀, 음악팀이 갈려나가는 작업이라고 ㅇㅇ

그런데 RPG들이 진입장벽을 낮추고 버닝, 점핑, 익스프레스로 개나소나 다 모든 컨텐츠에 접근권을 줘버리고 나니까

대다수의 유저들이 전부 "그래서 이제 뭐함?" 소리하면서 컨텐츠 고갈을 겪는 사태가 벌어져버리는 거임

롤 배그 옵치같은거야 매판 똑같은 맵에서 똑같은 짓거리 반복해도 게임 특성상 유저들이 알아서 잘 즐기는데

RPG는 ㄹㅇ 같은 책 143페이지만 하루에 100번씩 3달정도 읽으면 144페이지 업뎃하고

그럼 또 144페이지 하루에 100번씩 3달 읽어야되는 데서 현타가 오고 "이제 머함?" 소리가 나와버리는 거임

그럼 게임사 입장에선 유저수 토막나고 수익 줄어드는거 보면서 어떻게 할까?

컨텐츠를 더 빨리 더 많이 업데이트하는게 베스트겠지만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잖아?

결국

다캐릭 다직업 권장을 하게 되는 거임

메던로 전부 보셈

메이플은 유니온이랑 링크 인질로잡고 강제로 45캐릭 키우게만들고

던파는 피로도시스템으로 강제로 다른캐릭 키우게 만들고

로아는 6캐릭 안키우면 성장재화수급속도가 개느려서 현질or다캐릭 이라는 이지선다를 제시해버리는 등

메던로 다 마찬가지로 다캐릭을 반강제로 키우게 만드는 걸로 귀결됐다는 거임

그래서 결국 어떻게 됐지?

지금 시점에 와서 메던로는 유입이 바닥을 치고 점점 유저수가 느리게라도 계속해서 줄어드는 상황까지 옴

RPG의 본질은 롤플레잉게임, 게임 속에서 또다른 나를 상징하는 '내 캐릭터'에 이입을 해야되는데

매일 코인캔다고 몇캐릭, 좀 해볼까 하면 피로도 다써서 몇캐릭, 본캐 강화해주려면 부캐 레이드해야되서 몇캐릭......

뭔 씨발 이러다보니까 롤플레잉인데 내 본캐가 뭔지도 모를 지경까지 와버림

당연히 캐릭과 게임에 애정보단 피로감이 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거 ㅇㅇ

기존유저들도 저런데 신규유입들은 어떻겠음?

"아니 나는 마법사가 좋아서 소서리스 키우려는데 

소서리스를 제대로 키우려면 5직업을 강제로 더 키워야한다고...??

그것도 각 캐릭마다 거의 본캐 접속시간만큼 플레이를 하라고?? 흠..." 

"아니 나는 다크나이트로 사냥해서 템도 천천히 모으고 그러면서 성장해나가고싶은데

링크캐랑 유니온이 하나도 없으면 원킬도안나고 투킬도안나고 머 이벤트 코인수급도 구데기고

그래서 유니온6천은 필수에 링크캐릭 12캐릭을 120이상 키워야하는데 성장의비약쓰려면 141에 여축은 150에 흠..."

걍 씨발 시작하기도 전부터 대가리 존나피곤해져서

바로 알트+F4누르고 롤 배그 에펙 발로란트 켠다니까?

'라이트유저 배려 정책' 은 메던로가 살아남을 수 있게 해준 일등공신인 건 맞음

근데 저 '라이트유저 배려 정책'이 이제는 오히려 RPG시장 전체에 망조가 들게 만들어버린 족쇄가 됐다고 ㅇㅇ

지붕수리해야되서 지붕에 올라가려고 사다리를 이용했는데 지붕에서도 사다리를 등에 업고 일해야되는 꼴이라니까?

내가 보기에 RPG시장이 살아나려면

지금처럼 진입장벽 낮고, 모든유저가 모든컨텐츠 다 접근하고, 버닝이니 점핑이니 익스프레스니 하는거 뿌리는, 그런 풍조에서 벗어나서

예전 RPG들, 이를테면 2000년대 초 바람의나라나 마비노기같은 분위기로 가야한다고 생각함

다캐릭이 강제되지 않아서 한캐릭에 진득하게 애정 갖고 오래 키울 수 있고,

진짜 잘 키운 사람들만 상위컨텐츠 접근이 가능해서 페카던전이나 북방, 폭12지 같은데 잘못 발디디면 걍 뒤1지는거고,

대신 그만큼 다른 사람들과 파티를 꾸려서 함께 도전하는 재미가 있는 게임이 되면 RPG가 다시 살아날 거라는 생각임

예전 마비나 바람 생각해보셈

던바튼이나 국내성동쪽에서 수다떨고 목도만 휘릭거려도 개꿀잼이었던 그 시절

씻팔 근본없이 헤네시스에서 더블점프 뛰는거보다 훨씬 재밌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