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놔 다 썼었는데 로그아웃 당해서 다 날라감..

주민등록증에서 로또 용지를 꺼내어 본다. 1/4등분으로 마치 조선시대 추마끝처럼

정갈게 접혀져 있는 용지를....5년간 고정수로 밀고 있는 2게임은 로또 홈페이지를 열자마자

2초도 되지 않아 확인이 가능했다...물론 낙첨..

“ 아...할아버지......”

내 입에서 나도 모르게 흘러나왔다.

자 이제 자동3게임의 확인 순서이다. 고정수는 바로 확인이 가능하지만 자동게임은

은근히 희망고문이 시작되는 부분이다. 5천원의 대가일까나?

언제나 그랬지만 자동게임은 항상 연필로 동글뱅이를 치면서 확인을 한다. 요게 은근한

맛이 있다. 연필을 찾아본다... 엊그제까지 학생이었던 놈의 집구석에서 연필하나 없다니..

“미안해요 아버지.......”

그때 눈에 싸인펜 하나가 들어온다. 싸인펜 뚜껑을 열고 심기일전해서 파이팅을 외쳐본다.

이토히로부미를 저격하기전의 안중근의사가 기분으로(안중근씨가 아님)

3..동글뱅이..오....8..동글뱅이...오오.....초반에 두 개가 맞고 들어가면 로또를 하는 사람들의

뇌에는 엄청난 아드레날린이 흘러나온다. 그리고 외친다...왔어! 왔어!... 다시 심기일전~

땡...땡...땡...땡......야이씨.......역시나.....지금까지 수십번 당했던 패턴이다.......

이제는 가볍게 욕하고 넘길줄 아는 단계에 도달했기에 ......하지만 아쉬움은 짱...

4번째 게임에 집중한다.... 3...동글뱅이...오...8..동글뱅이...오오...로또를 자동으로 하면 한번

가끔 겪는 경우이다. 분명 자동으로 돌렸는데 같은 숫자 혹은 비슷한 숫자가 연속으로 뜨는

경우이다. 예전에 자동 두게임이 똑같은 숫자가 나왔던 경우가 있다(실화). ㅆㅂ 이 확률이

1등 확률보다 낮게다 그려....자 다시 집중한다. 15..동글뱅이..본전!....17동글뱅이...여친과

삼겹살 한판!!...19..동글뱅이???....21동글뱅이??????????????????????

머지??

멀까??

숫자가 더 없는데???

한번더 확인을 해보까.. 한나...두나...세나..네나...다섯나..여..섯나...?

베이비 원 머 타임.... 한나.. 두나.. 세나..네나..다섯나..여...여섯나....

지금 내가 동글뱅이를 치고 있는 펜의 이름이 네임펜인걸 깨달았을 때 1등이 된 것을

같이 알게되었다. 3번이나 확인을 하고 동글뱅이를 치는 바람에 마지막 숫자 두 개가 펜이

조금씩 묻어서 얼핏 보면 제대로 안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확실한 1등이다....

1등.....

1등....

항상 내가 꿈꿔오고 잠들기전에 꿈의 시발점이 되던 그 1등이 눈앞에서 이루어져 있다.

특별한 기분은 나지 않았다...내가 생각해오던 1등의 순간처럼 펄쩍펄쩍 뛴다거나..

이불속에 들어가 소리를 친다거나 과거의 일들이 스쳐지나거 눈물이 흐르거나........

그져 멍멍멍........할뿐.....난 이성적인 사람이다 현실로 돌아오자...정신을 다잡고 모니터에서

고개를 돌린후 한쪽 손바닥으로 모니터 한쪽을 막았다...당첨금난이다....

내가 항상 꿈꿔오던 마지막 환희를 맘낏하기 위한 순서...

마치 전재산을 올인한 포커판에서 마지막 히든 카드를 잡고 천천히 까보는 그 재미를

 

난 항상 꿈꿔왔다...실눈을 뜬채 손바닥을 옆으로 살살 치우면서 당첨금액을 확인한다.

“1~3만 나오지마라....”

우리가 항상 낙첨되고 서로를 위로하는 주문이 있지 않은가....독식을 하지 않을바에는

당첨자가 여러명 나와서 쥐좆(?)당첨금을 받을바에는 그 운을 모으고 모아서

독식을 하는게 훨씬 낫다고 말도 안되는 낙첨위로 주문을 하지 않은가...

하지만 난 상황이 다르다..1등이다........이 순간을 즐길 수 있다....

손바닥을 천천히 치워본다...첫 숫자가 보인다....5....5다....

왔다...왔어!!!!...예전 고등학교때 오락실에서 한참 빠져있던 빠찡꼬 게임...체리마스턴가?

그 게임을 할 때 곱하기 5찬스에서 열쇠3줄에 걸린 짜릿함이 느껴진다..(아실분만 아실 듯)

손바닥을 확치우고 전체를 확인한다..당첨자 2명 당첨금 52억 7천 얼마...백단위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훗....

2ne1의 노래처럼 심장이 꽁꽁꽁 거린다...시골출신 A형이 감당하기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분명히 현실이다. 내 살앙 디뿔 한까치를 입에 물고 마음을 다잡는다...

한까치를 다 피고 나니 나는 다시 현실로 돌아와 진정되어있다. 그리고 마음이 소리친다

“자랑해...자랑해....다른 사람들이 열폭하는 모습을 보며 당첨의 환희를 확인해..”

잔인한 생각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각종매체에서 1등당첨자는 불행해 진다는

배아파서 쓴거 같은 기사들을 많이 읽었던지라 당장은 아는 사람에게 말하기가

꺼려지는게 사실이다....순간 엄청 잔인한 생각이 뇌리에 스친다..

“디시 로갤...”

이성적인 내가 너무 잔인해지고 있었다. 글쓰러 오는 사람보다 김유식이 클릭 잘못해서

들어오는 횟수가 더 많다는 디시의 무인도 로갤에 인증글을 올려 열폭과 동시에

로갤 폭발이라는 역사를 쓰고 싶다는 해서는 안되는 못된 마음을 가지고 만다...

물론 입에서는 ㅋㅋ 거리며...소리내어 웃지는 않는다...

디카를 찾는다..... ㅋㅋ 거리며..

한참을 디카를 찾는다..

“아..나는 디카가 없구나”

ㅋㅋ 거린다.....핸드폰으로 찍어서 보여줘야지...

핸드폰을 열어 사진을 찍을 준비를 한다.

“카메라 기능이 없구나...”

ㅋㅋ 거린다. 5개월전에 핸드폰을 잃어버려서 새로 살돈이 없어 후배에게 단말기 하나

달라고 했더니 16화음이 나오는 참신한 기계를 주었었다. 16화음과 카메라 기능은

어울리는 조합이 아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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