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허여멀건한 유리컵에 사이다를 따라 마시고 있는 와중에 

이 갈비집에서 ㅋㅋ

천장에서 무슨 거미가 떨어졌는데

그게 진짜 손톱보다도 작았거든?

근데 또 무슨 색깔이 있는 거미냐 하니 완전 희끄무리해가지고

존나 백마같은 아니? 거의 투명한 색에 가까운 좁쌀만한 거미가

그 가뜩이나 정신산만하고 왁자지껄한 식당 안에서

턱 하니 떨어져가지고 내 유리컵 (다행히 바깥쪽) 에 떨어졌다 측면에 착 붙어있는게

이 사이다 안으로 들어갈라고 하는걸 본 거 ㅇㅇ

이 모든 것을 캐치해낸 내 시력을 보고 정말 축복받았단 생각이 들었음

그리고 이는 실제로 축복이 맞지 다른 새끼들은 허겁지겁 처먹고 못보고

그냥 별 생각도 없고 그냥 살거든 당연히 눈도 나쁘고 ㅋㅋ

맨날 핸드폰 처보는데 눈이 안나쁜게 더 이상한거다만

하튼 지금껏 살면서 그 적지 않은 기간동안 다양한 시대와 상황에

인상깊게 남은 나의 업적들과 행동들로 말미암아 보건대

내 시력은 정말 축복받았단 거야

못사는 동네에서 맨날 거지같은 곳만 간것도 아니였는데

이런 우연들이 가끔씩은 벌어졌던 것 하며

거지같은 경험 많은 것도 참 돌이켜보면 정말 내 삶도 쉽지 않구나 싶을 때가 있는 거 같음