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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수필] 르르네상스

심영(118.176) 2016.12.11 23:04:09
조회 324 추천 0 댓글 0

Rerenaissance


역사란 무엇인가? 아득히 많은 정보들 가운데 이제는 사어(死語)가 되어버린 역사라는 단어를 찾았다. 개인이, 작게는 성단(星團)부터 크게는 은하 여럿을 소유하고 있는 지금은 쓸모없는 단어다. 우리는 삶과 죽음,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초월한 존재가 되어 우주처럼 공허한 존재가 되었다. 동시에 공허해 보이는 우주에는 나와 같은 수많은 주인들이 있다. 지금부터 역사라는 생소한 개념에 대해서 소개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믿기지 않겠지만 나를 포함한 우리 중 일부는 지구라는 하나의 행성에서 출발한 존재들이다. 행성 하나에서 오로지 자신만이 움직일 수 있는 인체라는 유기체(有機體)에 갇혀 지냈다. 지구의 현 위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어디에 있느냐고 궁금해 할 필요 없다. 굳이 가볼 필요도 없다. 지구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탐사위성을 보내서 정보를 얻도록 하자. 그것도 귀찮다면 다른 이의 정보를 구독하라. 시각, 청각 등의 오래된 감각정보로도 느낄 수 있다. 앞으로의 내용은 인간으로부터 발전되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불필요한 지루한 내용일수도 있다.

원하는 모든 것을 충족할 수 있는 지금 이 시대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이유로 역사는 발전해왔다. 과거 지구는 크게는 동물과 식물로 나누어진 온갖 유기체들이 한정된 재화(財貨)를 놓고 경쟁을 하는 곳이었다. 독자들이 소유한 영역에도 이런 행성이 많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는 이제 그런 존재들을 우리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그저 배경이거나 장식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리의 출발 역시 그들과 같은 존재였다. 유기체는 반드시 죽기 마련인데, 일부 유기체들은 자신이 이룬 것들을 후대에 남겨야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렇게 언어와 문자가 발명되었고, 한정된 재화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일련의 과정을 역사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지구에 있던 수많은 유기체들 가운데 오로지 인간만이 역사를 기록했다. 그들은 역사를 기록하고, 학습하며 시대정신(時代精神)을 깨달아갔다. 여기서 필자의 의문이 생겼다. 과연 현재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우리는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오래전부터 유기체를 벗어난 존재가 되었으며, 우주 도처로 뻗어나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도 원하는 재화를 얻을 수 있는 시대에 존재한다. 과연 이대로 무한히 확장하는 것이 시대정신인가? 답을 도저히 알 수 없다.

다만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이 답을 찾아가는 과정과 정답 역시 지금 우리의 모습과 비슷할 것이다. 각자도생(各自圖生), 우리는 서로가 너무 멀어진 존재가 되어 스스로 해답을 찾고 각자 다른 시대정신을 갖고 살아야 한다는 점은 확신한다. 나는 우리의 출발이 된 인간의 역사를 다시 들여다보는 것을 그 방법으로 삼았다. 과거 인간은 르네상스(Renaissance)라는 과정을 거쳐 새로운 시대정신을 갖게 된 적이 있다. 르네상스 이전의 인간은 우리의 모습과 흡사한 신이라는 존재를 추상적으로 믿고 있었는데 추상적 존재에 대한 손해를 감수하고 살았다. 인간은 콘스탄티노플 함락(관련 내용은 따로 찾아볼 것)이라는 사건으로 촉발된 르네상스를 거쳐 자신들을 위해 살아간다는 시대정신을 갖게 되었다. 과거의 지식과 접촉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는 우리들이 향해야 할 곳은 이제 과거다. 과거의 지식을 탐구하면서 시대정신 없는 이 시대를 청산하고 새로운 지향점으로 삼아야할 것이다. 개인마다 시기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 순간을 르르네상스(Rerenaissance)라고 할 수 있겠다. 시간의 한계에서 벗어난 이후로 우리는 시간을 너무나 입체적으로 보는 시각이 생겨서 오히려 현재만 바라보고 살게 되었다. 너무 많은 것들을 경험할 수 있게 되면서 오히려 현재만 보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계산적으로 설정할 필요는 없다. 단지, 자신에게 가장 와 닿는 것을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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