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은 지난번에 적었으니 오늘은 수령플랜이나 한번 써볼까?

일단 토욜저녁에 당첨 사실 확인 후  두근거리는 맘을 추스리며 하던 게임을 마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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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서프라이즈를 보면서 맞이한 일요일 아침은 이제 안뇽~아침 아홉시에 일어나서
일단 지저분한 머리를 조금이나마 깔끔하게 손보기 위해 미용실에 간다. 평소라면 돈
아까워서 절대로 주문하지 않은 "머리 길이는 1/4만 자르고 머리숯을 많이 쳐주세요~"
라고 말한 뒤 거울속에 비친 내 찐따같은 모습을 외면하려 스르륵 눈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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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와서 홀로 염색 시작~부모님 두분다 젊을 때 부터 새치가 많으셔서 나도 유전됨~
울누나는 괜찮더만..쩝^ 어쨓든 머리 아웃트라인에 붉은끼나 갈색 기운이 도는걸로
염색을 해준 뒤 샴푸, 린스, 거품 내는거랑 때수건 및 면도칼을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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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 후 한시간 쯤 되면 집 근처 목욕탕으로 간다. 요 몇 개월 헬스장은 안가도 나름 단련
을 해뒀기에 조금은 자신감이 붙긴 했는데, 나으 분신은 여전히 초라하다....때마침 여유가
생겼으니 인심쓸겸 칭구넘을 전문의료기관에 데려가 모르모트로 사용 후 효과나 안전성이
입증되면 그때 가서 상담 해본다. 어쨌든 밀던 때나 마저 다 밀자. 갈때마다 어떤넘이 계속
신성한 온탕을 열탕으로 바꾸는지 얼굴이나 보구 싶다고 인상을 쓰지만 때마침 눈앞에 들
어온 대해와도 같은 등짝위에 펼쳐진 기하학적인 선들의 어우러짐을 숨소리 조차 잊은듯
조용히 감상하다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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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쾌하다. 이주만에 간 목욕탕이라 그런지 더욱 개운하다. 오늘은 사천짜파게티나 무파마를
끓여 먹고 싶지만 사은품으로 받아온 신라면을 끓인다. 미리 조금 퍼논 밥을 냉동실에 넣어
두자. 난 찬밥을 좋아하니까...이제 물이 끓을때 스프를 넣는데 그 즉시 주황색 거품은 걷어
내고 식초를 한두방울 정도만 떨어 뜨린다. 이제 냉장고에서 밥을 꺼내서 맛있게 냠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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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켠 후 일단 G스탬프를 찍고 철도청에 들어가본다. 평소 무궁화만 정기 패스로 타왔
지만 내일만큼은 다르다! 가능하면 창문이 중간에서 뚝 끊어져있지 않은 창가를 고르고 싶으니
KTX 좌석 고르는 법을 구글링 해본다. 아..긍데 내 지갑에 돈이 없다. 현금카드에도 4천원 밖에
없으니 부모님 오실때까지 기다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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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오셨다. 로또에 대해선 일언반구하고 여차저차의 이유를 대며 3년째 받지않은 용돈을 
5만원 정도만 가불해보자. 그리고 이제 자야지. dㅇㅅㅇ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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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전의 월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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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그야말로 군더더기 없이 역세권이다. 아파트 입구를 나서자마자 횡단보도를 건너고
150~200m정도만 걸으면 기차역 청사에 들어 갈수 있다. 역광장을 기준으로 하면 100m나 될까?
가면서 편의점에 들려야 겠다. 바나나 우유도 먹고 싶긴 하지만 아직 칭구중에 한명이 근무하는지
확인 해봐야겠다. 몇달째 바빠서(?) 못본 칭군데 대략 1년전에 아버지가 간암이라고 해서 집에
찾아가기 실례가 될것 같아 자연스레 못보구 있다. 일단  계속 편돌이를 하고 있다면 갖고 싶은게
뭐냐구 물을거다.(근무하지 않으면 나중에 집으로 직접 가봐야지...프라모델을 좋아하지만 지금은
사정도 있고 해서 끊었을지도 모르겠다.) 여태껏 못다한 얘기를 간단히 마치고 생에 처음으로 KTX
에 몸을 싣는다. 빠른속도에도 불구하고 열차의 흔들림은 가벼웠고 내마음도 두근반 세근반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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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탈이 나 자꾸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린다. 좀 전에 마신 바나나 우유 때문인가? 망할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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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역에 도착했다. 택시를 타고 갈까 했지만 걸으면 20분 정도라 들은거 같다. 최대한 촌놈티를
안내면서 유유자적 걸어가려 애쓰지만 누군가 내게 선한 기운을 가지고 있다면서 말을 걸어온다.
이거슨 확실히 위기다. 그냥 슬기롭게 따귀를 한대 때리고 도망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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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힘을 다해 뛰어 농협 본점에 들어온 후 일단 정수기 물을 한잔 들이킨다. 그리고 5층으로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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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처 우체국 통장을 안만들어 왔다는걸 깨달았다. 일단 내 농협 통장에 37억을 몰빵 후 나중에 내려가
고교 동창이 근무하는 농협에서 보란듯이 이체를 해야겠다. 평소 안 친한넘인데 앞으로 날 어떻게 대할지
는 나로선 상상이 잘 안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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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아까 편돌이 칭구가 갖고 싶다던 물건을 사러 번화가로 가야겠다. 촌놈티 내고 싶진 않지만 선물은
사가야 하니 물어물어 간신히 도착 후 선물을 구매한다. 난 레고를 좋아 하니까 토이저러스에 한번 가볼까
생각도 해보지만 다 필요 없고 집에 빨리 가고 싶다. dㅠㅅㅠ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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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 역 근처 농협에서 이천만원 정도만 찾는다. 아까 산 선물에 잘 넣어둬야지....dㅇㅅㅇ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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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들려 편지지랑 필기구 그리고 고급 도시락을 하나 사서 역에서 다음기차를 하염없이 기다린다.
집에 빨리 가고 싶지만 글쓰는 시간도 길어질것 같고 오랜만의 외출을 좀더 만끽 하고 싶으니 무궁화호를
타야지. 다행히 내 스구는 배터리도 빵빵하니 그때까진 잘 버텨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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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안에서 도시락을 까먹고 일단 연습삼아 몇글자 적어본다. 눈씨울을 붉히는 문장을 쓰기에 기술도
마음도 부족하다. "그저 부담 갖지 말고 잘 보태 쓰라고 적어야지..." 싶지만 그게 잘 안됀다.
아~공부좀 열심히 해둘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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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무궁화호가 도착했다. 플랫폼을 나서서 몇걸음 걷다보면 집이 나오겠지?  부모님한테 오늘 일어난
일들을 이실직고하면 무슨 표정을 지으실까? 그래도 아파트니까 만세 삼창은 말려야지. 그리고 여운이 채
가시기 전 누나한테도 전화 해봐야 겠다. 대학생이라 증여나 환급 문제도 있고 하니 누나몫은 내년초에 준
다고 말해야지. 아마 평소 하고 싶었던 카페얘기를 나한테 쏟아 낼것 같다. 그래도 천천히 1년이상은 준비
하라고 말해야지. 음~마지막으로 선물은 칭구가 새벽반이니 낼 아침 일찍 건내줘야 겠다. 다른 칭구들도
 혹시나 서운해 할지 모르니 리스트를 작성하며 세상에서 가장 길었던 하루를 마치며 잠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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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발 쿰 dㅇㅅㅇ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