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국민학교2학년때 소풍날 어머니 돈 벌러가시고 할머니랑 소풍갔는데 그 때 할머니연세가 72살

남들은 엄마들과 오고, 도시락도 김밥으로 싸왔었어

그러나 난 다른 엄마들도 김밥도 부럽지도 않았어

왜냐면 어머니는 돈 벌러가셨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고, 김밥은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지

하지만 그렇다고 할머니랑 소풍을 간것이 부끄럽지 않았다는건 아니야

난 그것이 부끄러웠어, 그래서 난 할머니를 끌고 최대한 아이들과 떨어진 깊은 숲에 들어가서 집에서 먹던 반찬이랑 맨밥을 먹었어

하지만 난 할머니도 반찬이랑 맨밥먹는것보다 더 부끄러운게 있었어

그것은 바로 돗자리였지 남들은 돗자리라고 파는 돗자리를 깔고 앉았지만 할머니는 신문지를 갖고 오셨어

난 할머니보다 반찬에 맨밥먹는것보다 그 신문지가 부끄러웠던것 같아

물론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마도 그 신문지가 제일 부끄러웠던 것 같아

그래서 나는 할머니랑 둘이 깊은 숲에 들어가서 신문지 깔고 맨밥먹었지

그때부터 아마도 내 인생이 꼬인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