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가 英 스플리트를 인수한 이유는?

IT동아

2023.03.23 19:09:19

조회 97 추천 0 댓글 0

[IT동아 정연호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영국 모빌리티 중개 플랫폼 ‘스플리트’를 인수한다. 스플리트가 보유한 글로벌 택시 네트워크를 발판으로 삼으면 카카오모빌리티의 해외진출도 훨씬 수월해질 전망이다. 해외에서 카카오T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의 범위도 더 넓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 22일 카카오모빌리티는 영국 기업 스플리트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스플리트는 우버, 그랩 등의 모빌리티 슈퍼앱에게 데이터 연결을 위한 API(앱 개발 도구)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스플리트를 통하면 평소에 쓰던 자국앱을 해외에서도 그대로 쓸 수 있다, 출처=카카오모빌리티

모빌리티 앱이 다른 앱과 데이터를 연결하면, 해외에서 현지 모빌리티 앱을 설치하지 않고도 쓸 수 있다. 카카오T가 동남아시아 모빌리티 슈퍼앱 ‘그랩’과 데이터를 연동했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 카카오T로 택시를 부르면 그랩 택시에 자동으로 연결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9년부터 스플리트와 협력해, 총 32개국에서 ‘카카오T 로밍(연동)’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협력에서 더 나아가 스플리트를 인수하게 된 배경에 대해 “모빌리티 산업은 나라별로 규제와 문화가 달라서 해외진출이 쉽지 않다. 스플리트를 통해 더 많은 해외 현지 앱과 협력을 하면, 더 빠르고 수월하게 해외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플리트는 유럽 및 북미에서 널리 쓰는 우버, 스페인판 우버인 캐비파이, 동남아판 우버인 그랩, 중동 최대 모빌리티 사업자 카림은 물론 여행 전문 서비스인 트립닷컴과 부킹 홀딩스,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 등과 협력해 세계 150개 국에서 모빌리티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세계 이용자 수만 20억 명에 달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스플리트 네트워크의 파트너들과 협력해 카카오T 로밍 대상 국가를 빠르게 늘린다는 전략을 세웠다. 한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북미나 유럽은 우버가, 동남아시아는 그랩이 모빌리티 시장을 장악했다. 신규 사업자가 비집고 들어가기 어렵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스플리트를 인수한 것도 해외진출을 더 쉽게 하기 위한 결정이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해외진출에 집중하는 이유는 국내 사업 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는 가맹택시에게 콜을 몰아줬다며 카카오모빌리티에 과징금 257억 원을 부과했다. 또한, 대리운전·퀵서비스·택배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카카오모빌리티는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수익성을 개선하려고 승객들로부터 호출료를 받거나, 택시 기사가 내는 수수료를 인상하면 여론의 반발을 불러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해외진출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스플리트 인수로 얻는 건 현지 택시 공급망뿐만이 아니다. 스플리트는 ▲택시호출 ▲개인용 단거리 이동수단 ▲ 항공 ▲호텔 ▲식료품 배달 ▲대중교통 등 다양한 영역을 중개한다. 해외에 나갔을 때 카카오T로 이용하는 현지 서비스가 다양해질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카카오T 로밍은 카카오페이로 결제 가능하다. 모빌리티 이외의 다른 현지 서비스를 카카오T로 제공할 때 카카오페이로 결제를 지원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스플리트를 인수하면서,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에서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할 외국인들의 수요도 카카오T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스플리트는 위챗, 알리페이, 트립닷컴 등 중국 내 주요 슈퍼앱들과도 협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의 봉쇄 정책이 풀리면서 국내로 오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 그만큼 카카오모빌리티가 이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다만, 현재 중국 정부는 자국민이 단체여행을 갈 수 있는 나라에서 한국을 제외한 상황이다. 향후에도 이런 문제가 또 발생할 때마다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는 점은 한계로 지목된다.

