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로또 1등 플랜임

토요일에 로또 당첨된 사실을 확인하면 혹시 도둑들지 모르니까 내가 문 제대로 잠궈놨나 곧장 문단속부터 시작하고 화재의 위험성을 체크한다. 로또 용지는 옷 안감 주머니에 넣어놓고 한땀한땀 꼼꼼하게 바느질로 기워넣는다. 그리고 혹시 로또 찾으러 갔다가 재수없게 강도당할지도 모르므로 이제부터 신중해야 한다. 절대 경호원조차 고용하지 않는다. 괜히 경호원들 중 한 명이라도 흑심 품고 나를 해하려 하면 ㅈ되니까 비밀이 누설되지 않도록 정신을 바짝 차린다. 출근하는 평범한 직장인 코스프레를 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은행에 간다. 난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당첨금은 그냥 세후 10억이라고 규정하고 이제 이 돈을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쓸지 연구하겠다.
미국 LA에서 30만불(한화 3억3천만원) 적금타러 갔다가 멕시칸 강도한테 날치기당한 아줌마를 봤기에 절대 현금으로 돈을 꺼내오는 미친짓을 저지르지 않는다. 통장은 만들자마자 갈아버리고 현금카드만 챙겨온다.

절대 엄빠한테 말하지 않는다. 엄빠가 알면 혹시라도 어려운 친척들한테 내 피같은 돈을 나눠줄 수도 있다. 어린 나이에 큰 돈을 펑펑 쓰고 다니면 로또당첨됐다고 오해받을 수도 있다. 절대 비싼 차를 장만하지도 않는다, 집같은 부동산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상승하는 자산이라면 자동차는 프리미엄이라도 붙지 않는 이상 중고로 팔아봤자 본전도 못 뽑으니까. 폭스바겐 아니면 sm5는 그냥 참는다. 괜히 어린 나이에 그럴싸한 자동차 몰고 다니면 의심받는다. 커피전문점을 차린다. 아무리 요새 커피전문점에 번화가에 가면 길에 채일 정도로 많다지만 그래도 물장사가 제일 많이 남는다. 어차피 가게 임대료만 비싸지 보증금은 충분히 싸니까 지를만 하다. 일단 개인사업하는게 제일 남음. ㅋ 자본금만 있으면 사업해야함.
근데 무슨 구글이나 페이스북 창업자들처럼 내가 존나 머리가 비상한게 아니니까 일단 가게를 차려서 승부수 던져야함 ㅋㅋㅋㅋ

가게 말고 집 사고 뭐 하고 이것저것 머리 굴려봤는데 30억이라도 당첨되지 않는 이상 10억 벌어봤자
무슨 재벌도 아니고 내가 돈을 얼마나 벌 수 있는지 내가 모를 정도로 돈이 막막 굴러들어오는거 아닌듯.
처음엔 개인사업하는게 최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