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직장인이 다 그렇듯이 하루 하루가 너무 고되다..

학생때처럼 방학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쳇바퀴처럼 사는 일상이 너무 지겹고 힘들다...

하지만 더욱 우울한사실은 이러한 직장에나마 다니고 있다는걸 감사해하며 살아야한다는 사실...

사무실 식구랑은 다 사이가 무난하게 잘 지내는데 유독 박차장만은 날 못잡아 먹어서 안달이다.

다른사람들에게는 다 인정받는데 박차장만 사사건건 시비질이다..

더군다나 내 직속 사수란 사람이... 회사마다 저런인간은 꼭 한두명씩 있다더니...예외가 없구나 ㅆㅂ...

하지만 이런 박차장한테 정말 넙죽 엎드려 백번 절하고 싶을만큼 감사한일이 생길 줄이야..

그날도 박차장이랑 티격태격하다가 열받아서 담배를 사러갔었다.

만원내고 담배두갑샀는데, 그날따라 잔돈받기가 귀찮아서 그냥 로또 자동으로 5천원어치 구매했다..

그리고 주말까지 까맣게 잊고 있다가 월요일 출근해서 모닝커피와 함께 컴터에 앉아서 웹사이트에 들어갔더니

로또당첨번호가 실시간 검색어5위에 올라와있는걸 보고 그때서야 당첨을 확인해봤다..

정말 아무기대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확인했는데...숫자 여섯개가 다 맞다 !!

혹시나 설레발치는게 아닐까싶어 숫자하나하나 두번씩 세번씩 확인해봤다.....당첨이다...!!

ㅆㅂ...말로만 듣던 로또1등에 내가 당첨이 되다니.....가슴은 쿵쾅뛰기 시작하는데 온몸에는 힘이 쫙 빠진다...

서둘러 당첨자 숫자와 당첨금액을 조회해본다..

당첨자는 3명....당첨금은 35여억원...세금을 제한다고 해도 20억대.....!!

앞으로 하고 싶은일,,,부모님얼굴,,,여러가지 생각이 한꺼번에 머릿속을 파고 든다...

스스로 진정시키기 위해 사무실 베란다에 나가 담배를 하나 꺼내 물었다....아까와 똑같은 풍경인데 갑자기 모든것이 사랑스러워 보인다..

서둘러 급히 어딘가를 향해 가고 있는 거리의 행인들,,,,가로수....햇살....

창문으로 업무전화를 받고 있는 박차장이 보인다...후후...

인수인계할 새직원을 뽑을 틈도 없이 내일 바로 사직서 던져주지..당분간 내 업무까지 니가 다 쳐해봐라.ㅋㅋ

조바심이 나서 더 이상 사무실에 태연하게 앉아있을 수가 없다..

관리부장에게 가서 급한 일이 생겨서 오늘 조퇴좀 해야겠다고 말했다....출근하자마자 뭔 개소리냐는듯이 쳐다본다...

뭐라고 핑계를 댔는지 모르겠다...머리속은 온통 1등당첨 생각밖에 없다...

주차장으로 뛰어갔다....시동을 키고 예열을 시키면서 주위에 누가 없나 확인하면서 로또 용지가 주머니속에 잘 있는지 다시금 확인한다...

주머니에서 돈꺼내다가 용지를 흘러버리면 안되니까 지갑에 곱게 넣어서 안주머니에 넣었다..

차를 타고 갈까 기차를 타고 갈까.....아니면 비행기를 타고 갈까...

아무래도 안전하고 빠른 기차를 타고 가야겠다....

xx역으로 가자 !!

음악 볼륨을 최대한 크게 틀고 크게 노래를 따라 부르며 운전을 했다..

신호대기에 걸리자 옆 차 조수석에 타고 있던 꼬마녀석이 날 미친놈보듯 본다...하하....즐거운 시선이다...아랑곳하지 않고 정말 미친넘 마냥 크게 노래

를 계속 부른다..

xx역 주차장에 차를 파킹시켰다...주차비가 몇만원이 나오던 문제가 아니다...

주위 현금인출기에 가서 은행잔고중 이백만원을 인출했다...이 이백만원을 이 자리에서 다 써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사실이 마냥 기쁘기만 하다...

기차운행표를 보니 가장 빠른 서울행기차가 출발까지 아직 40여분이 남아있다..

까짓거 특실로 하나 티켓을 끊었다..가는동안 기차안에서 영화를 본들 눈에 들어오겠냐만은 그래도 특실로 끊었다..

역에 바쁘게 왔다갔다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속으로 마구 외치고 있었다...바로 내가 1등 당첨이요.!!..

어느새 퇴근시간이네..ㅋ

아우 현실은 좆망...

저녁먹으러 가야겠당....

하루 마무리 잘하세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