한편, 업계에선 스플리트의 메인 협력사인 ‘우버’와 티맵모빌리티의 협력관계에 관심이 모인다. 이들은 ‘우티’라는 합작사를 세워 택시 호출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외국인이 국내에서 우버 앱으로 택시를 호출하면, 우티와 카카오T 중 어느 곳으로 연결될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

사용자 중심의 IT 저널 - IT동아 (it.donga.com)

▶ 공정위, 카카오T 콜 몰아주기 제재...카모 "가맹우대 아닌 소비자우대했다"▶ 가맹택시 배차 콜 몰아주기? 투명성 위원회 “존재하지 않는다”▶ ‘위드 코로나’로 활기 더한 모빌리티 플랫폼, 곳곳 ‘암초’도

고정닉 0

원본 첨부파일 1

37c87db7881a4a35-thumbnail-1920x1080-70.jpg

전체 댓글 0개

등록순

본문 보기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운영원칙 및 관련 법률에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Shift+Enter 키를 동시에 누르면 줄바꿈이 됩니다.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운전대만 잡으면 다른 사람이 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4/15	-	-
3714	AI 품은 LG전자 에어컨, 판매량 청신호	IT동아	04.19	9	0
3713	[생성 AI 길라잡이] 전문 지식 없어도 음원 제작 거뜬 ‘AI 작곡’	IT동아	04.19	19	0
3712	G.O.D의 길·촛불하나 M/V, 영국서 리메이크로 재탄생	IT동아	04.19	19	0
3711	나띵프로젝트, 캐릭터로 더 친근해진 '플랍플랍 버블바스' 입욕제 출시	IT동아	04.19	19	0
3710	[KESIA 시드팁스] 메이커런스 “아이와 부모, ‘반차’로 함께 힐링하세요”	IT동아	04.19	491	0
3709	디지포레 “대기업 위주 디지털트윈 생태계, 중소기업 확산 위한 교두보 마련”	IT동아	04.19	529	0
3708	아웃도어 플랫폼 '데얼스', 2024 스포츠산업 창업 도약 기업 선정	IT동아	04.19	20	0
3707	클랫폼, 스마트팜 활용 도농 융복합단지 조성 추진	IT동아	04.19	18	0
3706	박스테이션, 주차 요금 핸즈프리결제 솔루션 상용화에 박차	IT동아	04.19	19	0
3705	제이쓰리씨, 해양 시뮬레이터 개발로 ‘대한민국 우수기업’ R&D 대상 수상	IT동아	04.19	20	0
3704	단독질주 엔비디아, 추격나선 인텔·AMD... '변수는 1nm 파운드리'	IT동아	04.19	323	0
3703	[농업이 IT(잇)다] 팜비오스 “LED 조명·인도어팜 솔루션으로 기후·인력난 문제 해결”	IT동아	04.19	16	0
3702	AI가 이끄는 설계·엔지니어링 혁신…’카티아 유저데이’ 현장	IT동아	04.18	39	0
3701	블록체인 산업 트렌드·발전 방향 확인하는 자리, 2024 BCMC	IT동아	04.18	33	0
3700	핀카(FINCA), 3D 초개인화 서비스 '마리테'로 침구 시장 공략	IT동아	04.18	659	1
3699	차트분석 도구 ‘트레이딩뷰’ 파고들기 - 7	IT동아	04.17	60	0
3698	[뉴스줌인] LPDDR5X 시장, 삼성전자 신제품 개발로 경쟁 ‘후끈’	IT동아	04.17	130	0
3697	모니터암·전동식 책상·의자가 사무실 '필수'로 떠오르는 이유는? [1]	IT동아	04.17	1426	1
3696	[스타트업-ing] 씨지인사이드 “법률·규제 인공지능 도우미 전파”	IT동아	04.17	68	0
3695	'성능ㆍ휴대성' 겸비한 고성능 노트북 PC들이 온다 [1]	IT동아	04.17	585	1
