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저녁 8시 30분 애타게 기다리던 로또 번호가 발표 된다.
로갤에서 기다리던 나는 40분이 조금 지나 올라온 캡쳐화면을 확인하고
수동으로 찍었던 번호가 낙첨이란걸 직감한다.

하지만 나는 언제나 그랬든 자동 한게임 수동 한게임
자동 한게임에 희망을 걸어보며 조심스레 지갑에서 닥자이 용지를 꺼낸다.
이번주는 왠지 기분이 좋았다. 느낌이 좋았다.
뭔가 될꺼라는 강한 확신이 선다.

캡쳐화면은 번호가 섞여있어 단번에 확인이 불가능하다. 동그라미 하나하나 치면서 맞춰본다.
1등... 떨림과 설렘은 멈추지 않는다. 종이가 찢어질듯이 다시 동그라미를 치며
열번이고 백번이고 확인해보지만 1등이다. 꿈꿔왔던 1등이 당첨됐다.
아.. 매일밤 잠자기전 꿈꿔왔던 순간이 현실이 되었다.
생각보다 더 떨리고 흥분된 순간이다. 집엔 아무도 없고
평소에 못먹었던 맛있는 음식이 갑자기 땡기기도 하고
당장이라도 뛰쳐나가서 친구들이랑 맥주한잔 들이키고 싶다.
하고 싶은것들이 머리속을 튀쳐나와 정신이 없다.
심장이 터질듯 뛰고 손에는 땀이 가득하고 겨드랑이는 축축하다.
불알 밑 똥꼬 사이가 찌릿해지면서 등뒤가 서늘해진다.
당장에라도 누군가와 이 기쁨을 나누고 내가 1등 당첨자라고 소리치며 말하고 싶다.

하지만 침착해야된다. 자칫 내가 배설한 한마디가 되돌이킬 수 없는 후회로 돌아올지 모른다.
매일밤같이 시뮬레이션 했듯이 침착하게 로또 용지는 국어사전 사이에 끼어놓고
당첨금 수령 계획을 짜본다.. 하지만 정신이 없다. 손에 잡히지도 않는다..
휴.. 지갑을 들고 뛰쳐나가 동네 슈퍼에서 맥주 2캔하고 마른 오징어를 집어든다.
맥주 2캔에 마른오징어를 계산하며 얇아지는 내 지갑을 바라봐도 난 초라하지 않다.
못해도 10억.. 고작 몇 천원에 기죽을 내가 아니다. 나도 모르게 점원을 보고 피식 쪼깼다.
점원과 눈이 맞주친 순간 갑자기 로또용지를 그세 누가 훔쳐가지 않았을까? 불안감이 엄습한다.
누군가 문을 따고 들어와 내가 숨겨논 로또용지를 찾아 훔쳐갔을것 같은 불길한 생각이 나를 사로 잡는다.
우리나라엔 존재하지도 않는 팁문화를 갑자기 익혀버린걸까 나는 얼마안되는 잔돈 필요없다고 가지라고
계산하던 점원을 버리고 한걸음에 집으로 달려간다.
길게만 느껴진다. 열쇠를 따고 집에 들어가서 국어사전을 다시 펼쳐본다.
그대로 있는 로또용지.. 안심이 안된다..
다시 한번 당첨번호와 맞춰본다... 여전히 1등이다..
조금은 안심이 된다..

맥주 2캔과 마른안주로 주린 배도 달래고 술기운에 살짝 취해본다.
9시 30분이 조금 지났을까.. 당첨자는 총 4명 당첨금은 26억정도이다..
생각했던것보다 적기도 했고 많기도 했다. 독식이길 바랬지만 큰 욕심이고
10명이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했지만 그래도 적게 나와 당첨금이 많아졌다.
나의 선택권은 훨씬 넓어졌다. 내가 상상했던것보다..



더 쓸려고 했는데 재미도 없고 ㅋㅋ이만  줄입니다.
이번주는 당첨되시길.. 그리고 평소에 시뮬레이션 잘해두세요 실수하지 않게.
수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