3694	[자동차와 法] 공공기관의 친환경차 의무구매제도 현황에 대하여 [1]	IT동아	04.16	291	0
3693	티맵에 숨어 있는 유용한 기능 활용해 보니	IT동아	04.16	73	0
3692	로보락 “품질·편의성으로 고객 중심 가치 구현할 것” [3]	IT동아	04.16	819	0
3691	[뉴스줌인] RDIMM 메모리 출시한 커세어, 일반 메모리와의 차이점은?	IT동아	04.15	94	0
3690	인공지능 활용한 게임 내 그래픽 가속, 현재와 미래	IT동아	04.15	93	0
3689	[월간자동차] 24년 3월, 신차·중고차 판매 모두 상승…기아 쏘렌토 1위 고수	IT동아	04.15	877	0
3688	‘카드부터 신분증까지’ 갤럭시 스마트폰 쓴다면 지갑 말고 이렇게![이럴땐 이렇게!] [4]	IT동아	04.15	1184	3
3687	“전통주 번개배송은 새로운 경험의 시작이 될 것” 박준형 술담화 CSO	IT동아	04.12	184	0
3686	[생성 AI 길라잡이] 애플이 만들 인공지능 서비스, 어떤 모습일까?	IT동아	04.12	209	0
3685	2024년은 온디바이스 AI 시대, 왜 'AI PC'는 지금 주목받나? [3]	IT동아	04.12	7128	4
3684	‘낭만국시’ 우승완 공동대표 “춘천 원도심 상권르네상스로 스마트 비즈니스 발돋움”	IT동아	04.12	152	0
3683	[인터뷰] 유니버설 로봇 “글로벌 1위 협동로봇 앞세워 韓 시장 공략”	IT동아	04.12	894	1
3682	영상 촬영의 세계를 넓혀주는 파트너, DJI RS 4	IT동아	04.12	145	0
3681	[KESIA 시드팁스] 하와이컴퍼니 “수포자 문제 해결할 교육 솔루션, 여기 있습니다”	IT동아	04.12	140	0
3680	이더리움 상승세 'ETF 승인 기대감·네트워크 업그레이드' 영향	IT동아	04.12	1122	0
3679	[농업이 IT(잇)다] 투마루, "푸드 업사이클링으로 김천 호두 진심 전할 것"	IT동아	04.12	143	0
3678	[시승기] 차체 키우고 첨단 기술로 무장...‘BMW 뉴 X2’ [6]	IT동아	04.11	2236	3
3677	[KESIA 시드팁스] 유기성 폐기물 처리 혁신으로 친환경 세상 이룰 것, 이성범 예쓰바이오 대표	IT동아	04.11	141	0
3676	퀄컴, 임베디드 월드 2024에서 새 IoT 칩 및 산업용 플랫폼 공개 [2]	IT동아	04.11	959	1
3675	AMD, 성능 10배 높인 '2세대 버설 AI 엣지·프라임' 임베디드 칩 출시	IT동아	04.11	418	0
3674	필수 가전 등극한 건조기, ‘타워’ 다음은 ‘콤보’? [10]	IT동아	04.10	5943	0
3673	차트분석 도구 ‘트레이딩뷰’ 파고들기 - 6	IT동아	04.09	168	0
3672	전기차도 에너지효율 표시…‘5단계 연비등급제’ 전면 시행	IT동아	04.09	150	0
3671	[EV 시대] 미래 모빌리티 핵심 '전동화와 SDV' [1]	IT동아	04.09	6280	1
3670	가상자산 거래소 2023년 부진한 실적, 올해는 반등 노린다	IT동아	04.09	153	0
3669	[IT신상공개] 지연시간 줄인 연주용 무선 헤드폰, 야마하 YH-WL500	IT동아	04.09	396	2
3668	[리뷰] 좋은 거 다 담았는데 이 두께가 나와? 에이수스 ROG 제피러스 G16(2024)	IT동아	04.08	169	0
3667	[뉴스줌인] 삼성 올인원 Pro, 일체형 PC 한계 넘을까?	IT동아	04.08	253	0
3666	윤곽 드러난 PCIe 7.0··· '최대 512GB 대역폭으로 AI 시장 보조'	IT동아	04.08	171	0
3665	[신차공개] BMW ‘뉴 X2’ 출시·로터스 ‘에메야’ 제원 공개	IT동아	04.08	162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